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다음 책을 고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이번 책을 끝내고 바로 또 힘든 여정이 시작 되겠지만, 이 책을 고르게 된건 갖고 있던 불법 전자책중에 평소에 한번 읽어보고자 했던 책을 고르다가 우리 수진이가 계속 칭찬한 밀란쿤데라의 책중에서 리스트에 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정했다.
문제는 읽다보니 번역도 엉망인듯하고 오탈자가 너무 많아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어쩔수 없이 오랜만에 솔맹이 도서관으로 가서 민음사판을 빌려와 1주일 동안 다 읽을수 있었다.
처음 4분의 1이 좀 읽기 어려웠지만 그 이후로 등장인물에 대해 이해를 하고 나서는 쭉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물론 그 몰입도 자체도 좋았다.
결혼을 했었지만 헤어지고 여성들과의 가벼운 육체적 만남만을 계속해온 토마시와 운명적인 만남으로 그를 찾아와 함께 사랑하고 살게된 테레자의 이야기를 기본 뼈대로 하고 토마시의 정부였던 사비나와 그녀와 사랑하게 되면서 부인과 헤어지고 살게된 프란츠의 이야기를 그 두번째 뼈대로 소설이 진행되어 간다.
그리고 68년 소련의 프라하 침공을 소설의 시간적 배경으로 삼음으로써 무거운 역사속에서 존재하는 인물들의 무겁기도하고 가볍기도 한 사랑과 삶, 죽음이 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기본적으로 현재 인류는 일부일처제를 기본으로 살다보니 문화적으로 한사람에게 사랑을 집중하지 않고 여러 상대를 상대로 만남을 추구하는 토마시의 모습은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작가는 토마시나 사비나처럼 사랑이란 이름으로 누구에게 얽매이지 않고 가볍게 나누는 사랑을 지향하지 않나 싶게 보일정도로 그들의 모습이 쿨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독후감을 쓰기 위해 밀란 쿤데라를 알아봤는데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활동을 했었고 출당을 당하는등 당에서도 고초를 겪었던것으로 보인다. 그가 당내에서 겪었던 이야기가 이 책에 같이 녹아 들어 있는것으로 보였다.
올바로된 공산주의를 하지 않고 스탈린과 러시아 공산당, 그리고 그 영향하에 있던 공산당이란이름으로 행해진 전혀 공산주의스럽지 않은 행위들에대한 비판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올해 돌아가신 밀란 쿤데라에게 명복을 빈다.
당신 소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