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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는 놀라울 만큼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10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활기차게 움직이며 악기 연주나 체스처럼 손이나 머리를 정교하게 쓰는 작업도 거뜬히 해낸다. 그들에게는 과연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단순히 우수한 유전자를 타고난 덕분일까 아니면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는 것일까?
일본에서 촉망받는 신예 사이언스 저널리스트 스즈키 유가 ‘상식을 뛰어넘는 젊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참조해 과학의 관점에서 안티에이징의 실질적인 핵심을 밝힌 책을 한국에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집필에 앞서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항노화 문헌을 비롯해 대략 3000건이 넘는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UCLA와 하버드 같은 유수의 기관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해 과학적 타당성과 균형성이 뛰어난 양질의 요법을 가려냈다. 말하자면 동서고금을 막론한 안티에이징 접근법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을 선별한 일종의 베스트 에디션이다.
스즈키 유의 책 <불로장수 절대원칙 82>(삼호미디어)를 바탕으로 가장 과학적이고 실천적이라는 ‘젊음의 비결’을 간추려 소개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 의도적으로 손상을 가하는 운동은 1단계 고통
신체에 70도 이상의 고통 가하면 심장이나 혈관의 기능 개선 효과
사람 운명은 ‘고통’ 따라 결정…젊음 유지하려면 적당한 ‘고통’ 필수
적절한 고통-회복 사이클 반복될 때 회춘 시스템 가동되어 세포 회복
“혹시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섬이라고 들어봤는가? 이곳은 자연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지중해의 관광지로 많은 셀럽의 사랑을 받는 휴양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은 휴양지가 아닌 다른 이유로 예전부터 과학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100세 이상의 노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초장수 지역’이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이 지역에 사는 100세 이상의 초고령자 비율은 선진국보다 무려 10배나 높다. 일본도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장수 국가이지만, 사르데냐 섬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다. 더 놀라운 점은 섬에 사는 100세 이상의 초고령자 대부분이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에서 촉망받는 신예 사이언스 저널리스트 스즈키 유는 자신의 신작 <불로장수 절대원칙> ‘여는 글’에서 사르데냐 섬 사람들 얘기를 꺼낸다.
70도 이상 고온에 신체를 노출시키는 사우나 효과는 가볍게 조깅할 때 일어나는 신체 변화와 비슷하며, 심장이나 혈관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사진출처=Pixabay> |
100세 고령자 장수의 비결
스즈키 유는 “그 섬에 사는 100세 이상의 초고령자 대부분이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고 감탄한다.
“100세 이상 초고령들은 아침부터 활기차게 동네를 돌아다니며, 병석에 누워 있는 고령자는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유대감이 깊고 노래나 요리 같은 소소한 취미를 사랑하며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바지런히 움직인다. 그 누구보다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다.”
스즈키 유는 ‘여는 글’에서 장수 집단을 한 곳 더 언급한다. 바로 남미 볼리비아에 사는 치마네족이다. 그들은 지금도 아마존 분지에서 수렵채집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원주민으로 생활방식이 구석기 시대와 아주 흡사하다고.
“치마네족의 육체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치마네족 사람들은 심장병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심증,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병은 물론,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의 이상, 비만과 같은 위험 인자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치마네족 악 700명에게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진행한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의 65%가 75세 이상인데도 동맥경화의 위험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80세 이상인 치마네족의 혈관 나이는 놀랍게도 50세인 선진국 사람과 동등한 수준이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알다시피 심장병은 선진국에서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며 연령층이 높을수록 사망률도 급격히 증가한다. 이 정도면 치마네족의 건강함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그렇다면 사르데냐 섬의 장수인과 치마네족의 몸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 단순히 우수한 유전자를 타고난 덕분일까? 아니면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는 걸까?
스즈키 유는 사르데냐 섬의 장수인과 치마네족처럼 상식을 뛰어넘는 젊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했고, 과학의 관점에서 안티에이징 노화의 실질적인 핵심을 배워 보고자 애썼다고.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저서는 “그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지닌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사르데냐 섬의 장수인들처럼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귀띔한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수십 년간 인간과 노화에 대한 이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외면과 내면을 모두 젊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생물에게 노화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시곗바늘을 되돌릴 수 있게 됐다.
