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하 - (2018) 사북 늦봄 00. 폭설 (류근 시, 이수진 작곡)
폭설
- 류근
그대 떠난 길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 버리라고
온 밤 내 욕설처럼 눈이 내린다.
온 길도 간 길도 없이
깊은 눈발 속으로 지워진 사람
떠돌다 온 발자국마다 하얗게 피가 맺혀서
이제는 기억조차 먼 빛으로 발이 묶인다.
내게로 오는 모든 길이 문을 닫는다.
귀를 막으면 종소리 같은
결별의 예감 한 잎
살아서 바라보지 못할 푸른 눈시울
살아서 지은 무덤 위에
내 이름 위에
아니 아니, 아프게 눈이 내린다.
참았던 뉘우침처럼 눈이 내린다.
그대 떠난 길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 버리라고
사나흘 눈 감고 젖은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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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 시인의 시 '폭설'로 만든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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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27 11:2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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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년 서울 살이를 뒤돌아보니 황망스럽고 처량합니다.
떠남은 새로운 시작인 것.
내 삶의 남은 앞날
평탄하고 여여한 날의 연속이었으면...
그러나 떠남은 슬픈 것인 걸...
눈이 아닌 細雨가 내리네, 오늘.
한참으로 리듬을 타고
흘러가 봤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