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제천 가은산
산행일 : 11월 2일(일)
산행거리 : 7.2km
산행시간 : 10시 51분경~16시경(5시간 10분 정도, 휴식시간 포함)
집을 나서는데 비가 조금씩 내린다. 낮에는 그친다고 했으니 오늘 산행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출발한다. 7시도 되기 전에 1차 집결지인 신사역에 도착했더니 새풀님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이후 산우님들은 한 명씩 오기 시작하는데, 산행버스가 오질 않는다. 전화를 했더니 올림픽대로란다. 지하철역 밖으로 나가니 아직 비가 내린다. 비를 피할 만한 곳을 찾아 베낭을 내려놓고 버스를 기다린다. 이윽고 버스가 도착하여 다들 승차한 뒤 인원을 점검하니 3~4명이 아직 오지 않았다. 3명은 불참의사를 밝혔고, 두 명이 30분씩이나 늦게 도착했다. 천호역에서 기다리는 산우님들에게 전화를 하고 출발한다. 오늘 산행을 함께 할 산우님들은 천호역에서 탄 산우님들까지 합해서 33명이다. 신청이 워낙 저조하여 걱정을 많이 했더랬는데 다행이다. 애초의 약속시간보다 20분이나 늦은 8시경에 출발한다.
고속도로는 별로 막히질 않는다. 고속도로에서 벗어나니 산들이 색색의 단풍 옷을 입고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올가을 마지막 단풍놀이가 될 것 같다. 단풍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10시 30분이 지나 옥순대교 주차장에 도착하니 산행버스들이 몇 대 서 있다. 산행준비를 마친 뒤 단체사진을 찍고 10시 51분경에 출발한다. 청풍호 주변은 온통 단풍으로 치장하고 있다. 계단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능선에 올라서니 곳곳에 전망터가 있어 청풍호와 옥순봉, 구담봉 등을 조망한다. 봉우리들이 형형색색의 단풍옷을 입고 있어서 현란하다. 둥지봉으로 가는 길은 막혀있고, 산행로는 한동안 내려간다. 이후는 온통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조망이 전혀 없다. 12시가 넘어서 다시 능선에 올라서서야 조망이 트이며, 제비봉과 둥지봉도 조망된다. 구담봉도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낸다.
오늘 산행에서 내가 후미를 맡았는데, 한 팀이 사진을 찍느라고 늑장을 부린다. 선두는 벌써 저만큼 멀리 가고 보이지도 않는데, 후미는 갈 생각을 안 한다. 나는 걸음이 느리기 때문에 그때그때 시간을 벌충을 해야 하는데 늑장을 부리는 사람들 때문에 그것이 불가능하다. 후미팀을 이끌고 있는 안드레아님에게 빨리 오라고 한 뒤 먼저 출발을 한다. 12시 21분경에 '옥순대교 2.9km' 이정표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불알처럼 생긴 바위가 나온다. 누가 고추를 떼놓고 간 모양이다. 그 옆에는 통천문이 있다. 전망바위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선두팀이 전망바위는 바람이 불어서 춥다고 적당한 곳을 찾아 산행을 계속한다고 무전이 온다. 이제나 저제나 산행을 중지하고 점심을 먹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는데, 선두는 멈출 생각을 안 하고 끝 없이 가기만 한다. 결국은 가은산 정상에 가서야 베낭을 풀고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시간은 12시 54분이다.
점심을 먹고 출발을 해야 하는데, 후미팀과 다른 한 팀이 늑장을 부린다. 선두는 벌써 출발했는데, 두 팀은 이제서야 짐을 느릿느릿하게 챙기기 시작한다.왔던 길로 200미터 정도 되돌아 나와 오른쪽으로 향한다. 능선을 타면서 청풍호를 바라보는 길이다. 하산하는 내내 청풍호를 조망할 수 있었다. 바위와 단풍, 호수이 어우러지는데, 거기에 날씨만 맑았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였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쉽다. 조망터만 나오면 올라가서 주위 풍경을 감상한다.
흐린 날씨가 기어코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한다. 우의를 꺼내입고 산행을 하는데, 비가 오다가말다가 하더니 비가 그친다. 베낭 속에 넣었던 카메라를 다시 꺼내어 사진을 찍는다. 발이 아픈 지기님이 결국 뒤로 처진다. 발이 아파서 내리막길을 잘 걷지 못하는 데다가 사진까지 찍으니 걸음이 늦어질 수밖에. 다른 사람들의 행보에 보조를 맞추어야 할 텐데,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다. 후미를 책임진 나로서는 참으로 난감하다. 산방을 이끄는 지기가 취할 태도는 아닌 것 같다. 마지막 계단을 내려올 무렵에는 진눈깨비가 내리더니 우박으로 바뀐다. 하산을 서두른다. 거의 다 내려와서 사진을 한 장 찍고 돌아서는데, 안경이 떨어진다. 안경을 주워 보니 안경이 뒤틀려 있고 다리도 부러져 있다. 이러~언! 오늘 비싼 산행을 했네! 하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산행을 마친 것에 감사를 드린다.
<옥순대교주차장에서 정상 가는 길>
옥순봉
산행들머리
옥순봉. 왼쪽 뒤에 구담봉이 보인다.
옥순봉과 옥순대교
왼쪽이 제비봉
불알바위(?)
<정상에서 전망대 가는 길>
왼쪽 봉우리가 둥지봉. 그 뒤가 구담봉. 오른쪽에는 옥순봉과 옥순대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