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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초대석 [좋은 인연입니다] 제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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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출 :김형만
대 본: 장인선
방송일시: 2016년3월29일(화) 오전 8:30, 오후 6:30
4월 1일(금) 오전 11:30
4월 3일(일) 오전 10:00, 오후10:00
녹화일시: 2016년3월8일(화) BBS다보빌딩17층 스튜디오
진 행 자: 김민선
출 연 자: 원담 스님(진주 도과선원장)
1. 김민선: 안녕하세요. 김민선입니다. 여러분, 행복하시길 바라시죠?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권력과 명예를 가져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2,600여 년 전 한 왕국의 왕자였던 싯다르타는 모든 것을 버리고 홀연히 숲으로 떠났 습니다. 자신이 누리는 안락과 행복이 바로 백성의 희생에서 나오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과는 반대의 길을 떠나신 고따마 싯다르타 Gotama Siddharta의 생애를 통해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는 분이 계십니다.
바로 <붓다프로젝트>를 출간하신 원담 스님이신데요.
오늘은 진주 도과선원장 원담 스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님, 안녕하세요.
원 담: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2. 김민선: 스님께서는 현재 진주 도과선원의 선원장으로 계신데요. 도과선원을 소개해주세요.
원 담: 도과선원은 진주에서 인연되어진 불교 공부모임입니다. 무슨 절이라든지 포교당이 아니고, 단지 좋은 법우들의 모임일 뿐입니다. 그런데 진주에서 제일 오래된 찻집으 로 ‘죽향’이라는 찻집이 있는데, 그 찻집의 주인장이 3 층 강의실 공간을 선뜻 내주셔서 이루어진 법 공부인연이죠. 죽향찻집은 진주 촉석루가 바로 근처에 있고 남강변 에 있어요.
봄이 되면 누구나 가보고 싶은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 래...’그 노래의 배경이 바로 진주 남강이라 할 수 있죠.
3. 김민선: 진주에 도과선원을 창건하시게 된 특별한 인연이 있다면요?
원 담: 선방을 다니던 운수납자로 살다가 4년 전에 진주에 임시거처를 마련했어요. 그러면서
매일 경상대병원 암병동에 나가서 암환자를 병문안하는 자원봉사를 하였습니다.
그러는 중에 병원의 수간호사님들을 알게 되고 함께 명상을 하자고 해서 병원법당에서 불교명상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이 모임에 회원이 늘어나자 새로운 장소가 나타났어요. 진주에서 제일 유명한 찻집인 죽향차문화원 3층에서 본격적으로
불교공부를 하게 되었지 요. 그때 이름을 '도과선원'으로 지은 겁니다.
4. 김민선: 지금은 진주 도과선원 명상교실을 운영하고 계신데요. 도반들의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고 들었습니다.
원 담: 예. 처음엔 10명으로 시작된 불교모임이 3년 반이 지난 지금 열정적인 법우가 50명으 로 늘어났습니다.
월요반과 수요반으로 나누어 공부하고 있어요. 바른 이해를 통한 불교수행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되면 열정적인 불자로 거듭나게 되죠. 이런 불자들은 주변 이웃에 영향을 미쳐 좋은 도반들을 끌어들입니다.
진주의 진주알 같은 분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5. 김민선: 최근 <붓다프로젝트>를 출간하셨는데요. 붓다 프로젝트, 좀 생소한데요. 어떤 의미인
가요?
원 담: ‘붓다프로젝트’란 말은 켄 윌버의 ‘아트만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가 만든 말입니다.
켄 윌버(Ken Wilber, 1949~)는 이 시대의 석학 가운데 한 분으로 23세에 ‘의식의 스펙트럼-닫힌 의식의 문을 여는
스펙트럼 심리학’을 저술한 이래 ‘자아초월심리학Transpersonal Psychology’이란 분야를 개척하여
심리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입니다. 켄 윌버가 만든 용어인 ‘아트만 프로젝트Atman Project’는 아트만 Atman,
다른 말로하면 영혼soul, 자아self, 에고ego가 자기를 실현하기 위해 시공간 을 무대로 인위인인 것을 창조해내는 활동을 말합니다. 그 결과는 지금 당면하고 있는 세계의 자본주의화, 군사적 패권주의, 불평등의 심화, 환경파괴 등은
아트만 프로젝트가 빚어낸 부정적인 결과입니다. ‘붓다프로젝트Buddha Project’는 이런 아트만 프로젝트의 부정적인 결과를 극복하고 치유하려는 것입니다. 에고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들이 아트만프로젝트의 결과라면, 붓다프로젝트는 에고가 사라질 때 완 성되는 고요한 평화의 경지를 추구하죠. 요컨대 아트만프로젝트가 자기라는 울타리의 한계에 갇혀있는 거라면 붓다프로젝트는 에고를 뛰어넘어 내 삶의 주인이자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고자 하는 것이죠. 모든 중생을 깨어나게 하려는 부처님의 아름다운 꿈 을 실현하려는 것이 붓다프로젝트입니다.
