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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석코너 원문보기 글쓴이: 청심
거제도 가는 길... 09년 11월 23, 24일 |
대한민국 헌법 제39조 제1항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 하였듯이
대한민국 남자라면 필연적으로 거쳐야 되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마친지 시간은 벌써 30년 가까이 지났다.
이젠 그 시간을 되돌려 아들(원국)이 입대를 한다는 것에 격세지감을 또 느낀다.
훈련소 조교의 손에 이끌려 대열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아르바이트를 한답시고 PC방이나 전전하는
아들에게 "이녀석아 입대하면 훈련받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 의자에 앉아 빈둥대는 곳에서 젊음을 죽이지 말고
막내 고모도 원하는 일이니 고모 회사일이나 도와라!" 하며 토악질을 했기 때문에 내가 좀 심했나 하는 생각과 아들의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아내의 짠~한 얼굴이 오버랩(overlap)되며 마음 한쪽이 편치않았다.
그 짠~한 마음이 역풍이 되어 또 나에게 불똥이 튀지는 않을지 내심 마음이 불안하기도 하고... @
며칠 전 아들이 23일(월) 입대하는데 계획이 어떻게 되겠냐고 아내가 물어왔었다.
'원국이 입대하는데 어떻게 할 예정이야요?'
'어떻게 하긴? 진주에 있다는 교육사령부까지 데려다 줘야지!' 하고 당일 연가를 신청했던 터다.
나름 속내가 있었다.
공군교육사령부가 진주에 있다면 고개만 살~짝~* 아래를 쳐다보면 거제가 보이지 않는가?
당연히 아들을 배웅하고 거제를 가야 되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그런 나의 흑심(?)을 아내에게 최대한 들키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표정관리에 신경을 쓰며 아내에게 제안했다.
"이왕 진주까지 내려갔으니 원국이 들여보내고 쬐~금만 더 가면 거제인데 우리 통영에 가서 회도 먹고 또 1박하고
또 조금만 더 가면 거제도인데 같이 돌이나 주울까?" 하며 아내의 눈치를 살피자 묘한 눈 빛으로 묵묵부답이던 아내였다.
입대 당일인 23일(월) 05:00 아내와 막내딸 다운과 함께 서울 미성동을 출발하여 아들과 같은 과 캠퍼스 커풀인 여친이
동행을 하기로 하였다기에 06:00 분당에서 아들의 여친을 태우고 진주까지 가는 길은 아내의 얼굴에서 읽히는 것과 같이
마음이 착잡했다.
그렇게 진주에 도착하니 12:30으로 교육사령부의 정문은 출입이 차단되어 있고 입대장병환영행사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지만 그 것도 잠시 정문이 열리며 입소행사장소 까지 이정표를 따라 올라갔으나 행사 예정대로라면 입대하는 신병의
가족과 함께 13:00에 입영장소로 집결하여 14:00까지 환영행사가 진행되고 입대행사 후 가족을 위하여 강당에서
교육훈련과정소개와 신병이 사용 예정인 시설물들의 견학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사전 통보도 없이 신종플루로 인하여
이 모든 입소행사가 취소되었으니 입대장병만 하차시키고 차량을 영외로 신속히 이동시키라는 조교들의 재촉에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못하고 아들과 눈인사로 대신하고 헤어지는 상황이 연출되어 좀 당혹스럽기까지 하였다.
순간 아내와 먼길 까지 따라온 아들 여친의 표정을 살피니 짠~한 마음이 읽혀지고 이 참에 그 불똥이 나에게 떨어질 것을
생각하니 나의 탐석행에 국방부도 도움이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이다.
'지금 작별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장남이 힘든 훈련을 받으러 들어갔는데 지금 돌 생각만 하고 있어요~~!
거제는 무슨 거제야요!' 하며 그냥 올라가자고 할 것이 안 봐도 비디오였다.
좌로 부터: 아내, 입대하는 아들, 아들이 여친
캠퍼스 커풀이라는 여친이 함께 왔다는 사실에 참 대견하고 대단하다는 생각과 고마운 마음이 함께했다. 짧은 시간을 함께하였지만 고무신 거꾸로 신지 말고 며느리(?) 감으로 욕심이 나는 참한 학생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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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오빠가 입대한다고 함께 따라온 막내딸 배다운
그런데 아들의 여친과 딸이 닮아도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친자매처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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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들과 아쉬운 이별을 뒤로하고 진주 시내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아내에게 속보이는 제안을 했다.
'같이 따라오니 엄~청 먼거리지? 이렇게 먼거리를 길에 돈뿌리고 와서 그냥 올라가기 아까우니 오늘은 통영 관광이나 하고
내일은 바로 옆 거제도에 가서 잠깐 돌이나 줍고 갈까? 어때 좋은 생각이지?' 하였더니 나의 속내를 아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해주는 것인지...
내일 다운이 학교에서 신종플루 백신 맞는 날인 것을 깜빡했다며 우리는 고속버스 타고 올라갈테니 당신은 볼일을 보고
천천히 올라오라는 예상 밖의 따스한 내조(?)를 보인다.
그렇게 아내와 헤어지고 남해고속국도를 경유해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진입하는데 이미 내가 내려온다는 소식을 접하신
통영에 거주하시는 조약돌님께서 폰을 주시어 현재의 위치를 여쭈시며 통영시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하고 조약돌님의
석실을 방문하여 애장석을 감상하며 석정을 나눈 후 내일은 여수에서 씨밀레님과 달맞이님께서 오시어 함께하시기로 이미
약속이 되셨다는 조약돌님의 반가운 말씀이시다.
다음 날(24일) 간조시간(06:40)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06:00에 만나기로 약속된 장소에서 출발하여 돌밭 입구에 도착한 후 내려가는 길이 험하다며 두 노친네(조약돌님과 씨밀레님)께서 불만이 많으시다. 평소에 운동 좀 하시지... ㅋ ㅋ . . . 참고로 달맞이님은 본인과 동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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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님과 돌밭에 진작 도착하여 탐석을 하고 있는데 까마득히 조약돌님의 모습이 먼저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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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씨밀레님의 모습도 보이십니다. ㅋ ㅋ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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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기념촬영 부터... 좌로 부터: 씨밀레님, 조약돌님, 달맞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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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물찾기는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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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목이 생각나서... 새벽 태양빛의 역광을 받아 독특한 칼라가 연출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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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특유의 석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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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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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같은 자리에서 억겹의 세월을 하루 같이 참선수행을 하고 계시고... 마치 본인에게 '네 이놈 돌에 미친놈아! 아들을 군에 보내놓고 마음이 짠~~한 마누라까지 떼어놓고 온 놈이 제정신이냐~~!' 하며 호통을 치시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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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본인의 곁에서 늘 가르침을 주시라고 이렇게 모셔왔습니다. ^ ^~@
미천한 저를 만나기 위하여 천년을 기다리셨나요, 만년을 기다리셨나요, 겹겹이 얽힌 세월, 억겹이 베어나는구나...
인간이 어찌 표현할꼬, 사람이 어찌 말할꼬, 깊고 깊은 마음을 내 어찌 알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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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암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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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고 추억을 함께한 기념을 남겼습니다.
좌로 부터: 씨밀레님, 조약돌님, 달맞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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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밀레님과 본인(청심)이 자리를 바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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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씨밀레님과 조약돌님이 자리를 바꾸어
본인과 함께하시기 위하여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함께해주신 통영의 조약돌님과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본인을 만나러 오신 여수의 씨밀레님, 달맞이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돌이 좋은 이유 / 청심
자연과 동화되고
벗이 있으며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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