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4개 팀이 권역별 리그 상대와 한 차례씩 격돌, 그 성적을 토대로 전반기엔 황금사자기, 후반기엔 청룡기 전국대회 출전 팀을 가리게 된다.
전반기 주말리그는 다음달 23일에 종료되며 제 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은 5월 5일부터 시작된다.
지난 25일(토) 전국 9개 구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 주말리그. 그 중 서울권 B조 3경기는 IB SPORTS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시즌 첫 게임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래서일까? 가장 좋은 컨디션의 투수를 선발로 올려 세웠고 타자들도 어느 때 보다 집중력을 보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주말리그 첫 주 경기라는 의미를 부여, 25일(토)과 26일(일) 양일간 펼쳐진 전국 모든 구장의 경기기록을 1,2 부로 나눠 정리했고 아울러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안우진 153, 곽빈 148 강속구 투수들이 넘쳐난다
25일 이슈는 TV 생중계가 잡힌 서울권 B조 3경기.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우승 후보 서울고, 덕수고, 경기고, 휘문고가 연달아 출격해 시선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안우진(휘문고3.우완)의 피칭은 단연 돋보였다.
배명고전 선발 출격한 안우진은 1회부터 마운드를 내려간 7회까지 거의 비슷한 스피드를 유지했다. 최고구속 153km/h
윈터리그때 보다 스피드가 2~3km 상승한 것이고 이 날 138km/h의 슬라이더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배명고 타선은 빠른 볼에 기죽지 않고 방망이를 돌렸고 잘 맞은 타구도 여러 번 나왔다.
요즘 140대 중반의 볼을 던지는 고교 투수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타자들도 적응이 어느 정도 된 탓에 제 스윙을 하고 기죽지 않는다.
배명고 타자들은 한 타석을 돌고 난 뒤부터는 맞추기 시작했고 0-2로 끌려가던 5회 3안타와 투수실책을 묶어 2-2 동점을 이루기도 했다.
원래 안우진은 70~80개 정도의 볼을 던지고 내려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자 ‘남는 것 없이 마운드를 내려오긴 아쉽다’라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라 2점차 리드 상황에서야 교체됐다.
안우진은 경기 종료 후‘ 첫 게임이라 긴장도 했는데 내 자신을 잘 다스린 것 같다. 초반에 제구가 잡히지 않아 공개수가 많았는데 중반부터 빠르게 승부를 걸어 투구 수를 줄일 수 있었다. 오히려 칠 테면 쳐보라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동점이 되면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던졌다. 코치님이 던지면 던질수록 공이 좋아지고 있으니 감을 익히라는 차원에서 좀 더 끌고 가자고 하셨다. 곧바로 점수를 뽑아준 타자들에게 고맙다.’라며 공식 첫 경기 등판 소감을 밝혔다.
곽빈
그런데 이 날 위력적인 피칭은 안우진 만이 아니었다. 2-4로 끌려가던 7회 배명고는 4번째 투수를 올려 세웠다. 곽빈(3학년.우완)
그는 4번 타자 겸 1루수로 뛰다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한 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 날 스피드건에 148km/h를 찍었다.
“이틀 전 인천고랑 연습게임 때 147까지 나왔다.”
경기 전 그의 말에 기자는‘진짜냐’며 몇 번이나 되물었다. 직접 보지 못했으니 오늘 등판 기회가 있으면 증명해 보이라고도 했다. 그런데 거짓이 아니었다.
187cm 90kg 이상적인 투수 신체조건을 지닌 그는 어릴 때부터 투수를 꿈꿨고 동계 훈련 기간 투수 전업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를 해왔다고 털어놨다.
“3이닝동안 40개 정도의 볼을 던졌는데 어깨가 뭉치네요(웃음) 목표는 일단 팀 우승입니다. 꼭 이기고 싶었는데.......”
곽빈은 1차 지명 후보로 결격 사유가 없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서울권 내 지각변동을 일으킬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아직 많이 부족해요. (안)우진이랑 어릴 때부터 친구인데 오늘 잠깐이나마 맞대결 하면서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넥센이냐 메이저리그 진출이냐 기로에 서다
안우진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고 원하는 계약금 액수까지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본인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부모님께서는 해외로 가는 것도 괜찮다고 하세요. 그런데 전 큰 차이가 없다면 국내리그에서 성공해서 나중에 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히 요즘 고민 많아요.”
서울권 1차 지명 첫 번째 선택권을 쥔 넥센 입장에선 국내건 해외건 빨리 결정해주길 바라고 있다. 만약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린다면 다른 후보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고 두산-LG쪽에도 영향이 있는 터라 서울권 3팀은 안우진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남미, 호주 등 150대의 빠른 볼을 던지는 유망주는 넘쳐난다. 그들의 몸값은 20~30만불 정도. 그에 비해 한국 선수들은 훨씬 더 많은 계약금을 원한다.