스즈키 유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항노화 문헌부터 그레이드 시스템(Grade system)과 하버드대학교 같은 유수의 기관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해 과학적 타당성과 효과의 균형성이 잘 잡힌 요법만을 가려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책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안티에이징 접근법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을 뽑아 놓은 일종의 베스트 음반 같은 것이라고 할 만하다.
진정한 젊음 비결은 ‘고통’
스즈키 유는 자신의 책 ‘바르게 이해하기’ 편에서 안티에이징의 바탕을 이루는 원리를 조목조목 짚는다.
“식사법, 피부 관리, 생활습관 개선, 불안이나 스트레스 해소…. 세상에는 노화 방지를 위한 다양한 요법이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건강법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을 잠시만 검색해도 수많은 방법론이 쏟아지는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무엇을 건져야 할지 혼란함과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안티에이징의 바탕을 이루는 근본 원리부터 소개한다. 시중에 떠도는 무수한 방법들 가운데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가 뛰어난 방법만을 추려 보면, 근간이 되는 핵심은 결국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올바른 노화방지법에는 공통된 어떤 원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즈키 유는 노화방지의 원칙을 단순명료하게 정리하면 진정한 안티에이징은 3단계로 구성된다고 설명한다. 1단계는 고통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에 의도적으로 손상을 가한다. 2단계는 회복으로 몸과 마음이 입은 손상을 완벽하게 치유한다. 마지막 3단계는 반복으로, 고통과 회복 단계를 반복한다고.
“호르메시스와 유사한 사고방식은 고대시대부터 존재했다. 2세기에 쓰인 유대교의 경전 탈무드 가운데 피르케이 아보트(Pirkel Avot)에는 ‘우리는 고통을 통해 얻는다’는 구절이 있다. ‘정신적 성장에는 마땅히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며 그 고통 없이는 은총을 얻을 수 없다’는 식의 유대교적 사고를 영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나아가 17세기에는 영국의 시인 로버트 헤릭(Robert Herrick)이 ‘고통 없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일하지 않는 자에게 이익은 없다. 사람의 운명은 고통에 따라 결정된다’와 같은 말을 남기며 성장과정에서 늘 따르는 고통의 이점을 강조했다. 편안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떠한 불행이나 고통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아주 먼 옛날부터 알고 있었던 셈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도 호르메시스가 넘쳐난다. 이를테면 백신의 메커니즘은 호르메시스의 전형적인 예다. 알다시피 백신은 독성이 약한 병원체나 항원을 몸속에 투여해 인간이 본디 가지고 있던 방어 기제를 활성화시킴으로써 같은 병원체의 공격을 받았을 때 병에 걸리지 않게끔 한다.
프랑스의 세균학자 루이 파스퇴르는 이러한 백신의 메커니즘을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균으로부터 약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 그것을 백신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바로 호르메시스의 원리와 일맥상통한다.
스즈키 유는 우리 주변에서 가깝게 볼 수 있는 호르메시스의 대표적인 예로 사우나를 꼽는다. 70도 이상의 고은에 신체를 노출시키면 몸의 심부 온도가 상승하고 심박수는 평균 120bpm까지 올라간다. 이는 가볍게 조깅할 때 일어나는 신체 변화와 비슷하며, 심장이나 혈관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사우나의 건강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보고도 여럿 있다. 핀란드에서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일주일에 2~3회 사우나를 이용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심장이나 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27% 감소했고, 일주일에 4~7회 이용하는 사람은 사망 위험이 50%까지 더 감소했다. 다른 데이터에서도 사우나는 치매나 알츠하이머의 발병 위험을 65%나 낮춘다고 보고되는 등 놀라운 수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스즈키 유는 이 건강 효과에 대해 “사우나가 운동의 효과를 유사하게 재현하는 호르메시스의 장치로 작동한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우리에게 ‘고통’이 필요한 이유는 현대 문명의 이기로 인해 호르메시스의 기능이 꺼져 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위생 설비나 에어컨 자체는 위대한 발명이지만, 한편으론 인류의 잠재력을 억누르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고통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추의 캡사이신 녹차의 카테킨, 덜 익은 감의 탄닌 등은 모두 식물이 진화 과정에서 갖춘 화학 무기이며 그 본질은 ‘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Pixabay> |
몸에 좋은 채소를 먹는 고통
또한 그는 채소는 우리 몸에 비타민과 미네랄을 공급하는 고마운 존재이지만 한편으론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라고 언급한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스즈키 유는 “그 단서는 ‘폴리페놀’에 있다”고 귀띔한다.
