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⑬ 심우도(尋牛圖)
선 수행단계 ‘소(牛)’통해 비유
간혹 사찰 법당 외벽을 둘러보면 동자와 소가 그려진 벽화를 보게 된다. 초심자들은 “과연 소가 불교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생각하게 마련이다.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찰 벽화에 많이 사용되는 심우도에 대해 알아보자.
심우도는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과정 또는 깨달음을 얻어가는 선 수행 과정을 소와 동자에 비유해 그린 선화(禪畵)다. 보통 10단계에 걸쳐 그려지기 때문에 십우도(十牛圖)라고도 한다.
각 단계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 심우(尋牛)는 소를 찾아 헤매는 동자상. 동자는 망과 고삐를 들고 있는데, 발심 수행자 단계를 의미한다. 2단계 견적(見跡)는 소 발자국을 찾는 동자상으로 본성의 자취를 어렴풋 느끼며, 3단계 견우(見牛)는 본성을 보는 것이 눈 앞에 다다랐음을 나타낸다. 4단계 득우(得牛)는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을 얻음을 말한다.
5단계 목우(牧牛)에서는 검은색을 띠던 소가 차츰 흰색으로 바뀌는데 삼독(탐ㆍ진ㆍ치)을 지우는 단계다. 6단계 기우귀가(騎牛歸家)부터는 소가 완전 흰색을 띠며 소와 동자가 피안의 세계로 나감을 뜻한다. 7단계 망우존인(忘牛存人)은 소가 본성을 찾기 위한 방편이었음을 나타내고, 8단계 인우구망(人牛俱忘)에서는 만물일체가 공함을 나타내는데 O상으로 상징하고 있다.
9단계 반본환원(返本還源)과 마지막 입전수수(入廛垂手)는 ‘산은 산, 물은 물’ 그대로를 꿰뚫을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한 경지가 된 후 중생제도를 위해 나간다는 의미다. 결국 발보리심부터 수행을 통한 깨달음과 중생 제도까지 불교인이 나아가야 할 삶을 10장의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⑬ 심우도(尋牛圖)|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