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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불교 일주문 원문보기 글쓴이: 淸凉法山
[석불] ⑰ 옥천 용암사마애불 (충북 유형문화재 제17호)
석불을 찾아다니다 보면 산을 한참 올라가도 제대로 된 전망을 보기가 힘든 경우도 있고 그다지 높지 않아 단숨에 올라갔는데 일망무제(一望無際)라는 말을 실감할 때도 있다. 옥천 장령산(656m)은 그다지 높은 산이 아닌데도 동쪽을 향해 툭 터져 있어서인지 상당히 멀리까지 보인다. 불상은 골산(骨山, 바위가 많은 산) 특유의 마사토가 깔린 장령산 중턱에 쌍탑(보물 제1338호)과 함께 계신다. 절 뒤 큰 바위 중간쯤 금이 간 부분 아래를 떼어내고 다듬어 마늘각시 같은 불상을 새겼다. 치석을 거칠게 한 덕분에 자연스레 광배모양이 된 듯한데 이 또한 치밀한 계산이 깔린 것 같다. 바위의 철 성분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온몸이 붉은색을 띠고 있는데 유독 입술에만 눈길이 한 번 더 가는 매력이 있다. 삼각산 삼천사의 마애불(보물 제657호)도 이와 흡사하다. 옷 주름은 허리춤부터 둥근 반원형으로 시작하여 정강이쯤에는 V자형에 가까운 모양으로 열 서너 줄의 주름을 꼼꼼하게 조식했다. 대의 가닥이 왼쪽은 손목까지 내려오고 오른손의 수인은 엄지손가락에 검지와 약지를 갖다 댄 모양이며, 왼손은 종지모양을 만들어 손바닥을 보이고 손목엔 팔찌를 하고 있다. 승각기(僧脚崎, 속옷)는 두세 개의 주름으로 매듭을 주지 않고 간단히 표현했다. 양발은 벌리고 있는 모양인데 고창 운선암(전북 유형문화재 제182호)마애불도 여기와 비슷한 맞맞이 발모양이다. 양 발 사이 복숭아 뼈 쯤 둥근 모양으로 옷 주름을 새겨 놓았는데 얼핏 보면 다른 형상을 조각해 놓은 듯이 보이기도 한다. 법당에 모셔진 주불도 문화재(충북 유형문화재 제193호)로 눈여겨 볼만하다. 발아래 대좌에는 온전한 모습의 연꽃을 조식하여 발목까지 채워 놓았다. 자연이 준 선물인 바위 하나까지 이렇게 잘 활용하여 불상을 새기고 만대까지 전해오는 그 힘은 과연 어디서 오는 걸까. 그것이 궁금하다. ◀ 계신 곳: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