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24일 수요일
[녹]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루카 9,1-6
복음을 전하는 제자들의 자세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며 주신 말씀을 전해 준다.
주님은 그들에게 권능을 주시어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를 고치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도록 하셨다.
동시에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길을 떠나라고 명하셨다.
이는 복음을 전하는 사도적 삶이 물질적 보장이나 인간적 안전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섭리에 전적으로 신뢰하는 데에 있음을 말한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말라고 하신다.
복음을 선포하는 이는 불필요한 소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되어야 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그분은 제자들을 가난하게 만드심으로써, 복음을 그들의 말이 아니라 삶으로 증거하게 하셨다.”(Homiliae in Matthaeum, 32)
복음을 전하는 사람의 권위는 물질이나 외적인 능력에서 오지 않는다.
오직 그가 전하는 말씀, 그리고 그 말씀을 살아내는 삶에서 나오는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머무는 집에서 손님 대접을 받을 것이라 말씀하신다.
초대 교회의 전통에서 나그네와 선교사를 환대하는 것은 하느님을 맞이하는 일로 여겨졌다(히브 13,2 참조).
교회 공동체가 선교사들을 맞이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것은 복음의 열매를 함께 맺는 행위였다.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곳에서는 발의 먼지를 털어 버리라고 하신다.
이는 단순한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을 거부한 선택에 대한 증거 행위이다.
또한 제자 자신이 그 거부의 무게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음 사명을 향해 나아가도록 해준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도 도전한다.
우리 신앙의 소명: 나는 무엇에 집착하여 복음 선포를 가로막고 있는가?
나의 삶에서 불필요한 짐은 무엇인가?
우리 공동체의 역할: 교회는 파견된 이들을 환대하고, 복음 전파를 위한 터전이 되어야 한다.
우리 각자도 가정과 일터에서 복음을 받아들이는 ‘환대의 집’이 되어야 한다.
거부에 대한 태도: 때때로 우리는 세상 안에서 복음을 거절당한다.
그러나 실망이나 원망이 아니라, 발의 먼지를 털어내듯 겸손과 자유 속에서 주님께 맡기고 다음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부족하고 연약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셨다.
오늘 우리도 그 부르심을 받았다.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우리를 통해 주님은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신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이사 52,7)
우리의 발도 복음을 전하는 발이 되어, 세상에 평화와 구원을 가져다주는 도구가 되기를 기도하여야 할 것이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첫댓글 복음을 전하는 사람의 권위는 물질이나 외적인 능력에서 오지 않는다.
오직 그가 전하는 말씀, 그리고 그 말씀을 살아내는 삶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