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의 레스토랑 매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배달과 레스토랑 영업을 겸하던 업체는 인테리어 리뉴얼 및 점포 리로케이션을 통해, 테이크 아웃을 위주로 하던 업체는 카페형 매장을 통해 ‘테이크 인’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는 등 다각화·다양화 양상이 뚜렷하다. 이같은 현상은 보다 고급스럽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매출 활성화를 꾀하려는 업계의 전략이 맞물린 결과. 배달 또는 다이닝, 테이크 아웃이나 테이크 인 어느 한 가지에 주력하기 보다는 각각의 시장을 차별적으로 공략, 상호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사진 | 이종호 기자
테이크 아웃에서 ‘테이크 인’으로 수년 전 국내 도입과 함께 테이크 아웃 문화의 상징이 된 에스프레소 커피. 하지만 트렌드 변화에 따라 ‘에스프레소 커피=테이크 아웃’이라는 공식도 무색해져 최근에는 테이크 아웃과 함께 매장 안에서 커피나 음료를 마시는 카페 문화가 다시금 활성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초기 테이크 아웃만을 전문으로 하던 브랜드들도 대형 매장을 속속 오픈하며 트렌드에 합류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비단 커피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테이크 아웃으로 대변되던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 등의 브랜드도 카페형의 대형 매장을 런칭, 테이크 인을 적극 유치하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시도가 활발하다. 70~80년대 ‘빵집’ 또는 ‘다방’ 문화에서 2000년대 ‘테이크 아웃’으로, 이것이 또 다시 ‘테이크 인’으로 변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문화의 유입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테이크 아웃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기존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면 최근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로하스와 매스티지 붐에 따라 커피 한잔, 빵 하나라도 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남들과 다르게’ 즐기기를 원하는 니즈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것. 에스프레소 전문점의 베이커리 메뉴 강화, 베이커리 카페의 사이드 메뉴 출시와 같은 메뉴 다변화 양상도 날로 고급화되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스타벅스 홍보팀 이민규 대리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우리나라 특유의 좌식문화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도 풀이한다. 테이크 아웃이라는 간편성과 신속성 외에도 머물러 있기를 좋아하는 특성상 매장에 들어왔다가도 앉을 자리가 없으면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고객은 ‘고급스러움· 편안함’ 추구한다 스타벅스의 한 관계자는 “99년 도입 당시 영수증 한 장당 평균 주문수가 3.5잔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1.4잔으로 급격히 줄었다”며 “이는 동반 인원이 3~4인에서 1~2인으로 줄어들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기존의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아닌 보다 조용하고 개인적인 공간을 원하는 고객 성향에 따라 관련 업계 역시 이에 부합하는 고급스럽고 쾌적한 매장에 눈을 돌리게 된 것. 커피 브랜드뿐 아니라 베이커리 및 아이스크림 브랜드의 고급화· 다양화 양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커피빈의 경우 강남역에서 논현역에 이르는 대로변에만 6개의 매장을 보유, 일대에서 손에 꼽히는 인지도를 자랑한다. 이는 메인 상권을 선점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기도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특성상 이를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도 무시할 수 없다. 초대형 매장 한 개 보다는 중·대형 매장 여러 개가 다수의 고객을 수용하는 데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대형 매장의 부작용인 복잡하고 시끄러운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매리트가 더해져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스타벅스 역시 아시아 최대 매장인 명동점을 파스쿠치에 넘기면서 초대형 매장을 잃게 됐지만 이후 명동 상권 내 6개 매장을 신규 오픈함으로써 고객 접근성을 한층 높이는 결과를 봤다.
