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창조한 무기생명체-사물인터넷제품들, 블록체인의 DNA역할 주목
“인간은 소우주(小宇宙)다”라는 말은 인간이라는 생명체 내에 “우주의 모든 원리와 비밀이 다 함축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불가에선 “나는 모든 것들의 모임이요. 모든 것들은 나의 흩어짐이다”라는 표현을 했다. 요즘 첨단 미시세계를 연구하는 물리학과 거시세계를 연구하는 천체과학이 일맥상통하여 학문의 융합을 도모하는 것도 그런 연유다.
지구 밖에서 보면, 인간은 지구라는 거대 생명체에 기생하는 박테리아와 같은 생명체일 수 있다. 박테리아는 단일 세포유기체로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박테리아는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라고 불리는 ‘바이러스(virus)’들과 끊임없는 전쟁을 벌여왔다. 미시세계에서 박테리오파지의 수가 어느 정도인가 하면 10의 31제곱이다. 작은 모래 하나에 1조 개나 붙어있는 셈이다.
생명체를 세포라는 단위를 기준으로 분류해서 그렇지, 엄밀히 말해선 지구의 생물학적 실체는 박테리아가 아닌 바이러스에서부터 출발하는 게 합당하다. 바이러스를 구성하고 있는 핵심 물질은 RNA나 DNA의 유전물질이다. RNA나 DNA가 지닌 공통적 특징은 단지 당, 염기, 인산 3가지 물질이 체인처럼 엮여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슬들로 구성된 바이러스가 어떻게 물질대사 및 증식과 자기복제를 통해 생물학적 기능을 발휘하는 지 신비롭기만 하다. 그래서 바이러스의 탄생에 대해 자연적 발생설 보다는 외계인이 만든 ‘미니로봇’이 아닌가 하는 창조설이 더 솔깃해진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사물인터넷 시대라고 한다. 사물인터넷에 대한 기술적, 문화적, 사회적인 다양한 해석들이 있는데 필자는 좀 이색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는 인간이 신과 동격으로 살아가게 될 ‘신인합일(神人合一) 시대’의 첫걸음이라는 견해다. 즉 “신이 유기물(有機物)의 생명체를 창조해냈다면, 인간은 사물인터넷을 통해 무기물(無機物)의 생명체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 시대에선 PC 안에만 머물러 있던 소프트웨어가 PC 밖으로 뛰쳐나가는 세상이다. 소프트웨어란 인간의 생각 그 자체를 프로그램으로 코드화시킨 것이다. 다시 말해, ‘공(空) 또는 무(無)’의 세계에 머물러 있던 인간의 상념(想念)들을 PC라는 매개체를 통해 비트(bit) 단위의 전기적 신호로 코드화시켜 놓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PC 밖의 기계에 내장함으로써 그동안 무생물이었던 기계가 생명의 혼(魂)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즉 인간의 마음(생각)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낸 것이다.
PC를 생명체로 비유해 동양의 생명용어로 표현하면, 운영체제는 영(靈)이요, 소프트웨어는 혼(魂), 펌웨어(firmware)는 백(魄)에 해당한다. 필자의 생각이다. 다시 생물학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영은 DNA, 혼은 RNA, 백은 단백질이다. 요즘 인간에 의해 무기생명체들이 무한히 탄생하고 있다. 그게 바로 다양한 사물인터넷 제품들이다.
어찌 보면, 사물인터넷 제품들은 육신을 지닌 소프트웨어일 수 있다. PC 밖으로 뛰쳐나간 이 다양한 생명체(소프트웨어)들이 살아가기 위해선 지구와 같은 자연환경(운영체제)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운영체제(OS)도 PC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게 바로 ‘공간OS(Space operating system)’다. 필자가 만들어낸 용어다.
이 ‘공간OS’의 개념은 요즘 ‘스마트빌딩’이니 ‘스마트씨티’라는 용어로 표현되고 있다. 빌딩이나 도시 자체가 거대한 운영체제(OS)인데 다양한 사물인터넷 제품(생명체)들이 이 환경(OS) 속에서 상호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공간OS’는 스마트국가도 될 수 있고, 인간의 생각에 따라 지구 밖 은하계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사물인터넷 제품들은 인간이 청조한 초기 원시생명체에 해당한다. 아직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전달이 이뤄지는 까닭에 스마트폰이라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신과 영적교류를 위해 기도하듯, 사물인터넷 제품들은 기도대신 스마트폰을 통해 인간과 영적교류를 하고있다.
AI와 블록체인, 로봇 그리고 생물반도체 같은 기술들이 진화하면 사물인터넷 제품들도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고 복제가 가능한 진화된 생명체가 될 것이다. 우리가 신비롭게 생각하는 DNA의 나선형 사슬에 신의 생각이 암호화 되어 있다고 생각하듯, 사물인터넷 생명체에는 블록체인이라는 사슬에 인간의 생각이 암호화 되어 전달될 것이다. 인간이 그러했듯 사물인터넷의 먼 후손들이 그걸 해독하느라 무지 고생할 터이지만, 어쨌든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중간에서 또 다른 새로운 우주는 탄생하고 있는 중이다. 인간에 의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