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사투리의 이해 - 12 - < 전라도 안의 다른 지역 사투리와 다른 점 - 저실 준비 >
옛날 제가 어렸을 때는 해남 목포만 가도 진도말과 낱말과 어투가 달라서,
광주나 목포에 가서 학교에 다니다 온 형들과 말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광주 쪽 목포 쪽 말을 들으며
“놈 안 간 대처 잔 댕개 왔능갑네!”하고 흉보곤 했었답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씀드린바 같이 지금은 교통 통신의 발달로 말미암아 진도만의 특유한 사투리들과 발음 특성들도 많이 사라지고,
다른 지역의 사투리들이 들어와 함께 쓰이고들 있는 게 현실이나, 그래도 아직은 나이 많으신 어른들에게서 나타나는
진도 사투리만의 특성들과 견주어 진도사투리와 다른 지역 사투리 간에 비교되는 낱말들을 대충 정리해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그 당시에는 너나없이 객지 말들의 구별을 확실히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저 역시도 애매한 부분이 많고 목포 쪽 해남 강진 쪽 그리고 광주 쪽 이렇게까지 구별은 못 하겠으나
원래 진도 사투리가 아닌 말들은 아직은 어느 정도 구분되기에 일단 정리 해 보고 있답니다.
방언 낱말들에서는 표준말과 같은게 많고 낱말 보다는 말끝바뀜과 억양에서 더 많은 차이들을 보이는데,
“간다요?” “온다요?” “한다요?”를 원래 진도서는 그냥 “가요?” “오요?” “하요?” 하거나
“간다 하요?”“(간답딘짜?)” “온다 하요?”“(온답딘짜?)” “한다 하요?”“(한답딘짜?)”로 썼습니다.
또 “언능 묵고 가쇼이!” “언능 묵고 가쇼잉!”등은 길게 늘이지 않고 “얼릉 먹고 가쇼!”로 썼으며,
꼭 길게 빼야 할 경우에는 “얼릉 먹고 가쇼~오!”로 늘려서 썼답니다.
“그리고”의 사투리 “글고” “글코”등도 “그라고”로 썼으며, “감서” “봄서” “함서”도 “감시로” “봄시로” “함시로”로 썼답니다.
“그라고 하믄” “이라고 하믄” 경우에는 “고케 하믄” “이케 하믄”이 진도사투리며,
“그라고 있으믄” “이라고 있으믄” 경우는 진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쓰이며 “그라고 있시믄” “이라고 있시믄”
“그(고)케 있시믄” “이케 있시믄”으로도 쓴답니다.
“가는디” “잡는디” “빼는디”의 “디”는 쓰지않고, 표준말과 같이 “가는데” “잡는데” “빼는데”로 썼으며,
“따땃한디서 자거라.”의 경우도 “따땃한데서 자거라.”로 쓰였답니다.
“앙거” “인나” 도 “앉어” “일어나”로 썼으며, “이라고 허들 말어!”도 “이(요)케 하지 말어!”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제가 전문지식에 의한 어학연구 차원은 아니오니,
사실과 다르다거나 오해가 있는 부분은 댓글이나 쪽지로 지적들을 해 주시길 부탁 올립니다.
이외에 더 있는 낱말들도 알고 계시면 알려 주시길 부탁 올립니다.
전라도 사투리 |
진도 사투리 |
표준말 |
비고 |
가그라이.오그라이. |
가거(그)라.오그(니)라. |
가거라. 오너라 |
놀.닫.말.섰.열.잡..~그라이등 모든경우 |
가는디. 오는디 |
가는데. 오는데 |
가는데. 오는데 |
노.대.무.섰.여.접..~는디 등 모든 경우 |
가라우? 하라우? |
가라(가람짜)?하라(하람짜)? |
갈까요? 할까요? |
〃 ~라우(이)의 모든 경우 |
가쇼이. 오쇼잉 |
가쇼. 오쇼 |
가시오. 오시오 |
〃 ~쇼이 ~쇼잉 등 모든 경우 |
감서. 옴서. 함서 |
감시로.옴시로.함시로 |
가면서. 오면서... |
〃 ~ㅁ서의 모든 경우 |
강께로. 항께로 |
강께. 항께 |
가니까. 하니까 |
〃 ~ㅇ께로의 모든 경우 |
가들말어.하들말어 |
가지말어. 하지말어 |
가지말아. 하지말아 |
〃 ~들 말어의 모든 경우 |
가구마. 하구마 |
가능구만. 하능구만 |
가는구먼.하는구먼 |
〃 ~구마의 모든 경우 |
그(이)라고 하믄 |
그리케하믄. 그케하믄 |
그렇게 하면 |
이렇게 하면 |
그란디 |
그란데 |
그런데 |
|
그(이)러코롬 |
그리케(그케). 이리케 |
그렇게. 이렇게 |
|
근다요 |
그란다 하요 |
그런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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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고. 글코 |
그라고 |
그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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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가요? |
그랑가라? 그란다? |
그런가요? |
|
긍께 |
그랑께 |
그러니까 |
|
꺼정 |
까장. 까지 |
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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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가주다 |
껴주다 |
끼워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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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
니가 |
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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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아 |
당애 |
아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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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라가다 |
둘러가다 |
훔치다. 도둑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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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라한다 |
달라한다. 주라한다 |
달라한다. 주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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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락질 |
둘럭질. 도적질 |
도둑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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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이라냐? |