대형· 카페형 매장으로 탈바꿈 시도 초기 에스프레소 전문점은 테이크 아웃을 위주로 하는 소형 매장 위주의 점포 전개가 주를 이뤘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주택가 등 소상권에는 테이크 아웃 중심의 소형 매장이,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에는 대형 매장을 입점시키는 양분화 전략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 이 중 눈에 띄는 것이 대형 매장의 활성화다. 50~60평을 기본으로 크게는 2~3층 규모의 초대형 매장이 속속 등장하는 등 점포의 대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커피 전문점과는 달리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 브랜드의 경우 테이크 아웃에 카페 개념을 접목시킨 카페형 매장이 대세다. 하겐다즈가 지난 2003년 ‘하겐다즈 라이프 스타일 카페’라는 카페형 매장 런칭을 시작으로 현재 10개의 라이프 스타일 카페를 운영중이며 던킨도너츠 역시 지난해 명동과 강남 등 20여개 매장을 카페형 매장으로 리뉴얼하며 변신을 시도했다. 이들 카페형 매장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를 내세워 기존 매장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요소를 전달,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는 전략적 매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과 별반 다를 것 없었던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원목 테이블과 소파, 쿠션 등을 배치하는가 하면 테라스 형태의 외부 공간을 마련해 편안한 휴식공간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파리바게트와 파리크라상, 뚜레쥬르와 같은 베이커리 시장은 이미 카페형 매장이 일반화 된 케이스. 강남이나 명동 등 대형 상권은 물론 주택가나 비즈니스가에도 카페형 매장을 오픈, 상권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입점함으로써 고객 편의에 최대한 부합한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메뉴로 객단가 높이는 효과도 테이크 인 매장의 또 다른 효과는 메뉴 다양화를 통한 객단가 증대다. 테이크 아웃형 소형 매장에서는 취급할 수 없었던 새로운 메뉴를 도입, 객단가를 높이는 동시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커피 전문점의 베이커리 메뉴나 베이커리의 음료 메뉴,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크리에이션 메뉴가 대표적인 예로 메뉴 선택의 폭을 늘림으로써 기존 매장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매리트를 제공한다. 던킨도너츠는 카페형 매장 증가와 함께 커피를 비롯한 음료군 매출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커피&도넛’이라는 카피를 통해 ‘던킨에는 도넛만이 아니라 커피도 있다’는 새로운 면을 부각, 이후 음료 매출이 눈에 띄게 상승해 현재 40%를 바라볼 정도로 호응이 좋다. 직장인을 주고객으로 하는 선릉역점의 경우 아침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베이글 제품을 강화하는 등 지역 특성에 따라 사이드 메뉴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하겐다즈 라이프스타일 카페는 아이스크림 퐁듀와 와플, 빙수 등의 크리에이션 메뉴와 머핀, 스콘, 브라우니 등 베이커리, 커피 등 아이스크림 이외의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한 고급화 전략을 표방한다. 소형 디핑 숍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급 디저트 문화를 심어주겠다는 취지로 일반 매장에 비해 높은 객단가와 고객 충성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과 다이닝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지난해까지 피자시장의 화두는 단연 ‘배달’이었다. 피자헛과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3강 구도에 피자에땅, 빨간모자, 파파존스 등 로컬 및 후발 브랜드들이 합세, ‘배달시장 선점’을 외치며 다양한 마케팅을 구사하는 등 치열한 접전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해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돌입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빨간모자와 파파존스가 배달 전문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배달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여느 해보다 활발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들어 업계는 ‘배달시장마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 하에 배달과 함께 다이닝 매장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어 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배달과 다이닝을 함께 진행하는 피자헛과 미스터피자의 경쟁은 점입가경. 인테리어 리뉴얼로 매장 고급화를 꾀하는 것은 물론 레스토랑 메뉴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현재 피자시장에 있어 배달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매출의 65~70% 규모다. 미스터피자 마케팅팀 이용석 부장은 “일각에서는 향후 배달시장의 비중 확대를 예상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본다”며 “국내 피자시장이 성숙기에 달한 만큼 배달 위주로 자리 잡은 미국시장과는 다른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피자헛 관계자 역시 “피자헛 레스토랑의 경우 단순히 피자 브랜드와의 경쟁이 아닌 패밀리레스토랑을 염두에 둔 업그레이드를 진행중”이라며 “이에 따라 인테리어 고급화와 함께 기존 피자 브랜드에서는 접할 수 없는 메뉴 개발에 중점을 두고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스토랑에서의 외식 경험, 배달주문으로 이어져 배달과 다이닝 두 개 시장이 공존하는 업종의 경우 레스토랑에서의 이용 경험이 곧 배달 주문으로 이어지는 전제가 된다. 