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도착한 기량이는 광화문 유기견
입양행사에도 참석해 많은 회원님들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았지요.
그렇게 며칠을 센터에서 적응하다 드디어
검사받으러 병원으로 갔습니다.
기량이 상태는 병원에서 CT촬영, MRI검사
까지 하면서 수술여부를 고민해야 할 만큼
아주 안 좋은 상태였어요.
처음 갔던 병원에서는 수술조차 할수없는
상태라 하셨고...
그래서 새로 찾아 간 페츠비 병원에서도
2주가 넘도록 입원시켜 지켜보며 수술
여부를 고민하다 마침내 수술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그리고, 수술하게 되면 양쪽 귀안을 모두
적출하는 것과 청력상실은 물론이고,
밖으로 돌출된 잔잔한 혹이 많이 있는
한쪽귀 날개도 잘라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귀가 안들리고 한쪽 귀가 없어진다해도
더 이상 기량이에게 아픈고통만 없게
된다면 살아가는데 뭐 그리 힘드랴싶어
개의치 않았어요.
그런 장애가 있다 하더라도 제겐
기량이니까요...
드디어 수술날짜가 잡힌 날
부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길 바라는
기도를 하며 초조하게 기다리는 저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기량이가 수술집도 전 마취시도하는 도중
부작용으로 구토를 해서 수술을 못했다는
것입니다. 11살이라는 적지않은 나이로
3기였던 심장사상충 치료하느라 심장에
무리가 온 것이 원인인 것이였지요.
그 얘기를 듣고...
만약 수술 중에 구토증세가 왔더라면
어떻할 뻔 했을까..차라리 마취 중에
구토를 한 것이 어쩌면 다행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휴우...
기량이가 안정을 찾은 후 다시 수술
날짜를 잡기로한 후 마취에서 덜 깨어
한쪽 눈을 찡그리면서도 웃고있는 기량이
사진을 보면서 안쓰러운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 졌어요...
다시 잡힌 수술 날짜가 다가올때 쯤
서울에 한번 다녀가는게 어떻겠나 하는
제안에 수술 전 기량이를 잠깐 보고오려고
KTX 예약까지 했었으나, 2차 사상충 주사
맞으러 입원시켰을 때 울부짖으며 며칠을
가슴앓이 하는 기량이 안정을 위해 면회
조차 못했던 기억과 서울로 떠날때 기량이
슬픈 눈빛이 떠올랐습니다.
분명 저를 보면 예전에 병원에서처럼
데리러온 줄 알고 반길 기량이에게
또 다시 버려지는 상처만 주게 되는게
아닌지... 여러분들에게 의논한 결과
수술을 앞두고 절대적 안정이 필요한
기량이를 위해 만나는 걸 포기했어요.
잠시 저를 잊고, 매일 병원에 와서
챙기고 보살펴 주시는 유레카2님과
그레이프님께 정을 붙이며 무사히
수술 마치길 바라기로 했지요.
그리고, 기량이 수술 후의 심각한
후유증에 대해 새롭게 의논을
해야만 했어요...
다행히 심장에 무리가 없이 마취가
잘 되어 수술이 성공해도 수술 후
앞서 말한 청력상실과 한쪽 귀 날개가
잘려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안면신경
손상이 예상되어 살아가는 동안 평생
잘 때도 눈을 감지 못하고 뜨고 자는
고통과 함께 눈 건조를 막기 위해
안약을 넣어줘야 하며 입에서는 계속
침을 흘리게 되는 등의 후유증이
심각하게(50% 가까이) 예상된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잇몸 수술 역시 턱이 내려
앉을 수 있어 수술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11살, 적지않은 나이의 노견인
기량이에게 어떻게 해 주는 것이
앞으로 남은 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까 하는 것은 저혼자의
판단으로 결정지을 문제가
아니였어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지기님,그리고 의사선생님과
여러 날을 심사숙고하며 의논에
의논을 거듭하고 있던 차에
기량이와 같은 병명으로 수술을 한
코카가 수술 이틀 후 사망하게 된
아픔을 겪은 팅프 신입회원의 사연을
접하게 되며 결국 기량이 수술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 대신 귀염증과 진물이 나는 증세가
더디게 진행되도록 페츠비 연계병원의
꾸준한 처방을 받으며 치료하기로 하고
잇몸치료 및 스켈링과 중성화수술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유레카2님의 아쉬운 작별을
받으며 기량이는 제게 돌아왔습니다.
그 동안 혹시 저를 잊지는 않았을까
두근거리며 만난 기량이와의 첫 대면
이 생각나는군요...
다가가는 저를 가만히 서서 쳐다보더니
제 앞으로 다가와서 살포시 앉아 손을
핥아주고 반기며 제게 안기더군요
그 때의 가슴 뭉클함이란.......!!
기량이를 집에 데리고 온 며칠 후
기량이를 정식으로 입양하며 입양후원금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 온 기량이는
소파에 누워있으면 훌쩍 뛰어올라
가슴에 안겨 잠이들기도 하고
자장가속에 팔베개를 하며 잠에
녹아들기도 하는 어린애가 되어 한시도
제 곁을 떠나지 않는 스토커가 되었어요.
잠시만 제가 외출을 해도 늑대처럼
울어대며 현관문과 바닥을 발가락
피가 나도록 긁어대고 배변실수와
함께 현관문 앞을 제가 돌아올때까지
서성거리곤 했었지요
지금은 긁어대는 건 나아졌지만
여전히 집 안에서도 제가 안 보이면
찾아다니고 있어요.
이제는 저의 반려견이 아닌 제 아들로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산책시에도
나란히..벤치에서도 제 옆을 지키는
든든하고 정겨운 가족이 되었답니다^^
너무도 순하고 속깊은 기량이..
요즈음 부쩍 잠이 많아진 기량이..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언제까지인지는
알 수 없지만 건강하게 한시라도 더
제 곁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고 또
바라며 오늘도 기량이와 눈을뜨고
하루를 보냅니다.
지금도 기량이는 제 옆에서 낮잠을 자며
무슨 꿈을 꾸는지 발길질을 해대고
있네요^^
전편의 여러회원님들의 따뜻한 격려에
고마운 마음 드리며...
후편 입양이야기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에 돌아 온 직후부터 최근 순으로 올린 사진입니다.
송아님~~기량이 이야기 2편도 잘 읽었습니다. 기량의 미소에서 '나 너무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 둥실이 수술하면서 기량이를 떼어놓으신 그 마음 조금 이해가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주~~욱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둥실이 수술문제로 많이 고심하시고
힘드셨지요..무사히 수술 잘 마친 둥실이가 회복 잘되어 건강한 다리로 가을이와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
부울경 가을 운동회에서 볼 수 있겠지요^^ 썬플라워님도 둥실이 가을이와 내내 행복하세요~^^
기량이는 행복한아이예요^^ 광화문행사때보고 부산갈때마다 보고싶었지만 용기가안났다는^^ 언제나 행복하세용!!!!
햄님~빼로 토미와 부산 여행하시며
좋은 추억 많이 만드셨는지요~^^
기량이 임보 때 키우시는 코카 땡이와
같은 아토피를 앓고있는 기량이에게
좋은약물도 나눔해 주시며 걱정 많이
해주셨지요..정말 고마웠어요^^
다음에 부산여행 일정이 잡히면 연락주세요 부울경 회원들과 정담도 나누시고 기량이도 만나보시구요~^^
그리고 팅프에도 자주 들리셔서 땡이와 빼로 토미 소식도 자주 들려 주세요~햄님도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