멋이댜? 멋잉고? |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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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글다 |
맨들다 |
만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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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키로 |
만치로 |
처럼.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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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다라(고) |
머다라(고).멋할라(고) |
무얼하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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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다 |
먹다 |
먹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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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거. 앙거 |
앉어 |
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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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디서 |
암데서 |
아무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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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능 |
얼릉 |
얼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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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써도. 엄씅(씽)께 |
없어도. 없응(잉)께 |
없어도. 없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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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꼬 |
어짜꼬. 어째사씨꼬 |
어떡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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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째 |
어째. 으째 |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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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마나 |
엄마나. 음마나 |
얼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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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냐? |
~이댜? ~잉고? |
~이냐? ~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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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다. 헌다 |
하다. 한다 |
하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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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야그 한 마디*
계절이 질로 풍덕한 가실이 되믄
논에서는 나락가실 해가꼬 나락 가마니는 집이로 가꽈서 토지나 고방에다 쟁에 놓고, 지푸락은 집단이로 묶어가꼬
크나큰 짚베눌을 싸 놓고, 밭에서는 서숙 참깨 지장 돔부 녹두 오만가지 곡석덜을 거더 디림시로 꼬추도 따고
감자도 캥께 찰로 바뿌긴 하제만 질로 푸진 때가 요때제 어짜당가?
그란데 똑 같은 무강에서 짤른 순이로 싱긴 감자제만 도팍이 만한 무군밭에다 싱긴 감자가 훨썩 더
만낭거 보믄 도팍에서 먼 지름이 나오능겅가 찰로 메하당께 그라네.
그라고 나믄 밀하고 보리도 갈아사 씨고 마눌도 싱개사라 내년 봄에 또 거더디리제.
보리는 밭에다도 갈제만 논에다도 논보리를 가는데 논은 물이 쟁겠든데라 몰룸시로
흙이 너머 깡깡해져가꼬 요새 같으믄사 겡운기로 로타리를 쳐뿔믄 쉽겄제만
그때는 쟁기로 갈아서 쇠시랑이나 곰배로 깨가꼬 몽굴게 뿌솨서 걱다가 밀 보리 씨를 뿌랬어야만.
밀 보리 마눌 같응거는 춘 저실에도 싹이 나가꼬 피나리 샨을 전뎌 내고 늦인 봄에 수확하는
찔긴 생멩렉이 있싱께 농약도 필요 없고, 보리나 밀은 이른 봄에 되레 볼바줘사 씽께 핵교서 단체로
보리밭 볼부러 나가고 그랬었는데 생각덜 나능가?
그란데 여름에 우리 밀가리를 뽀사노믄 한달도 못가서 볼가지가 생기는데,
부역 나가가꼬 타온 미국 밀가리는 일년이 가도 볼가지가 안 생깅께
“압따! 미제가 좋긴 종거 봐라!” 했었는데 지끔 생각 해 봉께 엄마나 농약을 퍼 붓어 놨시믄 볼가지도 안 생갰시까?
그라고 또 철나무하고 저실 짐장도 당굴라믄 무수 배차도 갱물에서 칼칼히 시채가꼬 가꽈사 씨고
요케저케 찰로 바뿐때가 요때제?
▷ 우게 진도 야그 사투리의 표준말덜 ▷
질로 풍덕한 가실 ▷ 제일 풍성한 가을 ▷ 풍덕하다=풍성하다, 풍족하다. 풍덩하다=넉넉하다.
나락 ▷ 벼 ▷ 쌀이 들어 있는 볍씨도 나락이고 벼도 나락이지라?
가실해가꼬 ▷ 추수해서 ▷ 가꼬는 ~서의 사투리로 가지고의 준말 갖고의 발음과는 다른 말임.
토지 ▷ 마루. 알곡 저장소 ▷ 고방이나 말래(마루)다가 곡석 옇게 맨들어농것이 토지제? 알겄능가?
고방 ▷ 광 ▷ 광의 우리 옛말인데, 꼬방동네 하는 꼬방은 일본말 하꼬(상자)방에서 온 말로 다름.
쟁에 놓고 ▷ 재어 놓고. 쌓아 놓고 ▷ 재다=쟁이다. 쟁에서. 쟁이믄. 쟁잉께.
지푸락 ▷ 짚 ▷ 진도서 고케 불룽께...
크나큰 짚베눌 싸 놓고 ▷ 커다란 볏짚 낟가리를 쌓아 놓고 ▷ 진도서 낟가리를 베눌이라 하지라.
서숙 지장 돔부 ▷ 조 기장 동부 ▷ 차조 메조(모조)라 함시로 서숙이라고도 하지람짜.
오만가지 곡석덜 ▷ 온갖 곡식들 ▷ 오만가지는 사투리는 아니제만 너머 만항께...곡석=곡식
거더 디림시로 ▷ 거두어 들이면서 ▷
감자도 캥께 ▷ 고구마도 캐니 ▷ 진도서는 고구마를 감자라 하제? 먹고잡다 물감자.
