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밀어내고 산중에서 자연과 하나되어 남은 여생을 보내려고 이번 하안거를
지낸 산중에서 지낼려고 했는데 추석전에 본의아니게 애오개로 돌아왔다...
그동안 비어놓았던 토굴에 돌아와 몇날 며칠을 멍하니 있다가 컴퓨터를 켜보니
이메일과 쪽지가 수두룩 수북이 쌓여있다...
대충 흩어보고 지우려다 한개는 보관함에 저장하고 지워 버렸다...
이삼일 지나 보관함을 열어 자세히 보니 포천 흥룡사에서 장준하선생 천도제를 하는데 버스가 간다는 것이었다..
잠실 종합운동장 5번출구였다...그시간에 맞춰 갔다...
불자들이 버스를 맞춰서 가는것 같았다...불자님들은 확실히 일반인들과 느낌이 다르다..
차비도 받지 않고 반겨주는 마음이 가슴에 와닿는 것이 어린 아이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엄마손을 놓쳤다가 다시잡은 것과 같은것 같다...
세상이 말법시대고 이교도들이 판을 치는 현실속에서 불자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희귀하고 고마운 것이다..
김밥을 주길래 세개나 먹었다...
마음이 편안하여 이내 잠이 들었고 깨어나니 목적지에 다와가고 있었다...
처음 와본 사찰이었다...
도량에 들어 도량신에게 합장하고 스님들이 계신 방에 가서 큰절을 올리니
스님들도 했다...주지 혜문스님과 명진스님이 차를 마시며 말씀을 나누고 있었다...
몇몇 오랬만에 만나는 스님도 있어서 참으로 반가웠다,,,
천도재를 마치고 동아투위 원로분들을 특별히 초대해서 차 공양을 올렸다..
바같에서 보다가 절집에서 마주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국수로 점심공양을 하고 장준하님 의문사 현장답사를 갔다..
버스에서 내려 10여분 오르니 현장이 나왔다...진혼제를 올렸다...
명진스님따라 큰절 세번하고 이자리를 마련해준 혜문스님에게 감사의 절을 올렸다..임수경 국회의원이 돋보였다...
특유의 여성적인 감성과 불심이 잘어우려져 마치 장준하 영혼의 천사처럼 느껴졌다...진혼제가 끝나고 장준하님 최초 발견지까지 고상만 조사관님과 함께 올라갔다...
현장에서 고상만 조사관님의 생생한 목소리로 그동안의 조사과정을 들으니
더욱더 실감이 났다...흥룡사로 돌아오니 타고왔던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노래분위로 바뀌더니 나에게도 마이크를 들이대며 노래를 하라고 했다..순간적으로 머뭇거리다가 장준하 선생님께 노래 한곡 올리겠습니다 하고
일송정 푸른솔은~~선구자를 생각나는대로 불렀다...
불자님들이 한분한분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내게는 저으기 마음속깊이 흐뭇하고
즐거웠다...출발지에 도착하여 덕분에 잘다녀왔다며 인사하고 가려는데 한분이 택시타고 가라며 내주머니속에 뭘넣는것 같았다..일행과 헤어진후 봉은사가 가까우니 봉은사에 살고있는 도반이나 보고갈까싶어 들렀더니 도반스님께서 저녁공양을 대접한다...
안그래도 배고픈데 도반이 저녁공양을 대접하니 밥맛이 꿀맛이었다...
문득 주머니를 보니 5만원짜리 지폐가 있었다..아까 그 불자님께서 주신 것이었다..
이름도 모르고 처음보는 사람에게 남몰래 거금 5만원을 준다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더구나 요즘같이 살기 힘든세상에....
좌우지간 부처님 덕분에 나는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될 뿐이다...
일요일을 온종일 쉬고 월요일...매달 첫째주 월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열리는
범어사 무비 큰스님의 화엄산림에 참석하기 위해서 반포터미널로 갔다..
수입이 전혀없는 요즘 나의 형편이므로 있는 돈을 한푼이라도 아껴써야 한다.
우등버스와 일반버스는 만원이나 차이가 났다...일반버스표를 끊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포천 흥룡사 천도제가 떠올랐다..
후배스님이 저렇게까지 하는데 선배가 되어가지고 뭘하지 하다가 불현듯 49재가 떠올랐다..나는 주지도 아닌데 될까 하다가 서울시청광장에서 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결론이 났다..부산가는 버스안에서 결심은 굳혀졌고 지인들에게 핸드폰 문자로 알렸다,,,
무비스님 화엄산림은 전국에서 200여명 스님이 모이는 근래 보기드문 결사다..