6. 김민선: 출가를 앞둔 사람이나, 출가는 했으나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수행자들에게 우수한 나침반이나 모범 교과서 같은 책이라고 하던데요. 출간의 계기는 무엇입니까?
원 담: 조계종출판사에서 출판된 ‘부처님의 생애’를 교과서로 삼아 의성 수정사에서 4년, 진주 도과선원에서 3년 동안 강의한 것을 모아서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부처님의 인간적 인 면모를 같이 이야기하면서 그때 느꼈던 감동을 널리 전하고 싶어서 책으로 만들었 습니다. 부처님이 세상 속에 살아가시면서 겪었던 에피소드, 사람들과의 만남, 그분의 말씀과 행동을 알면 알수록 더 감동을 받고 더 사랑하게 됩니다. 싯다르타를 이해하면 서 따라가는 것이 곧 출가이며 수행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7. 김민선: 붓다의 생애를 연대기 순으로 따라가면서 그의 가르침을 니체, 마르크스, 비트겐슈타 인, 알렉시스 토끄빌 등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사상과 견주고 붓다의 삶을 체 게바라 와 같은 혁명가의 삶과 비교했는데요. 아지 책을 읽지 못한 시청자를 위해서 한 대목 소개해주세요.
원 담: 부처님께서 계급과 성별,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다가오는 사람은 모두 만나 주셨습 니다. 부처님은 불과 같아서 다가오는 사람은 누구나 가슴이 열려서 사람이 변하지 않 을 수 없습니다. 그 중에서 꼬살라 왕국의 왕이었던 빠세나디에게 조언해주신 지혜롭 게 왕 노릇할 수 있는 법에 대해 말씀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부처님이 빠세나디 왕에게 준 조언은 모든 권력자들에게 해당된다. 권력을 잡으면 세 상을 다 얻은 기분이 든다. 권력자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권력의 중심에 엄청난 힘이 집중된다. 권력의 핵심인 왕이나 대통령은 세상을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환각에 빠진다. 권력자가 입김을 불면 온 나라가 흔들린다. 왕이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몇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이 벌어진다. 권력자는 항상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그에 대한 찬사와 아부가 선전용으로 퍼져나간다. 그는 화려한 장막 뒤에서 자신의 정화되지 않은 탐욕과 분노와 사견을 은근히 퍼뜨린다. 권력자의 업은 나라의 운세에 영향을 미친다. 세상을 맑히고자 하는 성인은 먼저 그 나라의 권력자의 마음을 정화시켜야 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꼬살라국의 왕인 빠세나디에게 조언을 한다.
“왕이여, 자신의 삼독심을 다스리시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삼독이 세상을 더럽히게 될 것이오. 왕이여, 선업을 닦으시오. 그러면 당신의 선업이 세상을 맑힐 것이오. 당신의 권력을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되도록, 갈등과 투쟁을 해결하는 화해의 봄바람이 되도록 사용하시오. 당신이 쥔 칼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소. 생명을 사랑하고 연민히 여기시오. 통치행위나 합법적 권력행사란 명분으로 행해지는 당신의 모든 정치행위도 결국은 당신의 업이 될 것이오. 왕이라 해도 인과법에서 면제되지 않는다오. 보시오, 부침하는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권력자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해왔는지를. 권력을 잡으면 독사를 잡은 것처럼 조심하여 다루다가 빨리 놓아버리는 것이 상책이오. 오래 잡고 있다가 도리어 독사에게 물렸던 일을 수없이 보지 않았소. 권불십년(權不十年)이며, 인심은 조변석개(朝變夕改)라오. 권력은 십년을 넘지 못하고, 백성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것이라오. 세상인심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지 마오. 인기가 오래 가기를 바라지 마오. 떠날 때를 알고 미련 없이 떠날 줄 아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이라오. 자주자주 공적인 위치를 내려놓고 평상인으로 돌아와 마음수양을 게을리 하지 마시오. 왕이 노쇠하면 권력을 놓아버리고 은퇴할 때가 오는 법이오. 제행무상은 예외가 없소. 권력 앞에서는 귀천의 차별이 있을지 모르지만 죽음 앞에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오.”
-<붓다 프로젝트>p222~223에서 인용
8. 김민선: 말씀을 듣다보니 출가는 자신을 바꾸는 동시에 세상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은 데요. 스님께서도 지난 시절 서울대 총불교학생회 회장 출신으로 불교 진리를 통 해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출가를 결심하신 것과 같은 맥락이 나닐까 싶어요.
원 담: 저의 대학생시절은 유신말기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독재와 급격한 경제개발의 후유증으로 생겨난 사회구조적 문제를 불교의 진리로 해결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 것 이 출가동기입니다. 결정적인 동기는 전두환의 쿠데타로 민주화가 좌절되었을 때 저는 세상에서 발 디딜 땅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정치적 망명지를 찾은 곳이 산속의 절이었습니다.
