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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영포럼)
조각투자증권과 증권형 토큰 규율체계 정비방향포럼
(입력: 2022.11.13 / 월간현대경영 2022년 11월호- Biz & 전략)
가장 혁신적인 곳에서부터 가장 앞서 새 길 걸어나가길!
김정각 증권선물위 상임위원: 조각투자증권과 증권형토큰 규율체계 정비하여 새로운 제도화 방향 제시하겠다
“Here are deposited the remains of Adam Smith, Author of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and Wealth of Nations.”
경제학의 비조(鼻祖) 애덤스미스의 묘비명이다.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저자가 여기에 잠들고 있다는 풀이다. 조각투자, 증권형토큰 등 가상자산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경영포럼은 애덤스미스의 외모와 매우 닮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김정각 금융위원회 금융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좌장으로 모시고 자본시장 및 자산운용업계 주요 CEO(대참 임원)를 초청, ‘조각투자증권과 증권형토큰의 규율체계 정비 방향’을 주제로 조찬회를 가졌다. 김정각 상임위원은 “현행 자본시장제도의 근간은 유지하되, 디지털자산의 장점은 살리면서 금융투자자보호를 균형있게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고, 조찬회 참석자들은 “이미 검증된 투자자보호를 근간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룩하겠다”고 화답했다. 기자는 가상자산 운용과 혁신에도 애덤스미스의 선구적 이론이 작동하는 것을 느꼈다. 위의 애덤스미스의 묘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덕감정론’이 ‘국부론’보다 먼저 나왔고, 묘비명에도 국부론 앞에 써있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세계에도 국부(돈)보다 도덕(투자자보호)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조찬회였다.
글_이희규 기자
주제 일정 좌장 참석 | 조각투자증권과 증권형토큰의 규율체계 정비 방향 2022년 10월 20일 (더플라자호텔 2층 세븐스퀘어) 김정각 금융위원회 증선위원회 상임위원 김장우 신한투자증권 그룹장 김형윤 KB자산운용 전무 이창목 NH투자증권 본부장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사장 배용석 한화자산운용 전무 – 회사명 가나다 순 |
기조말씀: 김정각 상임위원
조각투자 · 증권형토큰의 규율체계 정비 방향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김정각 상임위원입니다. 최근 디지털 자산, 조각투자, 증권형토큰이 매우 핫(hot)한 이슈입니다. 오늘은 먼저 이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약 1천177조원이며 2만여 종의 가상자산이 거래 중에 있습니다. 국내 시총은 약 23조원으로 638종이 거래중이며 35개 가상자산사업자와 중복을 제외한 고객수가 690만명, 일평균 거래규모가 5.3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소수점 주식으로 많이 알고 계시는 조각투자의 경우 카사코리아, 루센트블록, 펀블 등 부동산신탁 수익증권과 뮤직카우로 유명한 저작재산권, 현물상품 등으로 확산 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발행된 증권형토큰의 시가총액은 약 24조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유럽·싱가포르 등은 증권형토큰 공모규제 등 기존 증권규제를 적용하며 증권법에 따른 발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2017년 정부의 ICO 금지방침에 따라 현재 STO도 금지되고 있으나, 이번 새 정부는 우선 IEO 허용 예정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 ICO: Initial Coin Offering | STO: Security Token Offering
IEO: Initial Exchange Offering
새 정부 IEO 허용 예정 발표도
최근 기술발전과 시장심화에 따라 끊임없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기존 자본시장 인프라를 벗어나 저비용·맞춤형 증권의 발행과 비정형적 권리의 유통을 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용인하고 있으나 미국, EU 등이 투자자보호를 위한 규제 도입을 예고했습니다.
국내는 자금세탁방지 차원으로 특금법에서 규율하고 있으나, 가산자산기본법 관련 의원입법 14개가 발의 되어 있으며 현재 입법논의 예정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지난 4월에 조각투자 관련 증권성 판단, 처리원칙, 샌드박스 신청 시 고려사항 등의 가이드라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후 9월에는 증권형토큰 규율체계 정비방향 세미나를 통해 증권형토큰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고 기존 증권과 동일한 유통체계가 적용됨을 예고키도 했습니다. 현행 자본시장 제도는 주지하듯이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과 다양한 비정형적 권리의 발행·유통을 충분히 예상하지 못하고 마련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증권의 공모·유통 제도도 시장의 증권 발행·유통 수요를 수용하기 위한 개선 여지도 존재합니다. 또한 가상자산기본법이 마련되어 규율이 적용되기 전에 발생한 테라, 루나 사태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향후 정책의 방향은 현행 자본시장제도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증권형토큰의 장점과 투자자보호를 균형있게 추진코자 합니다.
