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철학자 김진영 님께서 2017년 7월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을 하면서 쓴 글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돌아보며 함께 했던 모든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2018년 2월
돌아보면 살아온 일들이 꿈만 같아서 모두가 고맙다.
나는 평생 누군가의 덕분으로 살았지 나 자신의 능력과 수고로 살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너무 잘 안다.
갚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내가 가진 것들이 있다면 그건 모두가 내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다.
_ 「아침의 피아노」, 김진영, 개정판 2025, 178쪽
이 책은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책이다. 매일의 기록을 쓰고 있는 나를 생각하며 특별히 골라준 책이다. 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글로 적어낸 저자의 고뇌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애틋하게 다가온다. 기록은 누군가에게 남다른 깨달음을 선사한다. 누구나 기록을 할 수 있다. 특별하지 않아도 좋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해 기록하는 것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잊었던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기억해 내기 위한 도구로 기록만큼 탁월한 것이 없다.
'돌아보면 살아온 일들이 꿈만 같아서 모두가 고맙다'라는 문장이 주는 울림은 완고한 우리의 마음 문을 열기에 충분하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지 나의 수고와 노력의 결과물이 아님을 저자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선물과 같은 지금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하는 듯하다.
모두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