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5일
옛군산세관 창고 내 인문학창고 《정담情談》
진포해양테마파크공원
뜬다리부두(부잔교, 등록문화재 제719-1호) 등
두루 멀지 않은 공간에 위치함으로써 들리어 산책하고 휴식도 취했다.
그리고 인근 경암동철길마을
1944년 일제가 신문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준공한 철길
(전북 군산시 경촌4길 14)
오늘 이곳에서 "군산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최종 코스를 맞이한다.
어린시절 목청껏 부르던 "기찻길옆 오막살이~~!"라는 노래가 절로 생각나는 이곳은 철로와 집의 거리가 1m여 남짓도 안되는 사이를 비집고 들어앉은 철로가 일상이라는 삶과 어우러져 어색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절묘한 곳이다.
사진작가들이 주로 찾았던 이곳은 최근 연인들이 추억을 담는 장소로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마당으로 기차가 지나던" 경암동철길마을
총 길이 2.5km
1944년 4월 4일, 신문용지 제조업체인 페이퍼코리아(주)가 생산품과 원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어졌다.
5~10량의 컨테이너와 박스 차량이 연결된 화물열차가 오전 8시 30분~9시 30분, 오전 10시 30분~12시 사이 마을을 지나갔다.
마을 중간 차단기가 있는 곳과 없는 곳 모두 합쳐 건널목이 11개나 되었다.
사람 사는 동네를 지나야 했기 때문에 속도는 느렸다.
기차가 지날 때에는 역무원 3명이 기차 앞에 타서 호루라기를 불고 고함을 쳐 사람들의 통행을 막았다.
그 사이 주민들은 밖에 널어놓았던 고추 등 세간을 들여놓고 강아지도 집으로 불러들였다.
시속 10km 정도의 느린 열차는 2008년 7월 1일 통행을 완전히 멈췄다.
비록 기차는 사라졌지만 소유의 경계가 없는 문과 벽, 빨랫줄, 텃밭 등 고즈넉한 마을 일상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현재 철길마을은 영화 등 예술 무대가 되고 있고, 사진 애호가들이 종종 찾는 공간이 되었다.
SNS에서 많이 접했던 경암동철길마을
추억을 살피고 아이템을 찾아 꼭 한 번 들러고팠던 곳이다.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 우리나라 군산에
그것도 2008년까지 실제 화물열차가 운행되었다고 하니
열차 운행 중단 후 재개발이 될 것 같았지만 그대로 철길을 유지하여 아이템화했다.
그리고 지금은 추억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물론 상업적인 용도이나 흥미롭고 정이 넘쳐난다.
즉 추억을 파게 구멍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철길은 이렇게 살아나 우리들에게 정겨운 추억을 제공하고 있으니!
어릴 적 가방 둘러메고 하굣길에 철길을 걸어다녔던 기억이 난다.
철길 위 설레임과 스릴 만끽하며 선로 위 어렵게 걸어 본 기억
기차가 오기를 기다리며 선로 위 귀를 바짝 대고 소리를 들었던 기억도
두루 나에게는 정겨운 철길 추억이다.
이제 철길을 걸으며 양 쪽에 펼쳐진 추억의 물건들, 추억의 가게들을 만나보자!
재미있게 추억을 되살리고 싶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때 고향 친구들과 참 많이도 갖고 놀았던 딱지
누구의 딱지에 글자 수가 많은지를 공개해서 따먹었던.. ㅎㅎ
사탕은 또 어떤가!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 카라멜과 알사탕 등 몇 개를 사면 집에까지 1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입 속 되새김질(?)하며 왔었다.
밀크카라멜은 1980년대, 즉 중학교 때 많이 사먹었던 주전부리였다.
달콤하니 침고이는 맛은 아직도 기억 새록새록
마치 담뱃갑처럼 생겼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던
아무튼 하나 씩 꺼내어 사각 카라멜을 입 속 톡~ 털어넣었던 추억으로부터 미소를 띈다.
고향이 경북 영천이다보니 성냥은 별도 추억의 상품이 있다.
바로 경북 의성에 성광성냥공업사가 만들어낸 성냥이다.
1970년대 최대 전성기를 맞았던 향토기업이다.
최근 그 공장 건물은 의성군에 기부되어 기치있는 건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성광성냥은 경암동철길마을에서 만난 육각형이 아닌 사각형이었다.
특히 아폴로나 쫀듸기 등 추억의 불량식품들은 나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당시 먼 길 힘들게 등/하교하면서 불량식품 군것질의 즐거움으로 견뎌내기도 했다.
ㅋㅋ
시골 5일장 다녀오시던 엄마에게 꼭 뽀빠이(당시 10원) 기대했었고
소 팔고 오시던 아버지께는 길쭉한 자야(당시 20원) 한 봉지 애탔던 기억들
지금의 별사탕 맛은 그때 그시절의 맛과 사뭇 달랐지!
겨울철이면 꼭 팽이치기를 했었고
구슬치기는 동네 골목길이나 친구집 마당을 점령하여 구슬 따라 뛰어다니며 노닐던 기억들이 선명하다.
겨울방학 때 주로 즐겼던 놀이다.
찬바람 맞고서 얼고 튼 손 부비대며 즐겁기만 했었던
칼이나 권총 같은 장난감들도 무지 갖고 놀았었다.
문방구나 구멍가게에서 플라스틱 장난감을 사기도 했었지만, 집에서 나무를 다듬어 직접 만들기도 했었다.
손재주 뛰어난 친구에게는 10원짜리 동전이나 구슬/딱지 등 뇌물(?)을 주면서 만들어 달라고 부탁도 했었다.
새총도 마찬가지이다.
왠간히 집에서 적당한 나뭇가지를 찾아 낫으로 다듬어 직접 만들었다.
고무줄은 어린아이 기저귀용 노란 고무줄을 사용했고
친구가 문방구에서 구매했던 새총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가릴 것 없이 새를 쏘아 맞추거나 잡는다는 것은 거의 힘들었던
그러니까 거의 실용성 제로
괜히 나무조각 등 목표물을 세워놓고 맞추는 연습만 했다는 ㅎㅎ
그 많은 추억의 먹거리들 중에서도 경험 못한 것도 많다.
그러나 쫀듸기 만큼은 얼마나 좋아했었던지
흰 설탕 뿌려진 단맛으로 기분좋은 식감에 매혹되었던
아폴로와 호박꿀맛나 등
혀와 입놀림으로 달콤함을 탐닉했었고
젤리와 카라멜 역시 입 속 상쾌함을 주었던 행복했던 친구들이라~
이처럼 철길 산책은 지루하지 않다.
경험했었고 익숙하고 친숙한 놀거리와 먹거리들
고향과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이 생각나는 순간들이다.
이 모든 것들은 나에게 행복한 맘 자산들이 되고 있다.
한편 고스란히 철길도 느껴본다.
"철길은 추억을 싣고"
우리들 일상으로부터 소통하고 情을 나눴던 역할도 톡톡히 해냈던
건너편 우뚝 선 아파트가 생뚱맞아 보이긴 해
그래도 그림이 평온하고 따스하게 느껴진다.
경암동철길마을 인근 모과나무에는 모과 익어가고
모과나무 가로수는 넘 보기 좋아! ㅎㅎ
오늘 경암동철길마을에서 습득한 추억의 물건과 먹거리들
두루 마산땅콩캬라멜 판매 사은품으로 활용할꺼나
아무쪼록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소통하는 도시 군산
맛나고 설레었고 심취했던 군산여행은 유익했고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