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조심스럽게 떠드는 건 웅성거리는 것이고, 추위나 두려움 때문에 몸을 웅크리는 건 웅숭그리는 것이다. '웅숭그리다'는 특히 철자에 유의해 써야겠다.
어른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한쪽 구석에 모여 있던 어린 학생들은 두려움에 몸을 잔뜩 웅숭그렸다. 어른들이 그저 웅성거리고 우왕좌왕하기만 했다면, 그러고는 웅숭그린 학생들을 챙겼다면 덜 안타까울텐데 그중 일부는 웅성거리다 저희만 살겠다고 도망가 버렸으니 어처구니가 없게 되었다.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웅숭그리다'의 작은 말은 '옹송그리다'이다. '웅숭'이든 '옹송'이든 '-그리다'가 붙지 '-거리다'가 붙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자.
참고도서 《동사의 맛》 김정선 지음
첫댓글 거의 열흘이 지났네요. 세월호 8주년인 4월 16일. 그때 [뉴스타파]에서 제작한 세월호 침몰 직전 2시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세월호에 타고 있던 아이들은 너무나 밝았습니다. 정말 슬프게도 밝았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믿고 있었기에 '웅숭그리고' 있지 않고 꺄르르 웃어 가며,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기다리면서 주변의 아이들까지 챙겼습니다. 물에 뛰어 들기만 했어도 살 수 있던 아이들이었는데 '가만히 있으라' 했기 때문에... 많이 울었습니다.
그렇군요. 실제로 보지 않고 짐작으로 낱말을 활용하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