1교시를 마치고 무비스님 칠순잔치가 있었다...
대중스님들과 무비스님 칠순을 축하해드리고 조촐하게 차려진 칠순공양을 했다..
그리고 무비스님께서 칠순기념으로 대중공양을 낸 유마경책을 두권 더 챙겨서 바빠서
오지못한 통도사 도반스님에게 갖다드리고 서운암에서 하룻밤 잤다...
해제때면 한번씩 들르게 되는 서운암은 불쑥 찾아가도 푸근한 도반이 있다..
내입에서 유일하게 형님 소리가 나오게 하는 도반스님이시다..서운암 객실에서 달력을 보고 계산을 해보니 동안거 결제전에 49재를 마칠려면 지금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오랫만에 들른 푸근한 도반스님 품에서 몇날며칠 푹쉴려고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10월 9일 한글날 음력으로 관음재일 무조건 49재를 시작하여야 했다..
아침공양후 부랴부랴 서울행 버스를 타면서 장준하님 큰아들 장호권님에게 전화로
장준하님 영정을 부탁했다..장호권님께서 마련해준 영정을 모시고 서울시청광장에 나갔다...대한문앞에서는 비구니스님 한분이 절을 하고 계셨다..쌍용차 관계자분께서 거치대를 빌려줘서 광장 한가운데 설치하고 한분이 나서길래 목탁치는 법을 가르켜주고 가사장삼을 수하고 49재를 봉행했다..염불과 금강경 독경을 해드리고 나무 민족의 등불 장준하보살 장준하보살 장준하보살~~~~하며 정근을 20여분 했다...목탁을 쳐주신분이 약속이 있다며 가는 바람에 삼보일배는 생략하고 좌선정진에 들어갔다..
9시쯤되니 한분이 오셨길래 한시간만 봐달라고 부탁하고 토굴에 가서 옷을 두툼하게
입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다...49일동안 꼼짝않고 이자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생겨나와 각오를 단단히 했다...밤을 지새우고 날이 밝아오는데 뭐가 느껴졌다...이뭣고..비였다..비가 오고 있었다...비가오니 별수 없었다..눈물을 머금고 철수하는 수밖에...
마침내 시작된 장준하 진상규명 49재...비록 내 개인적인 영감으로 시작되었지만
49일이 지나면 장준하님은 의문사 딱지를 떼고 우리 국민들의 품에 다시 살아나
역사를 바로 세우리라 보여진다...
본래 49재라는 것은 망자가 49일동안 대기하고 있다가 49일 되는날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고 새로운 몸을 받으므로 살아있는 유족들이 49재를 지내주므로 망자의 업장이 가벼워져 좋은 몸을 받게 해주는 것이다..
생뚱맞게 죽은지 37년이나 되는 장준하님의 49재를 이제와서 지내는게 너무
속보이는 것 같지만 이 49재는 장준하님 의문사 진상규명 49재인 것이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어찌된 것인지 하찮은 일개 국민도 의문사 진상규명을 하면서
장준하님 의문사 진상규명은 왜 안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이는 필시 장준하 선생님을 암살한 측에서 철저하게 진실을 덮어두려는 권력이
있기때문이리라...
대한민국 역사는 바로 서야 한다...
박정희가 일본군 장교로 광복군 적이었을때 장준하님은 강제로 끌려간 일본군에서
목숨걸고 탈출하여 육천리를 걸어 광복군에 합류하여 독립운동을 하셨다..
이후 박정희는 역사적으로 친일파 반민족행위로 우리나라 근대사에 씻지못할 과오를
저질렀다...그 아픈 상처를 딛고 한민족의 기운이 뻗어 지구촌의 활력소로 자리잡아 가는 요즈음 생각하기조차 싫은 박정희 딸이 등장하여 떠오르기조차 싫은 과거를 떠오르게 하고있다...정신적으로 매우 불캐하다...
박정희가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뼈아픈 상처를 주었는가...딸로서 반성하고 참회하며 조용히 살지는 못할망정 대를 이어 해먹겠다고 설쳐대니 역겹기가 보통이 아니다..
BBK동영상 사기꾼이 대통령 해먹으니 유신독재자의 딸도 해먹어려 하나보다...
때마침 장준하님 유골이 세상에 나와서 박정희의 진짜 빨갱이 짓이 드러났다...
장준하 진상규명으로 이제는 완전하게 이땅에서 독재의 잔재를 뿌리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