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신경림 <농무>
이해와 감상
이 시는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어 존재의 근거인 농사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나라 농촌의 현실을 사실적이고 극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1970
농촌을 떠나 무작정 도시로 향하는 이촌향도의 현상이 사회 문제가 되었던 당시에 차마 삶의 터전을 포기할 만큼 모질지 못해, 공동체의 따스함은 이미 사라져 버리고, 생계 자체가 위협받던 농촌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농민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 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처절한 답변이다. 흥겹고 즐거운 춤이 었던 농무는 이제 농민들의 울분과 허탈함, 자조적인 한탄과 좌절감을 삭이고 분노를 녹이는 한의 처절한 몸부림이 된 것이다. 농민의 눈높이에서 접근하는 친근한 언어를 구사하고, 농민에 대해 따스한 애정의 눈길을 가진 시인이었기에, 지식인임에도 불구하고 민중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사실적, 묘사적, 비판적
주제 : 농민들의 한과 고뇌어린 삶
특징
① 직설적인 표현으로 현실을 인식을 드러내고 있음.
② 역설적 상황의 설정을 통한 심리 표출
③ 서사적인 시상 전개가 이루어짐
출전 : <농무> 1971
작품 연구실 : <「농무」의 반어적 상황>
70년대 농민시의 대표적 작품으로, 피폐된 농촌의 현실과 농민의 울분을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텅빈 운동장, 철없는 쪼무래기들만 따라나서는 장거리에서의 농무, 채산성이 없는 농사 등은 농민의 소외감과 울분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시적 상황 설정이다.
그런데, 마지막에서 그 자조와 한탄이 ‘신명’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것은 표면적으로는 흥겨움의 표현이지만, 이면적으로는 살의가 느껴질 정도의 분노의 감정이다. 뿌리깊은 좌절감과 울분을 농무의 신명이라는 반어적 상황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품 연구실 : 「농무」에서 ‘임꺽정 이야기’를 삽입한 효과
꺽정이와 서림이의 등장은 60년대 농촌의 현실과 조선 명종 때 현실을 비유적으로 결합시키게 한다. 임꺽정과 서림이는 60년대 농촌 현실에 갑자기 나타난 이질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이 시의 문맥 속으로 임꺽정의 이야기를 끌어드림으로써 60년대의 현실과 조선 시대 현실 사이에 대화 관계를 설정하게 한다.
임꺽정은 조선 명종 때 의적 우두머리이며 서림이는 임꺽정의 모사이다. 조선 시대 봉건제의 엄격한 신분 사회에서 남다른 힘과 재주를 지녔지만 신분적 한계 때문에 그 힘과 재주를 적절히 쓸 수 없었던 그들의 울분과 한은 그들로 하여금 도둑이 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러한 임꺽정 이야기는 이 시를 단순한 농무에 대한 묘사로 만들어 놓지 않고 농무로 하여금 60년대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소외된 농촌, 농민들의 울분을 표현하는 춤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나) 상행 _ 김광규
이해와 감상
이 시는 화자가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바라보면 1970년대 우리 나라의 모습을 그렸다. 1970년대는 우리 나라가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근대화가 진행되던 시기이지만 화자의 눈에 비친 근대화는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그가 목격한 근대화는 진정한 근대화가 아니라 겉모습만 그럴듯한 근대화이다. ‘황혼 속에 고합치는 원색의 지붕들과 잠자리처럼 파들거리는 TV 안테나들’은 그 겉모습으로 하여 발전된 농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상은 서민들의 삶과는 유리된 것이다. 특히 ‘황혼 속에 고함치는 원색의 지붕’이란 주변의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정부에서 근대화를 선전하기 위하여 강제로 추진한 주택 개량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게다가 당시는 독재 정권 하에서 개인의 사고와 표현의 자유마저 제한되어 있다. ‘흥미있는 주간지를 보며, 듣기 힘든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고, 맥주나 콜라를 마시며’ 즐기라는 것은 언론을 통제하던 당시의 현실을 나타내며, ‘되도록 생각을 하지 말’고 ‘침묵’하며 ‘아르헨티나의 축구 경기’나 ‘GNP’, ‘증권 시세’와 같은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것은 개인의 사고와 표현을 제한하는 현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즉, 화자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지지 말고 가볍게 인생을 즐기라고 설득하고, 사회에 대해 비판하지 말고 침묵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반어적인 표현으로 시적 화자가 정작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이나 진실을 알려는 노력 없이 일상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에 대한 비판이다. ‘너를 위하여 / 나를 위하여’에서도 알 수 잇듯이 이러한 비판은 작가 자신에게도 향하고 있다.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제재 : 상행 열차 차창 밖의 풍경
주제 : 잘못된 근대화의 모순과 소시민적 삶에 대한 비판
특징
① 반어적 어조를 사용하여 현실을 풍자함
② 근대화를 상징하는 다양한 소재들을 활용하여 주제를 형상화함
출전 : <반달곰에게>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