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를 살펴본다. 사막의 배 3/3
사막의 배, 낙타의 체구적 특성
1. 혹은 물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고 '지방'을 저장하는 창고이다. 혹 안에는 지방이 약 30~40kg 정도 들어 있다. 이 지방은 비상시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 역할을 하며, 지방이 대사 될 때 소량의 물을 생성하기도 한다. 혹이 봉긋하게 서 있으면 영양 상태가 좋다는 뜻이고, 혹이 축 처지면 배가 고프다는 신호이다. 다시 먹이를 먹으면 지방이 채워져서 혹은 다시 빵빵하게 복원된다.
2. 물 없이 2주도 거뜬히 견디는 경이로운 지구력이다. 낙타는 자신의 체중 중 25%에 달하는 수분을 잃어도 생존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단 몇 분 만에 무려 100~200리터의 물을 마실수 있다는 점이다.
3. 변온동물처럼 체온을 조절한다. 낙타는 체온을 외부 온도에 따라 34도에서 41도 까지 유연하게 변화시킨다. 체온을 외부 온도에 맞게 높게 유지하여 외부 열기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땀을 흘릴 필요가 없어 수분 손실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지방이 몸 전체에 퍼져 있으면 열이 몸 전체에 쌓이지만, 혹에만 집중되어 있으면 몸의 나머지 부분은 열이 덜 쌓여서 시원하게 유지된다.
4. 혈액 속에는 다른 동물과 비교가 안되는 타원형 적혈구가 있다. 사람과 다른 동물들의 적혈구는 동그란 모양이지만, 낙타의 적혈구는 특이하게 타원형이다. 이 타원형 구조이어서 낙타는 극심한 갈증으로 혈액 농도가 짙어지거나, 혹은 폭풍처럼 물을 마셔 혈액이 갑자기 묽어질 때도 세포가 터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한 번에 100리터 이상의 물을 마셔도 꺼떡없는 것이다.
5. 코의 구조는 공기 중 수분 재활용하도록 최적화 되어있다. 낙타의 코 속 점막은 복잡하게 구부러져 있어 숨을 내쉴 때 수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지 않고 코 점막에 다시 흡수된다. 호흡으로 인한 수분 손실까지 절약하는 구조이다.
6. 모래 폭풍과 햇빛을 막아주는 완벽한 방어 장치는 빽빽한 긴 두 겹의 속눈썹과 필요에 따라 완전히 닫을 수 있는 콧구멍, 그리고 귀 안쪽의 긴 털까지 온 몸이 모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세 겹의 눈꺼풀은 눈을 감고도 앞을 볼 수 있다.
7. 모래에 빠지지 않도록 발바닥은 넓고 두꺼운 가죽질로 덮여 있다. 따라서 뜨거운 모래 위를 걸을 때 발이 깊숙이 빠지지 않아 체력 소모를 줄이고 안정적인 걸음을 유지할 수 있다.
8. 가시 달린 선인장도 소화하는 초강력 위장을 갖고 있다. 낙타는 사막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식물은 무엇이든 다 먹는다. 가시가 돋친 선인장이나 염분 함량이 높은 식물도 먹도록 강력한 턱과 두꺼운 입술, 그리고 세 개의 위로 이루어진 소화기관 덕분에 척박한 환경의 거친 식물을 모두 소화해낼 수 있다.
9. 극한의 수분도 절약하여야 한다. 몸속의 수분을 한 방울이라도 아껴야 하는 낙타는 소변을 극도로 농축하여 배출하고, 배설물 역시 건조해서 사막 주민들이 땔감으로 즉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이다.
10. 먼 곳의 오아시스를 찾아내는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다. 드넓은 황량한 사막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먹을 것과 물을 찾는 것은 생존의 핵심이다. 낙타는 멀리 떨어진 오아시스나 풀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매우 뛰어난 시력과 후각을 지니고 있다. 낙타의 뛰어난 기억력을 나태주 시인은 징그러운 모성애라고 읊고 있다.
낙타시편 2
잔인무도
나 태주
길 없는 길
사막에서 먼 길을 떠났다가
그 자리로 돌아오고 싶을 때면
낙타의 새끼를 죽여
그 자리에 묻고
어미 낙타를 타고
길을 떠난다 그런다.
그러면 기어코 어미 낙타
길을 잃지 않고
먼 길 여행을 마치고
제 새끼가 묻힌 자리로 돌아온다고
그런다.
아, 징그러운 모정이여
잔인무도한 인간들의 잔 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