안우진은 망설이고 있는 눈치다.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안정된 미래가 보장되는 국내잔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야기를 돌려 주말리그 결과를 확인해보자
배재고 첫 승의 주역 조유한 -권정호
서울권 A에서는 23명의 선수단으로 꾸려진 배재고가 청원고를 상대로 콜드승을 거뒀다.
팀원이 60여명이나 되는 학교가 비일비재한 현실에서 배재고의 첫 승은 그래서 더 의미 깊다.
신일고 역시 등록선수가 27명으로 적지만 서울디자인고를 맞아 선발 김태환(3학년.우완)이 역투를 펼치며 콜드승을 거뒀다.
선린인터넷고는 김영준(3학년.우완)의 호투에 힘입어 충암고를 2-1로 제압했다. 김영준은 지난해 말 최고구속 146km/h을 찍으며 두각을 나타냈고 올해는 팀의 에이스로 어깨가 무겁다.
신일고 김태환 - 선린인터넷고 김영준
서울권 B조 첫 경기에서는 서울고가 경기고를 3-1로 눌러 이겼다. 선발 주승우(서울고3.우완)은 구속은 130대 중반이지만 안정된 컨트롤를 앞세워 경기고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하늘(경기고3.사이드암)은 1회 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에서는 좋은 구위의 볼을 던져 시선을 끌었다.
서울고 주승우- 덕수고 김동찬
덕수고는 경동고를 8-3으로 눌러 이겼다. 덕수고 선발 김동찬(3학년.우완)은 무실점으로 승을 안았지만 아직 구위가 다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 날 양창섭(3학년.우완)은 출격하지 않았다. 다음날 서울고전 등판을 위함이었다.
부산&제주권 3개 경기에서는 경남고, 개성고, 부경고가 승전보를 울렸다. 경남고는 부산정보를 맞아 3-2신승을 거뒀다. 전력상으로 보면 점수 차가 더 벌어져야 했다. 그러나 상대 투수들의 페이스가 좋았고 타자들은 시즌 첫 게임이라는 긴장감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개성고 최보성 -부경고 한준호
개성고는 부산고와 11회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이겼다. 개성고 최보성(3학년.우완)은 작년까지 내야수로 뛰었던 선수. 그러나 이 날 7이닝 동안 1실점 무자책으로 부산고 타선을 봉쇄했다.
부경고는 한준호(2학년.좌완)의 호투에 힘입어 부산공고를 2-0으로 물리쳤다.
경상권 A조에서는 포항제철고가 상원고를 7-0 8회 콜드로 가볍게 제쳤다. 포항제철고의 전력이 작년만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상원고 입장에선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상원고의 전력이 크게 약화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글로벌선진학교는 올해 2월에 창단한 영문고를 3-2로 제압했다. 선수 인원이 두 팀 모두 17명. 전국대회 티켓 보단 경험을 쌓기 위한 출전이라 볼 수 있다.
경기권에는 유독 신생팀이 몰려 있다.
유신고(1984년) 부천고(1985년) 야탑고(1997년)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팀은 모두 2000년대 이후 창단됐고 부천진영고(2016년 10월 창단) 청담고(2016년 11월)는 선수수급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신생팀이다.
경기권A조 3경기에서는 소래고, 백송고, 장안고가 첫 승을 거뒀다.
장안고 박현진-이성원
지난해 kt 1차 지명 선수(조병욱)을 배출한 장안고는 선발 박현진(2학년.좌완)이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고 4번 타자겸 포수 이성원은 3점 홈런포를 터트리며 투수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올해로 창단 4년째를 맞은 장안고는 지난해 후반기 주말리그 준우승을 거두는 등 차근차근 전력을 다지며 비상을 꿈꾸고 있다.
경기권 B조에서는 송탄제일고가 청담고를 6-0으로 제압했다. 2015년 창단한 송탄제일고는 지난해 통산 4승 10패, 대통령배와 봉황대기 1회전 탈락 기록을 갖고 있는데 올시즌 출발이 좋다.
손호진
선발 출격한 손호진(3학년.우완)은 7.2이닝 동안 무려 14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인천출신으로 어깨 통증으로 쉬다 복귀한 지 한 달 정도 됐다는 손호진은 176cm 82kg으로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 최고구속 142km/h. 평균 구속은 130대 중반 정도지만 컨트롤이 좋다.
친동생 손호원(송탄제일고2.유격수)과 나란히 청소년대표에 발탁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안산공고는 충훈고를 7-0 7회 콜드로 이겼고 율곡고는 선발 김대환이 7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역투와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인창고를 역시 7-0 콜드로 물리쳤다.
26일(일) 주말리그 경기 결과와 노히트노런의 주인공 신민혁(야탑고3.우완)의 인터뷰도 이어진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기사제공 홍희정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