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가치의 재평가와 절대가치의 탐구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오신 저명하신 교수 학자 여러분! 오늘 이와 같이 제7차 국제과학통일회의에 참석하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세계의 예지가 한 자리에 모여 ‘기존가치의 재평가와 절대가치의 탐구’라는 주제로 토의하게 될 본 대회가 미래사를 밝히는 영원한 진리와 희망의 산실이 되기를 바랍니다.
절대가치는 우주의 제1원인자의 이상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현대문명은 그 부산물로 방향을 잃은 몰가치를 낳았고, 대중은 기계와 야합하고 찰나적인 향락주의에 도취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로 인류는 개성을 무자비하게 규격화하고 물화(物化)해서 인간의 존엄성이나 각자의 본성을 망각해 가고 있습니다. 진실로 오늘 이 세계는 혼돈과 무질서의 세계입니다. 이와 같은 혼돈과 무질서는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사회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개인 속에, 가정과 사회 속에, 그리고 국가와 온 세계 속에 걸쳐서 문제 되고 있기에 더욱 심각합니다.
현대문명의 문제점은, 인간의 지성이 너무 실용주의적인 면으로만 기울어져서 종교적인 면, 정신적인 면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명의 템포가 빠른 것과 더불어 개개인이 자기 속에서 소화시키고 섭취하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며, 또 인간생활의 궁극 목표가 되는 문명의 근본 주류와 방계를 식별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정신문명이나 물질문명이나 모두 인류에게는 필요한 것이요, 나아가 문명의 템포가 빠르거나 느리거나 또는 그 종류가 많고 적은 것 자체에는 선악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인간이 자각한 문명의 주체가 되어서 전체를 조절하고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인은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서 소신을 피력하는 것으로 개회인사를 대신하려고 합니다.
이상과 가치체계가 무너져 버린 현대사회에서 근본적인 가치체계의 정립은 무엇보다도 시급히 요청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적인 세계에서 살고 있는 인간 자체만으로서는 절대적 가치를 정립할 수도 없고, 또 그 가치를 끝까지 추구할 능력을 가질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결과세계만으로는 어느 곳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가치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절대가치의 실현은 절대자 자신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절대가치는 우주의 제1원인자 즉 절대자의 이상(목적) 안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으로, 결론적으로 말하면 절대자의 이상 즉 사랑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절대자의 사랑이상 앞에 조화 합일돼야 절대가치가 실현돼
만유는 이중목적 즉 개체를 위하는 목적과 전체 안에서 화(和)하고 보다 높은 차원의 것을 위하는 전체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주는 이중목적의 연체로 되어 있는 하나의 큰 유기체와 같으며, 개체 내에서 주체와 대상이 완전히 하나되어 개체목적을 이룬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고립, 단독 고정된 상태로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개체는 다른 존재와 더불어 관련을 맺기 위하여 주체적 입장 혹은 대상적 입장을 취하여 그와 하나됨으로써 보다 고차원의 방향성과 목적성을 띤 존재에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주는 주체와 대상의 공통이익으로 연결되어 있는 공동목적체이므로 그 속에 우주 전체의 공동목적을 위하는 그 어떤 힘, 우주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체 대상의 영원한 조화합일을 위한 가장 진하고 완전한 상관관계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사랑을 중심한 수수관계입니다. 사랑의 동기는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습니다. 사랑의 궁극적 근원은 절대불변의 원인적 주체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종교에서는 이 제1원인자를 하나님이라고 합니다. 본인은 생애를 통하여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가지면서 수많은 체험을 통하여 그의 뜻과 사랑을 증거해 오고 있습니다.
하나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에게는 지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전지(全知)의 표현인 이 우주의 오묘한 조화가 그 증거입니다. 그분은 돈이나 권력이나 명성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사랑의 본체인 하나님에게 절대로 필요한 오직 한 가지는 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대상 즉 그가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인 것이며, 이 대상으로 나타난 것이 결과의 세계입니다.
그런데 결과세계의 중심이요 총합실체상인 인간은 절대자의 사랑이상 앞에 가장 귀한 대상존재이기 때문에, 절대자도 인간을 통하여 그의 사랑이상의 완전 실현, 즉 절대가치의 실현을 소망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사랑의 이상이 인간을 중심삼고 이루어지는 기점은 인간이 절대자의 대상체로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즉 절대적 주체의 사랑 앞에 상대적 대상으로 합일조화되면 사랑이상이 실현되는 기점이 되는 것입니다.
