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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월 17일 (월), 맑음
사랑하는 봉연아! 그리고 모든이에게 감사하면서 이 글을 쓴다. 오랫만에 아무런 준비운동도 없이 험준한 산길을 오르고 또 올라가서 연주암, 연주대에 계신 부처님을 뵙고 와서일까? 아침에 우려했던 몸과 다리가 너무 가뿐해서 이상할 정도였다. 봉연아, 주말을 잘 보냈느냐? 오늘쯤 본부로 가게될 것 같다고 했었는데 전화 소식 기다리겠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하려고 자동차 시동을 걸고 다시 내려서 차를 돌아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누가 우측 뒷바퀴를 빼놓고, 벽돌로 차축을 밭쳐놓질 않았던가? 4개의 나사는 고스란히 옆에 놓여 있었다. 너무 놀라고 이상한 일이었다. 대체 누가 바퀴를 빼서 가져가려고 했단 말인가? 시간이 급해서 우선 작키를 이용해 타이어를 끼우고, 일과를 마치고 저녁 8시 50분 경 귀가했을 때, 누나로부터 또 한번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는데, 누나가 일요일(어제) 아침 9시 경 목욕을 하러 가기 위해 대문밖을 나설 때 바퀴가 있는 걸 보고, 누가 버린 것으로 무심하게 생각을 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토요일 자정을 넘어서 일요일 새벽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 나는 온종일 산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시각은 저녁 6시 반 경이었으며, 다시 식구들과 저녁을 밖에서 먹고 그날밤(일요일)을 자고 난 후인 월요일 아침에야 확인을 했으니 무려 20여 시간 동안 타이어가 빠져 있는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귀가해서 우선 파출소에 사실 내용을 신고했더니 경찰 2명이 와서 내용을 듣고, 죄송하다면서 방범활동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말만 하고 돌아갔던 것이다.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스피어 타이어도 있었는데, 왜, 하필이면, 좁은 구석으로 들어가 힘들게 빼어 놓고, 또, 탈거했으면 가지고 가지않고 그냥 두고 갔을까? 의문스럽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마지막 순간에 改心을 하여 그냥 놓아두고 포기를 했단 말인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아무튼 감사할 뿐이다.부처님의 가피와 보살핌이 그 사람을 개심하게 한 것으로 확신한다. 액땜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놀랍기만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관세음보살 마하살! 00. 1. 17 - 인봉 조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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