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흘 정도 츠깔로프까에 온 경희대 자원봉사팀의 통역사로 윤진언니 (김윤진 간사님 )와 함께 츠깔로프까에 가있었다.
두 학교에서 문화활동을 하는데, 통역이 필요해서 갔었다. 윤진언니는 A팀, 나는 B팀이었다. 몰랐는데, 이 곳 츠깔로프까는 학교가 두 개였다. 내가 갔던 학교는 초등학교였다. 아이들도 8살에서 많으면11살 정도 되보였다. 3,40명 정도 되보이는 아이들.
머리가 돈다. 이 많은 장난꾸러기 러시아 꼬맹이들이 내 말을 잘 들을까 ? 그 전날도 갑자기 우왕좌왕 사전을 챙겨보았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막상 해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는 어려울게 없었다. 거기다가 다행이도 선생님 몇 분도 나와계셨기 때문에 아이들을 제압하는 것에 있어서는 내가 걱정할게 없었다.
문화활동은 주로 한국 전통놀이로 했다. 경희대학교 자원봉사자들은 전날 무얼 할지 정하고, 만들어보았다. 그리고 아침10시 학교. 우리 중 한명이 나가서 인사를하고 설명을 하면 나는 옆에서 통역을 했다. 부끄.
사실 한번은 둘리를 설명해주다가 한국에서 유명한 만화라고 해주고는, 공룡이 뭔지 몰라서 귀물이라고 대충 설명했었다.
둘리야 미안.
아이들은 항상 그룹을 짜서 앉았다. 우리는 한 그룹에 두명씩 도우미로 앉았다. 만들기를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나를 부르는 소리.
' 새임아 ! ' 또는 ' 통역 ~' 또는 ' 새임씨~ ' (?)
가끔 새임씨라고 부를 때는 나를 부르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세 번 부르면 ' 네 ? 저요 ? ' ....
다 만들고나면 항상 밖으로 나가서 놀았다. 연을 만들면 연날리기를 하고놀고, 부채나 탈을 만들고 나서는 남는 시간에 밖에서 피구나, 배구, 축구등을 하면서 뛰어놀았다.
그 시간에 나는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선생님들은 모두 좋은 분이셨다. 솔직히 그 중 한 분은 아주 마음에 들어서 헤어지면서는 나중에 집에 놀러가겠다고 했다.
통역을 하고 와서 점심을 먹고 난 뒤에는 할 일이 딱히 없었다. 사람들과는 안친해서 같이 일하기도 어색했다. 그래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거나, 자거나, 또 먹거나, 그냥 돌아다니거나.... 그랬다. 가면 고생해서 살이 빠지겠지 했던 나의 생각은..틀렸던 것이다. 밥도 맛있고, 맨날 목욕도 할 수 있고, 할 일은 없고.. 그래서인지 누가 뭔가를 부탁하면 귀찮지가 않았다.
하지만 나도 가서 고생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사람들이 나를 부를 때..
진짜 놀랬다. 처음보자 계속 ' 새임씨 ' 라고 하고. 내가 이 나이에.
어떤 분은 나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문화활동을 가려고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 저.. 선생님, 선생님. ' 부르는 소리에, 당연히 아니니깐. 난 당연히 선생님은 아니니까 그냥 신발을 신고 있는데, 왠지 이상한 느낌.. ' 네? 저요?' 하고 올려다 보자.
' 네, 선생님은 ....' 하면서 말을 거셨다. 나이도 있어보였는데. 아무튼 나는 태연한 척 답을 다 해드렸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날 처음보면 당연히 반말하고, 편하게 대하는걸줄로만 알았는데...
아무튼 내 기억에 내가 먼저 사람들을 부른 기억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나한테 존댓말쓰고, 새임씨리고 부르는데, 나는 오빠, 언니 이렇게 할 수가 없어서다. 그렇다고 '누구씨' 이렇게 부르기에는 내가 너무 어색했다.
그래도 몇명은 편하게 대해주었다. 나도 시간이 지나면서는 아주 조금 익숙해졌다. 옆에서 ' 새임씨 어쩌구저쩌구 ' 하며 농담 하면 나도 웃으면서 장난치고.. 사실 속으로는 ' 불편 ...' 이랬지만.
츠깔로프까 센터인 아름드리는 요즘 아주 좋아졌다. 샤워실도 만들고 , 천막으로.
맛있는 것고 많이 해주고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 ㅎㅎ ) 이 정도만 해도...
아무튼 고생은 별로 안 하고 쉬다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첫댓글 새임아 나중에는 순얏센 ㅋㅋㅋ
데리러 와주셔야죠 ! ㅎㅎㅎ
유기자의 첫 통역사로서의 활동이었구나. 수고했다. 이제부터는 기자에 통역사까지... ㅋ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낳아지는구나
ㅎㅎ그기분 나도 이해해.. .. 암튼 멋지구만 화이팅. (아 오늘아침엔 처장님댁 전화했다가 너인지 산하인지 몰라서 그냥 존댓말로 모르는사람처럼 했는데 .. 그새 목소리를 까먹었다... 미안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