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 공무원들도 귀농귀촌 벤치마킹을 위해 상주에서
현장 체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시의 농업 기반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곶감과 양봉, 시설오이, 양계 분야는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고 경지 면적과 쌀 생산량은 경북에서 가장 많다. 농기계 보급 대수도 200만 대로 전국 1위 수준이다. 2009년부터 경북 지역 억대 농가의 20%가 상주에서 나왔고, 2011년부터는 농업 부문 총 생산액 1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중앙정부나 농업 관련 전문기관의 외부평가에서 상주는 선두권을 놓친 적이 없다.
그러나 상주 농업의 하드웨어는 탄탄하지만 농업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아쉽다. 상주 지역의 농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기술력 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도청 신도시와 함께 이전할 경북도 농업기술원을 상주로 유치해 기술력을 보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다.
◆경북농업기술원 상주 이전 요구 높아
상주시는 경북도청 산하기관 중 이전지가 확정되지 않은 경북도 농업기술원의 상주 유치에 주목하고 있다. 농업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경북대 상주캠퍼스와 경북잠사곤충사업소, 경북도 감 시험장 등 관련 연구 인력이 풍부해 농업기술원이 이전되면 농업 기술력 발전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주시도 경북도 농업기술원을 유치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주 이전을 위한 대외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유치 전략을 세우는 한편, 각 분야별 실무지원단을 구성했다. 지역 산업계와 상공인, 정치인, 교육계, 각급 단체와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상주시는 각 광역자치단체의 농업기술원이 도청 소재지보다는 농업도시에 설립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농업기술원 중 충남은 홍성, 전남은 무안, 경기는 화성, 충북은 청원, 전북은 익산, 경남은 진주, 제주는 서귀포에 배치돼 있다. 김판기 경북대 생태환경시스템학부 교수는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세계로 향하는 상주 농업의 또 다른 시작이자 반드시 필요한 디딤돌"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주는 경북 지역 최대 농업도시라는 상징성이 크다. 쌀, 배, 오이, 곶감, 양봉, 육계, 한우 등 7개의 농`특산물이 도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대한민국 농업의 수도 상주'를 특허청에 상표등록까지 해둔 상태다. 편리한 교통망도 내세우고 있다. 상주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청원 구간이 건설됐고,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 건설이 추진 중이다. 상주와 영덕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도 계획 단계에 있다. 고속도로망을 통해 경북도내는 1시간, 수도권은 1시간 30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주시는 땅값이 비싼 도청 신도시 이전 부지보다는 곡창 지대인 사벌면 일원에 70ha에 달하는 농업기술원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정하록 상주 슬로시티 주민협의회위원장은 "도청은 안동`예천에, 농업기술원은 상주로 분리 이전하는 것은 경북 북부지역의 균형 발전과 도민 갈등을 극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미래를 꿈꾸는 전통 농업 도시
상주는 삼한시대부터 낙동강 최대 곡창지대였다. 고려 때는 경상도를 관할하는 절도사가 위치했고, 조선 태조 원년부터 경상감영이 200년간 자리 잡기도 했다.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1천500년 이상 농업의 중심지였다는 것. 조선시대 상주의 농사관행을 정리한 '위빈명농기'는 국가농서격인 '농가집성'을 편찬할 당시에 기초 자료로 활용했을 정도다.
최근에는 귀농`귀촌 1번지이자 해외 시장 개척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상주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재 421가구 700여 명이 상주에 터를 잡았다. 지난해에는 520가구 966명이 상주에 새 터를 마련했다. 상주시는 오는 2016년까지 귀농`귀촌 가구를 3천 가구 이상 유치할 계획이다.
농산물의 해외 시장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 초 상주시는 전국 기초단체로는 처음으로 국제통상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해외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통상 태스크포스는 민간 조직과 연계해 해외바이어를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며 수출량 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성백영 상주시장은 "상주는 과거와 현재, 미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농업 수도로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농업기술원이 상주에 이전하면 농업 수도 상주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드높이고 경북 농업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