레스토랑에서 경험한 메뉴에 만족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집에서도 이를 주문해 먹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레스토랑의 충성고객이 배달고객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로 피자시장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업종의 경우 마케팅과 메뉴개발 역시 두 가지 시장 모두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TV 광고를 통해 ‘1588-○○○○’ ‘1577-△△△△’의 배달 주문 번호를 인지시키는 동시에 LSM 및 레스토랑 서비스 강화로 다이닝 매장의 재방문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메뉴개발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메뉴라 해도 조리 직후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과 조리 후 짧게는 5분, 길게는 30분이 지나 먹게 되는 배달의 경우 그 맛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맛과 모양의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레스토랑에서 먹을 때는 맛있었는데 배달시켜 먹으니 정말 아니더라’는 컴플레인이 잦다면 해당 메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리뉴얼· 리로케이션 통한 인지도 확대 배달이 아닌 레스토랑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첫 번째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 리로케이션 또는 리뉴얼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 이면도로 혹은 골목길에 위치한 매장의 경우 대로변으로 이전 오픈해 노출빈도를 최대화하는 동시에 개보수를 통해 산뜻한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 피자헛은 올 들어 신규 점포 오픈보다는 기존 점포 리뉴얼 및 리로케이션 작업에 주력, 매장수 증가효과는 보지 못했지만 레스토랑 방문객의 만족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 해 ‘피자헛 플러스’라는 업그레이드 매장을 런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최근에는 플러스 매장보다 개설 비용이 저렴한 ‘세미 플러스’ 형태와 기존 스탠더드 컨셉의 리뉴얼에 중점을 둔 매장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기존의 캐주얼한 이미지에 고급스럽고 편안한 이미지를 접목시킨 패밀리레스토랑풍의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베이지와 월넛, 올리브 그린 컬러에 나무와 간접조명 등을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로 고급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메뉴 업그레이드로 매출· 만족도 동반 상승 인테리어 등 외적인 부분 외에 레스토랑 이용객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가 바로 메뉴다. 피자업체의 경우 배달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 샐러드바와 파스타, 음료, 디저트와 같은 메뉴의 다양성. 이 중 배달이 아닌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샐러드바라는 점에 착안, 품질 업그레이드를 통해 보다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용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6000~7000원 선의 샐러드바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리필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 실제적으로 수익이 남지는 않지만 잘만 활용하면 내점률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미끼메뉴로 샐러드바와 같은 사이드 메뉴의 주문 건수가 많아질수록 피자 단일메뉴만을 위주로 하는 배달에 비해 객단가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레스토랑뿐 아니라 배달 주문 고객을 위한 혜택 강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피자헛은 지난해 말 옥토버페스트 행사에 따른 해당 메뉴의 홈서비스용을 별도로 출시했으며 미스터피자 역시 지난해 창립 16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레스토랑과 배달 이용객에게 각각 샐러드바와 핫윙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가졌다. 레스토랑 이용객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점을 최소화고자 배달 이용객에도 동등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이로써 레스토랑과 배달 고객 모두를 동시에 만족, 인지도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집에서 먹던 치킨, 이젠 매장에서 (주)제너시스의 BBQ가 지난 9월 「BBQ C&B(Chicken&Beer)」 런칭과 함께 치킨 호프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배달 치킨의 대명사로 인식되던 BBQ의 치킨 호프 시장 진출은 레스토랑 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의 일환인 동시에 대형 매장을 활용한 인지도 제고의 의의가 크다. 크리스피 치킨과 마늘 치킨, 골드 윙, 바비큐 치킨, 스모크 치킨 등 치킨류에 골뱅이와 오징어, 노가리, 마른안주 등 안주류를 접목시켜 다양화를 꾀한 BBQ C&B는 매장 판매를 위주로 하며 배달은 하지 않는 대신 포장 서비스는 제공한다. 제너시스의 한 관계자는 “BBQ C&B는 배달 중심 매장이 소화하기 힘들었던 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라며 “기존 BBQ의 높은 인지도를 활용해 치킨 호프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배달을 전문으로 하던 브랜드가 대형 매장을 활용한 치킨 호프 형태를 선보인 것은 강남점을 갖춘 교촌치킨이 대표적. 하지만 교촌 역시 치킨 호프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이라기 보다는 대형 안테나 샵을 통한 인지도 제고의 목적이 컸다. BBQ는 여기에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접목시킨 점포 확대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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