증권형토큰이 새로운 형태인 점을 감안하여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거나 낮은 경우에 대한 예시를 함께 제공할 계획입니다. 발행에서는 신기술 도입을 통한 혁신지원과 함께 제도정비 이전에는 1:1로 매칭되는 미러링(mirroring) 방식 등을 통해 투자자 재산권을 보호할 필요도 있습니다. 검증된 기존 증권 유통시장의 안정성 활용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장내시장은 KRX에 가칭 ‘디지털증권 시장’을 시범개설·운영하고, 일반적인 거래소 시장경쟁 정책에 따라 점진적으로 확대 검토할 것입니다.
대규모 거래의 안정적 지원 및 공시, 시장감시 등 투자자보호체계가 검증된 기존 증권제도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고, 발행과 유통의 겸업은 금지하되 증권 유통과 관련한 인가를 받은 투자매매·중개업자를 통해 다양한 장외시장 거래를 허용할 계획입니다. 발행인과 투자매매·중개업자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권리가 거래되는 소규모 유통시장이 다양하게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업계의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여 제도가 정비되고 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OUND TABLE
패러다임 선점을 위해 신한 블록체인부 신설
김장우 신한투자증권 그룹장 저희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7월 ‘블록체인부’를 신설하였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반기술이 생기고, 크립토에셋(Cryptoassets: 암호자산)이 많이 나오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것이 기존 증권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아이템이고,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선점(先占)해야겠다는 생각들을 가지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이나, 토론회, 공청회 등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외부 전략 컨설팅도 받아 보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실무적으로 어려운 점이 상당히 존재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지난 9월 6일,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증권형토큰 규율체계 정비 방향’이란 가이드가 나와서 이를 기준으로 스터디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내용을 토대로 발행사이드는 증권예탁원과 긴밀히 협업해야 하고, 유통사이드는 KRX(한국거래소)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법제가 완전히 구축되기 이전에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조각투자의 경우 현행 법 상으로도 유동화시킬 수 있는 부동산 외에 예술품,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유·무형의 자산들이 기초자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위해 기존 신탁업무를 확대하는 신탁업 혁신방안도 발표(10월12일)되는 등 조각투자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하나 둘 갖춰지는 모양새입니다만, 아직도 실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과 시행시기, 기존 금융기관 및 가상자산사업자 등에 대한 인가, 지분출자 등의 제약이 어찌 되는지에 따라 사업전략의 우선순위와 투자규모가 달라지는 리스크가 상존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급적 정책을 입안하시고 집행하시는 분들이 현장과 소통의 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시고, 법제가 완비되기 전에 방향성에 대한 부분을 현장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협업, 지분, 인수 등 금융지주회사법 제한도
이창목 NH투자증권 본부장 오늘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현대경영포럼에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서는 먼저 투자자보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작금의 상황에서 조각자산투자 사업자들이 발행, 유통, 수탁까지 한꺼번에 하는 등 금융투자자보호의 입장에선 적절치 않은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해결해나가야 되는데, 그 과정에서 금융투자 사업자들이 할 역할들이 생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법안에도 이런 의도들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규범들이 계속 정해지고 함께 가야 하는데 금융투자 사업자들이 유통이나 수탁 같은 비즈니스에 고민도 많고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협업을 해야 되고, 지분 투자, 인수 등이 필요하지만 금융지주회사법 등 상당한 제한이 있는 상황으로 소극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부분까지 폭넓게 검토하고 완화돼야 새로운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투자자보호도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투자업자에게 유통과 중개 허용해주신다면?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사장 먼저 가상자산 법제화를 위한 금융위원회와, 증선위 상임위원님의 고민과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가상자산기본법 관련 의원 발의를 살펴보았는데 종합적인 입법이 되기에는 부족하고 입법을 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엄연하게 유통되고 있는 자산의 한 형태로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고, 실제 젊은 세대 위주로 많이 거래를 하고 있지만 투자자보호 장치에 대한 부분들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정책당국에서는 ICO를 불허한다고 하지만 유통, 중개, 수탁, 운용 등의 비즈니스 영역 가운데 유통과 중개 부분은 이미 안정적인 장치를 확보하고 있는 금융투자업자들에게 허용해준다면 금융투자자보호가 보다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처음에는 제한적으로 허용해가면서 증권과 관련된 규정들을 적용해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상자산법을 만들려면, 업자의 권한, 범위 개념, 그리고 갖춰야 할 기초적인 IT기반 시설 등 복잡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현행법 내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 위주로 먼저 도입을 해 나가면서 글로벌 정합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장기적으로 가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상임위원님께서 이런 모임을 많이 갖고, 업계의 고민들을 소통하고 수렴하여 좋은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바랍니다.
