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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회 '은평 뉴타운 주변 길' 주말걷기 후기
글, 안내, 편집 : 함수곤 (한사모 회원, ham60@hanmail.net )
사진 : 정미숙(한사모 사진위원, agle21@hanmail.net )
고영수, 권영춘, 김민종. 김영신, 김석진
남정현, 박병전, 박화서, 안철주, 윤봉수
이경환, 이달희, 이흥주, 임병춘, 장주익
정전택, 주재남, (홍봉표)
김소영, 김소자, 김정희, 나병숙, 심재을
윤삼가, 임정순, 정미숙, 조순금, 최영자
.
김용만.(이규선), 김창석.김경진, 박동진.방규명
윤종영.홍종남, 이창조.정광자, 전한준,유상실
정정균.임금자, 진풍길.소정자, 함수곤.박현자
허필수.정정자, 황금철.한숙이 (50명)
우리는 가족을 비롯해서 친구, 동료, 이웃 등 수 많은
사람들과 매일 만나, 상호 교류하며 살아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늘 만나고 함께 지내도
전혀 싫지 않고 항상 즐거우며,
혹시 조금 뜸하면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딱 한 번 만났는데 다시는 만나기 싫고
혹시 못 보더라도 다시 보고 싶거나
그립지도 않은 무덤덤한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걷는 길도 좀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떤 길은 몇 번을 걸었는데도 질리지 않고 또 가보고 싶고
기분좋게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 있는가 하면,
어떤 길은 딱 한 번 걸었는데 다시는 그 길로는
가고 싶지 않고 걷기도 싫은 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마음이란게 원래
퍽 간사하고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얄팍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사람의 원초적 속성을 누르고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서
꾸준히 일관성을 유지하고 변함없는 의리를 지키는 사람들은
그 인내심과 자제력이 매우 강한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인격이나 교양 등과 같은 것은 어쩌면
인내심이나 자제력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까 그 전보다는
평소, 인내심과 자제력을 더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하곤 합니다.
우리 한사모 가족들은 주말걷기가 시작된 이래
400여 차례, 다양한 여러 길에서 주말걷기를 실시해왔습니다.
그 수 많은 주말걷기 코스 중에는
몇 번이나 찾아가 즐겨 걸었던 인기 최고의 명품길이 있었는가 하면
한 번 걷고 다시는 찾지 않은 길도 허다했습니다.
이번에 주말걷기 안내를 맡게 되어 걷기 도사들인 우리 회원님들을
어느 길로 모시는 것이 좋겠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안내자인 제 편의 위주로 하자면 그 전에 안내했던
익숙한 동네길을 그대로 답습하면 간단히 해결 될 수 있고,
회원님 중심으로 하자면 그 동안 걸었던 코스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명품길을 선택해야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전과 달리 열정이 식고 게으름도 늘어난
지금의 제 입장으로서는
저도 편리하고 회원님들도 그렇게 싫지 않은 길을
대강 골라서 가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안일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선택한 길이 그 전에 걸었던 저희 동네
은평 뉴타운 주변 길입니다.
그러나 과거 코스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약간의 변화를 주어
조금은 신선감을 느낄 수 있게 준비해 보았고,
저희 동네 근방을 샅샅이 뒤져서
저녁식사도 좀 색다르게 모실 수 있는 식당으로
선정하는데 신경을 썼습니다.
5월 17일, 오후 3시 반, 지하철 6호선 독바위역 1번 출구 밖에서
제385회 주말걷기에 참가할 회원 50명이 모였습니다.
이날은 특히, 그 동안 일본 오사카 국제학교 교장으로 근무했던
김용만 고문님이 계약 임기를 약간 남겨 놓았지만 한사모가 그리워
스스로 미리 사의를 표하고 지난 주 완전 귀국해서
부인 이규선 님을 동반해서 오랫만에
주말걷기에 나타나서 전 회원님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습니다.
이날 날씨가 주말걷기에 딱 알맞아서인지 참가 회원들의 표정이
유난히 밝고 명랑해보여 기분이 좋았고 힘도 났습니다.
우리는 인원점검을 마치고 바로 불광중 쪽을 향해
2차선 차도 옆의 인도를 20여분 걸어서
은평경찰서 맞은 편의 북한산둘레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북한산둘레길은 소음과 먼지속의 인도와 달리
숲 속의 흙길이어서 걷기엔 안성 맞춤이었지만
약간 오르막 길이어서 아무래도 땀이 좀 흐르고
힘이 드는 게 흠이었습니다.
