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얻게 한 '바빠빠 전략'(다르게 바르게 빠르게)
문구 프랜차이즈 일군 힘
이동재 알파 회장은 어린 시절 소박한 희망이 있었다. 질 좋은 문구를 마음껏 쓸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당시 용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샀던 것도 문구류였다. 40여 년 전 8평 남짓한 남대문시장 내 작은 소매점에서 시작한 알파는 전국 700여개 프랜차이즈점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문구 제조.유통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알파에서 최급하는 문구와 생활용품은 10만 종에 이른다.
사회 초년병 시절 중소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이 회장은 퇴사 후 아예 남대문시장에 문구점을 차렸다. 20대 중반 나이였다. 당시 '알파문구사'라는 문구점이 현재 알파의 전신이다. 이회장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남대문시장 주변에 도소매 문구점 10여 곳이 있었는데 살아남으려면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우선 알파문구사에서 파는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생존비법으로 내세운 것이 이른바 '다바빠'전략이다. 내용은 단순한다. '다르게' '바르게' 빠르게' 영업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제품에 이상이 있을 때 영수증만 있으면 전액 현금으로 환불해 줬고 주문받은 물량을 직접 발로 뛰며 배송해주기도 했다.
이 회장은 "가게를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저를 경계하는 시선도 많았다"며 "모함을 받기도 하고 억울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 방식을 꾸준히 고수한 결과 남대문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문구점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나눔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당시 수돗물을 사용하기 어려운 남대문시장 노점상인들을 위해 수도를 개방해 언제든지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은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지만 위기도 있었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대형마트가 하나둘 생겨났고 여기에서 문구제품을 판매하면서 소매점 매출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미 수년전부터 프랜차이즈형태로 점포를 체계적으로 관리한 알파는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IMF외환위기 당시에도 매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는 '알파'라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짜놓은 상태다. 이 회장은 "2020년까지 국내 1000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직영점이 700곳 정도인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외국 시장을 공략해 '문구한류'를 이루겠다는 목표 역시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 몽골 로밍백화점에 진출한 알파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베트남 필리핀 세네갈 미얀마에도 제품을 수출하고있다.
알파 경쟁력은 강력한 유통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알파는 일산 중앙물류센터와 대전 중부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전국 일일 배송권에 두고 있다. 자체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해 7만개 품목을 거의 실시간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협력업체만 1000여 곳에 이를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