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더 잘 해드리고 싶은데…"
150여 명 홀몸노인들에게 무료 서비스 제공 이용자 증가하는데 후원은 줄어들어 '난감'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여의치 않아 늘 가슴 한편이 무너진다. 골방에서 끼니도 때우지 못하고 시름하고 있을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에 잠마저 설친다.' 인보성체수도회가 운영하는 '전주인보노인복지센터'(센터장 김복순 수녀,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수녀들의 요즘 고민이다. 10년 전부터 인근에 150여 명 홀몸 어르신들에게 매일 도시락 배달과 무료급식, 무료목욕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아 중단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노인센터는 지난 2000년부터 거동이 불편한 홀몸 노인 150여 명에게 매일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또 2001년부터 주1~2회 목욕시설을 무료로 개방했고, 2002년부터는 결식노인들에게 주1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목욕서비스는 매주 50여 명이 이용하고 있고, 무료급식에도 150명 이상이 찾는다. 목욕탕과 경로식당을 여는 날이면 아침 일찍부터 노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센터 안팎이 시끌벅적하다. "우리 할머니 선녀님들 목욕하러 오셨어요?" "할아버지 오늘 식사도 맛있게 많이 드셔요." "목욕비 몇천 원도 부담스러워 추운 겨울에 연탄불에 물을 데워 고무대야에 담아놓고 방 안에서 씻곤 했는데 지금은 여기 목욕탕을 찾는 게 유일한 즐거움이여." "장애인 딸과 대중목욕탕에 가면 사람들이 눈치를 줘 목욕탕 가기가 꺼려진다"는 한 할머니는 "인보센터에서 차로 태워다 주며 맘 편히 목욕할 수 있게 해줘 여한이 없다"고 고마워한다. "어르신들은 경로식당과 목욕탕을 이용하는 날 만큼은 가난과 소외감, 외로움을 잊고 잠시나마 행복에 젖는다고 해요. 미안해하면서 찾아오는 노인들에게 좀 더 잘 대접하고 싶은데 여의치 않네요." 센터장 김복순 수녀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나마 도시락 배달은 지자체에서 일부 지원을 받지만, 무료식당과 목욕탕 운영은 몇 안 되는 후원회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용자는 증가하는데 후원금은 줄어드니 운영이 갈수록 어렵다. 김 수녀는 "지난해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된 이후 모든 노인들이 보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도 노인복지분야 후원금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을 받더라도 본인부담금을 내기 어려운 저소득층이나 등급 외 판정을 받은 복지사각지대 노인들은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다. 좋은 반찬 하나 더 마련하는 일도 힘겨운데 무료급식과 목욕을 주2회로 늘리는 일은 엄두를 낼 수가 없다. 수도세와 보일러 기름 값도 크게 올라 부득이 목욕 인원을 제한하다보니 발길을 되돌리는 노인들 아쉬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힘들어 하는 노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계속 대접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정말 꿈에 불과한 것인지 인보노인복지센터 수녀들은 애가 탄다. 서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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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인보노인복지센터 수녀들이 무료 경로식당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 |
첫댓글 저도 이곳에서 우리부부가 2년여동안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을 하였답니다..지금은 쉬고 있습니다만~~
아하~그러셨군요. 저 역시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해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는데 실천이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