찰로 바뿌긴 하제만 ▷ 정말 바쁘긴 하지만 ▷
질로 푸진 때 ▷ 제일 풍족한 때 ▷
무강에서 짤른 ▷ 씨 고구마에서 자른 ▷ 무강은 씨고구마로 여기서 나온 순을 꺾꽂이 한다.
싱긴 감자제만 ▷ 심은 고구마지만 ▷ 심다를 싱긴다고 말하지라.
도팍이 만한 무군밭 ▷ 돌이 많은 개간밭 ▷ 돌=도팍. 많다=만하다.
훨썩 더 만낭거 보믄 ▷ 훨씬 더 맛있는거 보면 ▷ 맛있다=만납다.
먼 지름 ▷ 무슨 기름 ▷ ㄱ 을 ㅈ 기름을 지름이라하고 길을 질이라 하는 특성
찰로 메하당께 ▷ 정말 묘하다니까 ▷ 묘하다=메하다, 뭬하다.
마눌도 싱개사라 ▷ 마늘도 심어야 ▷
물이 쟁겠든데라 몰룸시로 ▷ 물이 잠겼든데라 마르면서 ▷
흙이 너머 깡깡해져가꼬 ▷ 흙이 너무 단단해져서 ▷
쇠시랑이나 곰배로 ▷ 쇠스랑이나 목메로 ▷
몽굴게 뿌솨서 ▷ 가늘게 부숴서 ▷
걱다가 ▷ 거기에다 ▷
춘 저실에도 싹이 나가꼬 ▷ 추운 겨울에도 싹이 나서 ▷
피라니 ▷ 파랗게 ▷ 피라니=파랗게. 삘가니=빨갛게. 뉘라니=노랗게. 흐카니=하얗게
샨을 ▷ 겨울을 ▷ 겨울을 저실. 샨이라 하는데 시한(時寒)으로 추운때를 야그 하능거 같으요.
전뎌내고 ▷ 견뎌내고 ▷ 우게다도 설멩한 ㄱ 을 ㅈ 로 발음하는 특성.
찔긴 생멩렉 ▷ 질긴 생명력 ▷
되레 볼바줘사 씽께 ▷ 도리어 밟어줘야 되니 ▷
밀가리를 뽀사노믄 ▷ 밀가루를 빻아 놓으면 ▷
볼가지 ▷ 벌레 ▷ 볼가지라고도 벌가지라고도 하제.
나가가꼬 ▷ 나가서 ▷
지끔 생각해 봉께 엄마나 퍼 붓어 놨시믄 ▷ 지금 생각해 보니 얼마나 퍼 부어 놓았으면 ▷
철나무 ▷ 겨우살이 땔감 ▷
짐장도 당굴라믄 ▷ 김장도 담으려면 ▷ ㄱ 을 ㅈ 로 발음하는 특성.
무수 배차 ▷ 무 배추 ▷ 노인덜께선 배추를 배차라 하셌었지라.
갱물에서 칼칼히 시채가꼬 ▷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서 ▷ 바닷물을 갱물이라 했어라.
요케저케 찰로 바뿐 때 ▷ 이래 저래 정말 바쁜 때 ▷ 이렇게저렇게
현재 4,000여 낱말을 표준말과 쓰임새까지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하는 중에 <진도초59회 카페- 진도의삶>방과
<내고향진도 카페-시사 일반상식>방에 우선 정리된 낱말들을 올리는 중이니 참고와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첫댓글 난 지금도 진도말은 목포나 광주보다 표준말에 더가깝게 쓴다고 생각하는데 그원인 무엇인지는 잘모르나 내개인적인 생각이랍니다
이유가 있는 사실이여람짜. 진도가 유배지였었고. 고것도 문관덜이 만썩 왔었지람쨔. 한때는 귀양온 높은 베실했든 사램덜이 하도 만항께 고 뒤치닥꺼리 하니라고 진도 군민덜이 못살겄다고 전라 감사가 임금께다가 상소까장 올링 기록까장 있습디다. 고라다 봉께 암찌께도 한양말 양반말이 딴데 보담 만썩 퍼졌겄지라.
체계적인 연구의 보물창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진도방언이었군요. 고맙습니다. 헌신과 열정없인 불가능한 일들을 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건필을 상시 기대합니다.
늘 보내주시는 고향의 정겨운 모십에 감명받고 있습니다. 날로 에러지는 고향의 현실이 짠하기만 합니다만 어짜지는 못하고 사라져가는 사투리나마 지끔 이대로라도 씰어 담어가꼬 짬매 놀라는 심정이로 하는 일이 생업에 쫓김시로 하다봉께 여의치는 않구만이람짜. 그래도 지푼 맴이로 심을 주시는 님덜이 기시기에 열심히 해 볼랍니다.
진도고향생각 납니다...
좋은글 많은 노력속에서 이루어진 글 잘 보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 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객지서 고향을 기리는 맴이사 매 항가지겄지람짜. 나름 심 닿는데까장 해 볼 요량이구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