“폴리페놀은 식물이 만들어내는 고유 물질로 베리류에 풍부한 안토시아닌이나 녹색 식물에 함유된 카테킨 등이 대표적인 예다. 과일이나 채소의 색소는 폴리페놀에서 유래하며 채소가 몸에 좋은 이유 중 하나로 텔레비전이나 잡지에서도 자주 거론되곤 한다. 우리는 흔히 미디어에서 폴리페놀에는 ‘몸의 산화를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다시 말해 폴리페놀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나 DNA의 손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분명 일리 있는 말이지만 전부터 과학계에서는 폴리페놀의 효과 중 항산화 작용만큼은 잘 설명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있었다. 세상에 알려진 이미지와 달리 폴리페놀의 항산화 작용은 매우 낮을뿐더러 체내에 들어가면 그 즉시 간에서 분해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호르메시스에 따른 설명이라고. 식물은 가뭄으로 충분한 물을 얻지 못하거나 곰팡이 번식 등으로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인간과는 달리 외부의 적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그로 말미암아 식물은 근 10억 년에 걸쳐 다양한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도록 진화해 왔다.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은 항균 작용으로 곰팡이의 번식을 방지하고 녹차의 카테킨은 해충을 퇴치한다. 덜 익은 감이 새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것도 ‘탄닌’이라는 폴리페놀이 떫은맛을 내기 때문이다.
스즈키 유는 “고추의 캡사이신 녹차의 카테킨, 덜 익은 감의 탄닌 등은 모두 식물이 진화 과정에서 갖춘 화학 무기이며 그 본질은 ‘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사람의 운명은 바로 이 ‘고통’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또한 심신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고통’이 필수이며, 동시에 적절한 ‘휴식’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적절한 고통-회복 사이클이 반복될 때 우리 몸의 회춘 시스템이 가동되어 세포를 회복시키고 노화를 최대한 지연시킨다.
“여기서 문제는 ‘고통과 회복의 반복’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호르메시스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고통의 양을 서서히 늘리면서 신체 기능의 기준선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 고통과 회복에는 모두 적당량이 존재해서 그 범주를 벗어나면 ‘스트레스 과다’나 ‘자극 부족’에 빠져 버린다. 그렇게 되면 호르메시스가 작동하지 않아 신체 노화 속도는 빨라지게 된다.”
스즈키 유는 고통의 원칙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의 대사를 개선하고 생명력을 깨우는 실천적인 안티에이징 요법도 소개한다. 운동, 식사, 수면, 외모, 멘탈 등 일상을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바르게 고통 주는 법’과 ‘바르게 치유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이 방법들은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내용이나 획기적인 기술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널리 알려진 양질의 요법을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재검토해보며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고, 최신의 연구로 업데이트된 내용을 보태어 더욱 쉽고 체계적으로 실천하는 요령을 알려준다.
세포 젊어지는 불로장수 건강법
그중에서 불로장수 건강법을 간추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일 20~30분씩 걷는다
하루 동안 걷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몸은 노화를 지연시키고 건강해지지만, 시간 대비 효과를 고려하면 1일 20~30분을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 정도 수준의 걷기를 일주일에 5회씩 40일간 지속하면 된다.
사르데냐 섬의 고령자들은 달리기나 근력 운동 등을 하지 않고 일상에서 노동과 걷기만으로도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레1일 20~30분 워킹까지 실시한다면 안티에이징에 필요한 운동량은 충분히 채울 있다.
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이 사르데냐 섬의 주민들만큼 활동량을 채우기는 힘들다. 온종일 사무실에 들어박혀 일하는 현대인이 올리브 농장에서 일하는 것만큼 몸을 움직이기란 당연히 어려울 것이다. 출퇴근이나 가정에서의 시간을 활용해 활동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강도가 높은 운동을 통해 단기간에 육체를 자극해야 한다.
▲3분간 천천히 걷기→3분간 빠르게 걷기 반복
‘인터벌 속보’는 일본 신슈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운동이다. 이 대학 연구팀은 중장년층 679명을 대상으로 1주당 60분 이상의 인터벌 속보를 주문했다. 5개월 후 경과를 확인해 보니 인터벌 속보를 실시한 그룹은 최대 산소 섭취량이 14% 증가하고 성인병 수치도 17%나 개선되었다.