디지털 자산 운영 준비 위원회 발족도
김형윤 KB자산운용 전무 저희 KB자산운용의 경우 크게 유가증권 부분과, 대체투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유가증권 부분에서는 올 2월에 가상자산 투자를 준비하기 위해서 ‘디지털 자산 운영 준비 위원회’를 만들었고 지속적으로 제도권 내로의 도입과 투자방법에 대하여 스터디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체투자와 관련해서는 사실 조각투자가 기존에 있던 부동산 관련 대체투자와는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또한 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조율하고 판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자본시장법에 규제를 받고 있는데 반해, 새롭게 준비하는 회사들의 경우, 혁신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규제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극복해 나가면서 제도 내에서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자 하며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여 대책을 마련토록 하겠습니다.
뮤직카우에서 배운 건 투자자보호가 중요하단 것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최근 금융투자업계는 조각투자나 STO의 방향이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위원회와 상임위원님은 업계보다도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방향으로 법제화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키움증권은 ‘뮤직카우’와 협업, 운영하고 있습니다. 뮤직카우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고 제도화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는 등 걸림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품이 금융혁신의 측면도 있지만 증권성으로 판단한다면 투자자보호가 제일 중요할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들 말씀처럼 증권사는 증권의 유통, 중개 체계가 안정화되어 있고 소비자보호에 관해 불공정거래 규제라는 시스템까지 있기 때문에 하나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건전하고 국민의 부를 축적시킬 수 있는 금융상품이 되고자 한다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투자자보호의 가장 큰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각투자나 STO의 효용성 등 정보를 정확히 알리고 증권사의 밸류에이션(valuation)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서 글로벌 시장 선도하면
배용석 한화자산운용 전무 오늘 고명하신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님, 그리고 여러분께서 말씀하신 부분은 새롭고 잠재력이 큰 투자 대상에 관한 이야기지만, 이 역시 투자자보호가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화자산운용도 토큰 등 새로운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논의한 자산, 투자 대상들은 소위 제도권 안에 완전히 들어와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가 먼저 앞서간다면 글로벌 시장까지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임위원님께서도 말씀 하셨듯이 매우 전향적으로 판단하고 혁신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주실 것으로 기대가 큽니다. 마지막으로 제도화, 나아가서 법제화의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증선위 상임위원님을 비롯하여 업계의 목소리를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앞으로도 계속 현장과의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가장 혁신적인 곳에서 가장 앞서 새 길을 걸어주시길
김정각 상임위원 역시 “현장이 답이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포럼이었습니다. 특히 현장에 계신 여러분들이 가상자산 제도화에 많은 관심과 함께, 정책당국의 고민을 이해해 주신다는 말씀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분께서 건의하신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말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혁신성을 존중하는 가이드라인이 나오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업계에서도 많은 조언과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현재는 한국거래소에 디지털 증권 거래소를 만들고, 증권예탁원에 전자증권 제도를 적용하고 미러링(mirroring)을 하는 등 길을 열어 놓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각도를 달리하면 오늘 포럼에 참석하신 증권업계나 운용업계가 금융계에서는 가장 혁신적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있는 전자증권법과 자본법 체계에 그냥 있지 마시고 새로운 그 길을 먼저 한번 걸어봐 주시면 또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약속드리면서, 업계에서도 정책당국과 고민을 공유해 주시고, 더욱 전향적인 자세로 많이 소통해주시면 그 과정에 답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른 아침 조찬회에 나오셔서 좋은 말씀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자세한 내용은 월간현대경영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2022.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