발로 쓴
기해년 미세 11월호
끝나지 않을 거 같던 토종생강은 아깝지만 결국 포기함으로써 마감을 하고.. 장흥서 비건페스티발 출연할 노래 연습하는 동안 반장님은 이리 쓰러져 주무시고.. 공연은 떨었지만 재밌었어요. 밍이와 제제는 요즘 추우니 거의 자웅동체 한몸 민달팽이처럼 하뜨가 되어 똬리 틀고 있고요. 서정초 학예회에 아그들 노래도 데뷔했는데 연습이 젤 완성도 있.. 본공연은 망.. 그래도 과정을 즐겨왔으니 괜찮~
망가진 세면대에 꽃을 띄워놓은 누군가의 마음처럼 우리도 어딘가 망가진 곳이 있어도 지는 꽃이라도 환히 띄우겠다는 마음으로 11월을 보냈습니다.
흙탕에 덮여 재파종을 거듭한 지난 10월에 예상했듯 생강이 끝나니 또다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솎음작업이 계속 됐었는데요. 다정한 복돌군처럼 틈새마다 참 챙겨 먹음서 어찌저찌 완료하고 솎은 게 아까워 이동네 저동네 실컷 나눔하였네요. 모실장서 생강쿠키 생강시럽 생강청을 팔기도 하였는데요. 마침 놀러나왔던 서정 아그들이 일일 알바를 해줘서 생강라떼도 팔고 아그들 아이디어로 코코아 완판했네요. 노란호박이 얼기 전에 호박전도 부쳐먹고 노란은행잎 모아 꽃다발도 만들었고요. 노랗고 따숩고 달달한거이 땡기는 계절.
인디언 달이름에 11월은 아무것도 남지않은 것은 아닌 달이라 했던가요? 큰농사는 끝났나 싶었으나 바야흐로 요즘은 절임의 계절. 손이 모자르나마 고맙게도 와준 류준열 스퇄이 되아버린 울 하증이랑 단짝 싱어송라이터 동동이와 장흥서 와주는 쪼가 맹활약하며 더디 큰 배추들 뽑아 한창 절이고 있어요. 하루 휴가 내려와준 염잡이 차노도 고맙!
근데 소금은 배추에게 치고 있는데 왜때문에 친구들이 절여지고 있는 거죠? ㅠ 이것은 눙물이 아닌 또다른 염전.. 옛날사람 쪼에게 노래맞추기 퀴즈를 내며 가요대잔치 BGM 노동요로 절임고개를 넘고 있슙미다. 다들 해피 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