9. 김민선: 최근 출가자의 감소로 인한 고육책으로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 에서 ‘은퇴특수출가제도’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문의자가 상당히 많았다는 후문도 들리고요. 세간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원 담: 출가라는 것은 세속과 단절이 필수적입니다. 오욕에 물든 인간이 거듭나서 다시 세상 으로 돌아오기 위해서이죠. 이것은 사회에서 써먹던 계급장을 떼고 훈련소에 들어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특수출가제도에서는 사회에서 행세하던 경력이나 지위를 그대 로 유지하면서 스님의 신분을 얻게 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박사님, 사장님, 부장 님, 교수님으로 존경받다가 그 위에 다시 스님이라는 호칭이 덧붙여지겠죠. 과연 출가 정신이 올바르게 구현되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의 습관이란 게 얼마나 끈질긴 지,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지 않습니까?
9. 김민선: 작년에는 불교계 4대종파의 수행자를 초청하여 대중이 참여한 ‘삼매 체험장’을 열었는데요, 반응이 어땠나요?
원 담: 2014년 보리수선원의 지도자이신 붓다라키타스님이 주관하신 심포지엄입니다. 여러 나라의 불교수행자가 한 자리에 모여 공통된 주제로 서로 소통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취지로 이루어졌죠. ‘바른 집중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미얀마 스님, 티베트 스님, 중국 스님, 한국스님이 한 자리에 모여 바른 집중 즉, 삼매에 대해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 니다. 부산, 합천, 광주에 이어 서울시청 다목적 홀에서 네 번 열렸는데 300여명 이 상이 참석하셨으며 실참 까지 동참하는 열정을 보여주셨지요.
10. 김민선: 심포지엄의 주제가 ‘바른 집중을 말한다.’이었는데요. 바른 집중이란 무엇인가요?
원 담: 집중에는 ‘바른 집중’과 ‘그른 집중’있습니다. ‘바르지 않은, 그른 집중’이란 할 때도 무익하며 해롭고 결과도 무익하며 괴롭습니다. 그런 예로는 도박이나 게임에 몰두하 는 것입니다. 바른 집중이란 할 때도 이익이 되고 즐겁고 결과도 유익하며 즐겁습니 다. 부처님이 권하시는 집중은 바른 집중입니다. 집중은 멈춤止에서 시작됩니다. 현대 인은 움직임을 강요받는 상황에 살고 있지요. 끊임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이 우리 현대인 아닙니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시처 럼 말이죠. 그래서 제 정신 차리고 살기 위서는 한번 쯤 멈춰서 자신으로 돌아오는 시 간이 필요합니다. 집중하는 훈련을 하게 되면 급해져가는 마음을 식힐 수 있으며 내면 에서 솟아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호흡, 들숨과 날숨에 주의를 기울여 일어나는 대로 느끼는 것입니다. 자리에 편안히 앉거나, 하던 동작을 그만두고 그 자리에서 들숨 날숨을 느 낍니다. 내쉴 때 내쉰다는 것을 알고, 들이쉴 때 들이쉬는 줄 압니다. 이렇게 호흡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알아차림이 따라가면 저절로 마음이 가라앉아 안정됩니다. 지극히 안정되면 기쁨이 생겨납니다. 하루에 5분이나 10분이라도 호흡집중을 실천하면 하루 종일 건강한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11. 김민선: 스님, 수행을 진지하게 수행할 수 없는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알아차림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습니까?
원 담: 그렇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알아차림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던 일에 몰 두해 있을 때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 나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 가?’, ‘어, 지금 화가 나려고 하네.’, ‘아, 내가 화가 나있군.’라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동작과 자세, 의도와 반응을 알아차리면 스스로 멈추고 평소의 안정을 회복하게 됩니 다.
12. 김민선: 스님께서는 가슴에 새기고 있는 경전 구절이 있으시다면?
원 담: 신심으로써 욕락을 버리고 일찍 발심한 젊은 출가자들은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을 똑똑히 분간하면서 가야할 길만을 고고하게 찾아서 가라. 대율사 우빨리 존자의 말씀
13. 김민선: 향후 계획은 어떠합니까?
원 담: 진주 도과선원에 인연 지어진 법우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려 그들이 건전하고 유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불교의 바른 이해뿐만 아니라, 그들의 인생전반에 걸쳐 변화가 일어나도록 돕고자 합니다. 한 사람이 깨어나면 가족과 주변 이웃이 깨어납니다. 그렇게 깨어난 빛이 퍼져나가도록 하는 게 저의 소원이며, 붓다프 로젝트를 실현하는 길입니다.
14. 김민선: 스님, 늘 건강하시고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원 담: 감사합니다.
첫댓글 글은 말보다
더 힘이 있다 했죠...
찬찬히 다시 음미하듯 읽으니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