절대자와의 사랑의 공명권이 절대경지를 접하는 최저 기준
그러면 인간의 완성, 즉 절대자의 대상체로 완성된다는 것은 어떤 경지입니까? 사랑과 완전조화의 주체이신 절대자 앞에 대상체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자체 내의 주체와 대상이 완전히 조화되고 일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절대자를 중심한 인격적 성장으로 마음과 몸이 완전히 하나되면 절대사랑을 실현할 터가 되는 것이요, 이때에 인간은 절대자와의 사랑의 공명권에 들어가게 됩니다. 즉 마음과 몸이 조금의 상충도 없이 완전히 조화되면 사랑의 감응권이 생기고 음차가 공명하듯이 자동적으로 절대자와의 공명권이 생기는데, 이것은 상대적인 세계에서 절대경지를 접하는 최저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심신이 일체 되는 도수가 얼마나 높고 순수하냐 하는 그 정도에 따라서 그에게 주체적인 절대세계가 화(和)하고 공명되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종교에서 말하는 인간타락이란 곧 인간이 절대자와의 사랑의 공명권에 완전히 도달하기 전에 떨어진 것을 말하는 것이요, 구원이란 공명 못 하는 고장난 음차와 같은 인간을 수선하여 사랑의 공명체로 복귀시키는 역사적인 섭리를 말합니다.
마음과 몸이 절대사랑 아래서 완전히 화한 개체, 즉 이상적 개체가 되면 개체만으로 머물지 않고 타 개체와의 사이에 주체적 입장 또는 대상적 입장을 취하여 발전적인 수수의 관계를 맺게 됩니다. 사랑이상의 발전은 절대자의 이상 실현을 위한 과정을 따라 단계적으로 발전해서 높은 차원에 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절대사랑 아래 마음과 몸이 완전히 하나된 이상적 개체는 또 다른 이상적 개체와 합하여 이상적 가정으로 발전하고, 이 이상적 가정은 이상적 사회, 국가, 세계로 발전해서 절대사랑에 대한 감응으로 얻은 희열과 행복이 전체와 영원으로 파급되고 조화되는 것입니다.
사랑의 입체적 내용이 결핍된 기존 가치체계는 재평가 받아야
원래 사랑 자체는 수단이 될 수 없으며 목적이므로, 사랑 자체의 방향성으로 평면적인 상대관계나 종적인 주종의 질서가 정해집니다. 사랑에는 모든 것이 합하려 합니다. 악한 세대의 몰이해와 박해 속에서도 사랑의 길을 실천한 성인들은 희생하며 위해 줌으로써 세상의 상극성을 중화시키는 본을 보여 주었습니다.
절대적 가치는 지식이 아니라 사랑, 정서와 결부되어서 생각해야 됩니다. 사랑만이 그것 자체가 목적이며, 완성이며, 최고가치인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베푸는 사람이 기쁘고, 그것을 받는 사람이 또한 기쁜 것입니다. 원래 사랑은 본성으로 느낌으로써 개체 안에서 싹이 트고 체휼되는 것이지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식의 세계는 인식을 통해서 계발되지만 정(情)의 세계는 계발되지 못 합니다. 그런고로 절대가치는 지식의 차원이 아닌 절대사랑의 차원입니다. 이런 점에서 제1원인자는 우리의 인식권 내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정서적 차원에서 감응 체휼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입체적 내용이 결핍된 가치는 영원불변하지 못하며 언젠가는 흘러가고 맙니다. 현재까지의 여러 갈래의 주의와 사상들은 일면으로는 인류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만 오히려 인류의 사상체계를 오도하고 역사를 발전적으로 이끌지 못한 면도 많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존 가치체계의 재평가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그뿐 아니라 각 분야의 학문적 연구의 업적이 가치체계의 혼란과 전도로 말미암아 오용되고 있는 사례가 매우 많은 것도 탄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심각하게 느끼고 먼저 깨닫는 자들에게 힘을 합해서 모든 학문적 성과가 인류를 위하여 올바로 활용되도록 처방하고 감시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도된 가치관을 바로잡는 일에 학자들이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일에는 어떤 특정 전공분야를 가려서는 안 된다고 보며, 각 분야의 학자들이 사명의식에 의해 협조함으로써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대표 여러분! 본인은 이번 대회가 현대사회가 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토론의 광장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또한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회의가 되어서 인류가 이상하는 세계를 건설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기를 바라면서 기념사를 마칩니다.(1978.11.25, 미국 보스톤 쉐라톤호텔, 제7차 국제과학통일회의 기조연설문)
![](https://t1.daumcdn.net/cafeattach/1Rb4w/7ba6c953f2b0fc168b0ea3a26269d7ca82624528)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