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인천 박문여중고의 이전 논란은 본질적으로 차세대 교육이라는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있다. 박문여중고의 노후화된 시설이 2014년부터 시작하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새 교육 방침에 따를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교육 관계자들은 그에 대안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어떠한 대안도 없이 반대만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학교 이전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때 다수의 찬성하는 이들은 숨죽이며 인내했다. 박문을 사랑하는 학부모, 학생, 주민들에게 죄송하기 이를 데 없다. 박문의 교사들은 학교 이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학교와 교육이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시대’에 걸맞은 교과 교실제와 수준별 이동수업, 특별활동공간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그들이 살아갈 미래 시대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인천 동구의 유일한 여학교라는 명분으로 학생들의 미래를 희생시킬 수 없다.
현실을 바로 보아야 한다. 2000년 이후 학생수는 급격하게 줄고 있다. 당장 2013년 중3 졸업예정자가 1005명인데 비해 중1 신입생은 712명이다. 결국 293명(8학급 규모) 이상이 감소하고 이러한 현상은 매년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는 재정난을 겪고 있고 교육청은 사립학교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말하고 있다. 지역구청이나 시민단체는 대안도 없지만 그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 이전은 교과부 방침일 뿐만 아니라 교육예산 절감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교육은 학생들을 위해 베풀어지는 혜택이지 재단이나 학교의 재산을 늘리는 일도 아니며, 학교가 동구를 살리기 위해 희생을 요구받을 수도 없다. 그런데 기숙사를 지어서 인천시 전역의 학생들을 모아 동구 지역경제를 살리라고 한다면 이것이 대안이고 대책인가?
시민단체도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 동지이며 형제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결사반대, 결사항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박문 학생의 자존감에도 큰 상처를 주며 지역의 편협함만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박문에 대해 어떤 지원사업을 한 적도 없던 시민단체는 더 이상 교권과 학습권을 침해하면서 박문의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동구청 역시 2011년 박문 학생들의 인성교육의 장으로 35년간 사용되던 수녀원을 국유지 일부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철거하게 함으로써 1억 원 이상의 손해를 끼치고 그 터를 흉물스럽게 방치했다. 이런 동구 행정을 믿고 학교 이전에 대하여 함께 논의할 수 있을까?
마지막 소망이다. 학교의 어려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고심했던 인천교구가 마련한 학교 이전을 교육청은 힘 있게 밀어줘야 한다. 거듭되는 간담회와 설명회에서는 어떤 대책도 없이 반대만 있을 뿐이었다. 학생들을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할 학교와 교사들이 시달리고 지쳐가고 있다.
새 교육과정이 시작되는 2014년에 우리 학생들이 누려야 할 교육환경을 학교 이전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시정을 돌보는 공무원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박문여중고 이전 논란이 주민과 학교, 교회가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인천의 바람직한 교육을 위한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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