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사항
저자 : 김기봉
책 : <역사들이 속삭인다>
출판사 : 프로네시스
출판년도 : 2009
저자소개
왜 역사학자가 되었는가? 김기봉은 ‘우연’이라고 말한다. 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지망학과 난을 채우는 마지막 순간 사학과를 선택했다. 대학 4년 내내 순간의 선택이 빚은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철학과 수업을 배회했다. 그러나 운명은 결국 그를 역사학자의 길로 이끌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친 후 독일 빌레펠트대학에서 <역사주의와 신문화사: 포스트모던 역사서술을 위하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포스트모던 시대의 역사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지금은 경기대학교 인문학부 사학과 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 『‘역사란 무엇인가’를 넘어서』, 『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학』 그리고 『역사를 통한 동아시아공동체 만들기』『팩션 시대, 영화와 역사를 중매하다』가 있다.
「역사들이 속삭인다」를 읽고
역사학과 20100612
김윤지
요즘 사극열풍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극들이 방영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역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높여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역사 왜곡이라는 부정적 측면도 동시에 갖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했던 정통사극과는 달리 퓨전사극은 역사에 상상력을 덧붙여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려하기 때문에 종종 실제 역사와 멀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선덕여왕' 도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나도 실제 역사적 사실과 드라마 내용을 비교분석한 기사를 읽으면서 드라마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로 인한 역사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나 또한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던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드라마를 아무런 비판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대중들이 잘못된 역사인식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만 했다. 이 책에서는 사극이 역사를 따라가지 않아서가 아니라 대중들이 팩션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에 역사 왜곡, 더 나아가 '역사학의 위기'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퓨전사극이 역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비판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실보다는 이야기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꿈꾸는 역사', '역사적 상상력'이라고 해서 결국 다 꾸며낸 거짓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는데 모든 역사가 객관적일 수는 없다는 부분을 보고 머리가 잠시 멍해졌었다. 역사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기록한 것이다. 과거의 일을 현대에 사는 우리가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방법은 그 시대의 사료를 보는 것인데, 그 것 또한 누군가의 플롯 안에 재구성되어진 것이다. 역사라는 것은 다양하게 해석되어질 수 있고 그 것은 또한 시대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한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써지고 설화는 패자에 의해 써진다는 구절을 읽으면서 역사란 한 곳에 정체되어있어 정형화된 사실이 아니라,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누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어째서 한 사실에 대한 해석이 이렇게 다양할까? 그것은 사람마다 가치관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설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비록 말 그대로 '꿈꾸는 역사'일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 많은 의미와 진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궁예를 예로 들어 설명을 해나가는데, 설화 속 궁예는 우리가 알고 있던 폭군이 아니었다. 부하인 왕건에게 패배하여 역사의 뒤로 사라져버린 비운의 왕이다. 역사교과서에서 배운 내용과 어릴 적 보았던 사극인 '태조 왕건'의 궁예를 알고 있던 나는,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가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무의식적으로 TV와 역사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설화는 역사의 이면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꿈의 역사'는 객관성을 중요시하는 풍토에 밀려나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전락해버렸다.
또한 드라마 ‘이산’을 통해 정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대중들이 아는 정조는 조선왕족실록에 적혀있는 그대로 본다면 성군이다. 하지만 정조 어찰 공개로 인해 그동안의 평가가 무색해질 정도로 성군의 이미지는 뒤집혀졌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역사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아는 역사가 정말 맞는 것일까?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다.
대중들은 꿈에 대한 열망이 있고 이야기를 만들어 재현하고 싶은 열망이 있다. 그리고 그 욕망을 매체를 통하여 재현한다. 이러한 욕망들을 진실 혹은 거짓의 잣대를 들이대어 평가할 수 있을까? 비록 과거에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 할지라도 그 것이 우리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면 그 자체가 팩션이며 스토리텔링인 것이다.
이 책은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존재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문자 또는 영상으로 재현된 역사에 감춰진 욕망의 재현을 드러내어 그 재현 형식을 해체하여 재구성함으로써, 과거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기억의 미래화를 진행하는 것.' . 겉으로 봤을 때 역사학의 위기라고 볼 수 있는 현상을 역으로 보아 존재이유라고 정한 것이다. 단 1%라도 진실이 아니라면 그 자체를 거짓이라 비판해도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야기에 대한 대중들의 열망으로 인해 생겨난 꿈의 역사와 역사적 상상력은 사라져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인간의 발전은 상상하는 힘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의 객관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상상력을 덧붙인 꿈의 역사가 없다면 역사는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울 것이다.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극 열풍은 끊이지 않는다. 소재의 고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각종 이야깃거리가 이미 다 나와 있는 상황에서 공급자들은 과거로의 회귀를 택했다. 특히 이 책에서는 그들이 일제시대를 조명하기 시작하는 것에 주목하였는데 그 내용들 중, ‘역사학에서 일제시대는 지나간 과거가 아닌 살아있는 현재’라는 글귀가 마음에 들었다. 이제 매체는 일제 시대의 모던걸, 모던보이에 초점을 맞춰, 지금의 우리와 다른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현대에 사는 우리의 모습이 그 속에 녹아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살아있는 현재’라고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했다. 정말 일제 시대를 그린 영화를 보면 그러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주위 상황이 지금의 우리와는 다르지만 그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우리와 참 닮아있다. 멀면서도 친근한 느낌을 주는 특성 때문에 여러 소재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팩션의 꿈의 역사로 인해 역사학의 위기가 닥친 것인가, 아니면 도리어 역사 발전의 발판이 된 것인가? 이제 막 역사공부를 시작한 나는 아직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겠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넓혀가는 꿈꾸는 역사는 대중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겠지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용자들로 인한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중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객관적이지 못한 것은 역사가 될 수 없고 인간은 상상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서로 상호 보완적의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그래야만 역사가 무엇인가에 대해 더 제대로 된 고찰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첫댓글 독후감을 쓰느라고 고생을 하였음. 그러나 독후감을 쓸 때는 그 책에 대한 기본적인 서지사항을 맨 먼저 정리해야 함. 예) 홍길동. <역사의 종언>. 인간출판사, 2010. 그리고 저자의 약력 소개가 있어야 함.
다른 사람들도 이것을 참고하여 수정하기 바람.
자네의 글을 자세히 읽어 보니 자네의 견해만 있고 저자의 글에 대한 내용정리가 거의 없음. 그리고 독후감에는 저자와 자네의 의견이 분명히 나뉘어 있어야 함. 저자의 의견인지 자네의 의견인지 불분명하다면 표절에 해당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