젊어지는 식사, 늙는 식사
올바른 식사는 안티에이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날마다 적절한 영양소를 보충하지 않으면 신체 기능이 온전히 작동하지 않은 탓에 피부와 근육이 점점 약해진다. 하지만 현대 시대에 바른 식사법을 택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저당질, 비건(육유, 어유, 달걀, 유제품 등의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사람), 매크로바이오틱(현미나 전립분을 주식으로 콩류, 채소, 해조류, 소금으로 구성된 식사), 생식(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재료를 쓴 식품, 또는 식품을 최대한 생으로 섭취하는 식생활) 등 세상에는 다양한 식사법이 존재하는데 저마다 과학적인 근거를 들며 ‘자기들 것이 최고의 식사법’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사실 안티에이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올바른 식사법을 선택하는데 그리 고민할 필요는 없다. 저당질, 채식, 육식 다이어트 같은 서로 다른 식사법을 지지하는 학자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거의 모두가 찬성하는 ‘유일한 핵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핵심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칼로리의 질을 높인다
칼로리의 양보다 질에 집중하는 식사법을 ‘퀄리티 다이어트’라고 한다. 이는 최근 수십 년간 연구에 따라 하버드나 예일 같은 일류 기관이 식사의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간주하기 시작한 사고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예일대학교 예방의료 연구센터가 발표한 ‘우리는 어떤 식사법이 건강에 가장 좋은지 말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리뷰 논문을 살펴보자.
연구팀은 안티에이징과 식사에 관한 선행 연구에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167건을 수집해 저당질 다이어트, 저지방 다이어트, 채식, 균형 잡힌 식사, 글루텐 프리(글루텐이 들어간 식품, 즉 밀을 원료로 한 식품의 섭취를 제한한 식사) 같은 보편적인 건강식의 효과를 확인했고, 면밀히 조사한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모든 식사법은 저마다 명확한 차이를 강조하지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고려할 때 모든 방법의 기초는 일치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칼로리의 질’이다. 질 좋은 식사를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식사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당질이나 포화지방을 비만의 원흉이라는 둥 글루텐을 컨디션 난조의 주범이라는 둥 건강식의 세계에서는 한두 가지의 성분만을 비난의 대상으로 거론하기 일쑤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가령 당질만 줄이면 신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코코넛 오일이 마치 마법의 약인 양 들먹이면서 특정 방법을 과장되게 거론하는 모습도 비일비재하다.
스즈키 유는 “하지만 데이터를 조목조목 따져 보면 이러한 사고방식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면서 “절대적으로 몸에 좀은 식품이나 영양소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완전히 잘못된 식사법도 없다”고 단언한다.
예를 들어 하버드대학교가 20년에 걸쳐 12만 명 이상을 조사한 연구에서, 체중 변화는 칼로리의 질과 상관관계가 가장 깊으며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려라’와 같은 다이어트 지도법은 너무 단순해서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하버드대학교가 811명을 2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도 저당질이나 저지방 등에 아무리 신경을 써도 다이어트나 제질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적으며, 결국 최종적인 차이를 부르는 것은 칼로리의 질이라고 결론지었다.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칼로리 질의 중요성에 반대 의견을 펼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세상에 말하는 모든 식사법은 전부 칼로리의 질이라는 부분을 감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 시점에서 안티에이징을 위한 꿈의 신약이나 보충제는 없다. 과학이 내놓는 결론일지라도 시대 흐름과 발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 지식일수록 쇠퇴하기가 어려울뿐더러 그만큼 수명도 길게 마련이다.
결국 스즈키 유는 “젊음을 위한 묘약은 없어도 노화와 병을 막을 최강의 습관은 있다”고 강조한다. 제시한 기본에 충실한 건강법으로 우리 속에 잠든 기능을 해방시켜 최적화된 인생을 살아가는 게 어떨까.
“우리의 사고방식은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얻게 된 생활습관병 같은 것이어서 갑자기 ‘노화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고 한들 간단히 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특히 현대에는 ‘나이 듦’을 부정적으로 다루는 뉴스나 이미지가 흘러넘치므로 그러한 압박감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꽤 힘에 부친다. 그래서 우리의 뇌에 뿌리박힌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누그러뜨리는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뇌를 에이지즘에서 해방시켜 긍정적 사고를 강화하는 중요 단계다. 자기 안의 에이지즘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즐겁게 임하면 된다.”
김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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