이 북한산둘레길은 제가 살고 있는
폭포동 아파트를 휘감고 돌아서
선림사라는 절의 입구에서 진관사로 향하는
둘레길 공식 출발점으로 연결된 진입로입니다.
선림사 입구의 무서운 수문장 사천왕이 내려다 보고 있는
계단에 모여 앉아 우리는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파트 426동 앞의
어린이 놀아터에서 약 20여 분 간의 휴식을 가졌습니다.
꾸준히 성업중인 김창석 카페의 따뜻한 홍차 칵테일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박화서 표 인절미는
이날도 변함없이 회원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휴식을 마치고 오후 4시 40분, 폭포동 아파트에서 구파발 역까지
흐르는 실개천을 사이에 두고 조성되어 있는
조용한 산책로를 걷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먼저 남측 산책로를 30분 정도 걸었고 그 끝에서 북측 산책로로
U턴하여 30여분 걸어서 은평경찰서 앞에 걸려 있는
메뚜기 다리까지 진출했습니다.
다리 밑에서 인공 호수를 바라보며 잠깐 쉬었다가
오후 5시 40분, 다시 4차 차도 옆의 넓은 인도를 따라
독바위역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날 뒤풀이 회식을 하게될 '우마루 식당'이 독바위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는 주말걷기' 3대 조건은
'날씨' '코스' '식당' 인데 날씨는 하늘의 소관이고,
나머지 코스와 식당은 안내 담당자가 책임져야 할 분야입니다.
주말걷기 뒤풀이 회식에서 추렴하는 회비로는
기껏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이 주로 갈비탕, 콩나물 국밥,
청국장, 감자탕 등과 같은 것들이고
쇠고기는 물론 돼지 삽결살 같은 고기를 굽는
호사는 꿈도 못 꾼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우마루 식당은 '돼지 한마리 구이' 메뉴를 주문하면
돼지 삽결살, 목살, 항정살 등을 섞어서 1kg에 4만원하는
비교적 저렴한 품목이 있어 걷기단 임원님들의
사전 허락을 받아 그 메뉴를 예약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변동이 생겼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한사모 정정균 사무국장님의 부인이시고
근래에 'New 내조의 여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임금자 회원님의 칠순 축하 잔치 때문었습니다.
걷기 도중, 정정균 국장님이 갑자기 제 옆에 접근해서
이날 회식은 부인 임금자 회원의 칠순 축하회로 하고 싶다며
자기들이 경비 일체를 부담하겠으니
메뉴 선정도 맡겨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절했지요.
꼭 그렇게 하려면 당초 예약대로 돼지한마리구이로 해도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정정균, 임금자 부부는
그보다 훨씬 더 비싼 쇠고기구이를 대접해야 한다고
완강하게 고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정 국장은 자신이 직접 식당 주인에게 전화로
저도 모르게 비싼 메뉴로 예약을 변경해버렸습니다.
이러한 경위로 갑자스런 임금자 회원님의
칠순 축하연은 이루어졌습니다.
그 덕분에 주말걷기 역사상 처음으로
쇠고기 각 부위별 구이를 푸짐하게 즐기는
한사모 최초의 호화판 회식 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건배는 제가 '한사모' 하면, 회원들은 모두'한가족'이라고
크게 외치는 종전의 건배사를 그대로 계속했습니다.
이날 축하연은 고기 뿐이 아니었습니다.
정 국장님은 '발렌타인 21'도 지참해서 쇠고기구이에 곁들였으니
이날 저녁 축하연은 최고급 만찬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기에 명가수인 허필수 고문님의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한사모의 최연장자이신 이흥주 고문님의 '갈대의 순정' 축가까지
울려퍼져 축하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습니다.
이날 연회상에는 김경진 , 김창석 부부 회원님이
댁의 텃밭에서 손수 농사 지은 연하고 고소한 상추와 특미의 쌈장이
제공되어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긴 손맛과
사람냄새를 흠뻑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경환 회장님은 행복한 이들 부부를 불러내어
기념 러브샷을 요청했고,
김창석 회원님의 하모니카 반주로 전회원님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흐르게 연출했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밤이었고,
'한사모가 한가족'이란 느낌을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사모로서는 이 들 부부에게
관례적으로 해드리는 축하 케이크와 축하 꽃송이 증정,
그리고 할마꽃 하모니카 앙상블의 축가 연주를
못해드려 대접은 너무 잘 받고 할 일은 못해드리는
결례의 빚을 지고 말았습니다.
그 책임은 한사모 집행부에도 있지만
임금자, 정정균 부부에게도 있습니다.
그분들이 감쪽같은 기습 축하연을 기획 실천했기 떄문입니다.
앞으로 이같은 축하연을 기획할 때는 회원들께서는
반드시 일주일 전에 이경환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에게 사전에 알려주셔야 합니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사람'이란 말이 있습니다.
참 어질고 착하고 인격이 훌륭하고
신망이 두터운 사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한사모엔 이러한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여러 분 계십니다.
그 가운데 상위 순위에 들어 있는 분이
바로 정정균, 임금자 님 부부입니다.
이것은 결코 이번에 고기를 삿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회원님들께서도 근래 몇 년 동안 이 분들을
직접 겪어보시고 지켜보셨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하실 줄 믿습니다.
근래 한사모에 합류해서 5회 연속 참가하셔서
정 회원이 되신 미모의 심재을 회원님과
이날 처음 참가하신 홍봉표 님이 소감을 각각 발표해주셨습니다.
다음주 제386회 주말걷기 안내 담당인
박화서 회원님에게 한사모 깃발을 넘겨주고
이번 걷기의 안내 책임을 겨우 끝냈습니다.
안철주 부단장님은 5월 31일(일) 예정이었던
주말걷기는 한 주 쉰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날 건너뛰는 것은 할미꽃 하모니카 앙상불의
올 가을 서울 시민예술축제에 세종문화 회관 공연 자격을
심사하는 제2차 예선이 구로아트홀에서 있기 때문입니다.
할미꽃 앙상블이 중요한 예심에서 꼭 통과되기를
회원 모두가 기원하며 그 날을 보냈으면 합니다.
이번 안내를 마치면서 걷기나 인생살이에서
'멀리 가려면 함께 걸어야 하고
오래 가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앞으로 우리 주말걷기나 할미꽃앙상블 모두가
언제나 함께 가야하고, 재미있고 즐겁게 가기 위해
우리 한사모는 저부터 더욱 노력하고 분발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첫댓글 함대표님께서 공들여 안내하여주신 "북한산둘레길"은 숲속에다 흙길이라 오르막내리막도 매력이있었습니다.
메뚜기다리, 폭포동의 자랑거리 아름다운 길 ...힐링의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임금자님의 칠순잔치를 맘껏 축하드리며 하모니카에 맟추어 노래를 불러드렸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한사모 한가족"의 날이였습니다.
예쁘게 포장된 오랜지도 감사드리며 잘 먹었습니다.
윤삼가 교장님, 감사합니다. 선생님을 뵙고 선생님께서 올리신 글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고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배운 사람이 사람 노릇 제대로 하며 살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를...' 선생님께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멘델스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탁 펼쳐지는 한밤의 사진편지! 오늘 은평 뉴타운 리조트의 둘레를 걸었지요.가는 도중 북한산 둘레길에서 맡은 아카시아꽃 향기와 풀냄새는 매연의 찌든 우리 몸을 치유하여 주었지요.야생화가 두루두루 피어있는 황토길은 포근하면서도, 옛동산을 오르는 어릴적 그리운 추억이었습니다.한사모를 창설하시고 안내하시기를 수십번 오늘도 안내하시는 대표님께 경의를 표합니다.그러나 행복하시지요? 리조트 같은 곳에서 사시고 매일 공기 맑은 메뚜기 다리 밑을 산책하시니까요.이 글 쓰는 동안 내내 바이올린의 현소리가 애닲고 감미롭기 그지 없네요.고맙고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오.
쉬는 시간에 박현자 시인님이 일일이 손수 손질하신 어린아이 머리만한 오레지는 걷기 피로를 풀기에 넘쳐났습니다
또 오늘 저녁 임금자님의 칠순 잔치에 초대된 것을 대단히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메뉴에 곁드려,김경진 회원님댁에서 손수 재배하신 싱싱한 무공해 야채와 시골 된장은 환상의콤비 식단이었습니다.항상 조용한 미소로 사무국장 정정균님을 보필하신 '뉴 내조의 여왕님' 애칭이 딱 맞습니다.고희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모든 분 다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김소자 회원님, 근래 주말걷기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 반갑고 기뻐요. 여기에 올리신 댓글이 저의 부족한 후기보다 훨씬 더 제385회 주말걷기를 아름답게 그리고 있네요. 글이 멋지고 당신의 마음은 더 멋지고 아름답다는 걸 저는 알고 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