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3대 주력산업이자 대한민국 국가전략산업으로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이끈 자동차·조선·석유화학과 기초화학 분야가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세계 일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주도면밀한 정부의 성장 전략이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 주력 기업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가 포니를 생산하며 자동차산업에서 첫걸음마를 뗄 때 주요 부품과 제조의 원천기술은 막대한 기술료를 내고 일본에서 사 와야 했었다. 기술료가 이윤에 포함되었으니 생산해도 남는 게 없었다. 정부는 일본에 기술료를 주고 사 오는 핵심 원자재를 국산화하기로 하고 전략적으로 일본산 원자재를 국산화하는 기업에는 파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대체기술 개발이 활발해졌으며, 그 결과 일본을 따라잡았다.
당시 일본과의 국가 기술 격차가 50년 이상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터에 무려 반세기 만에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는 일본을 거의 따라잡은 것이다.
반도체 분야는 오히려 우리가 일본의 기술을 앞지르고 있다. 이제 우리 울산의 산업이 잊고 지냈던 그때 국가가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추진했던 원료 및 기초기술 내재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우리는 지금 지난 60~90년대와 달리 지금은 초격자 기술로 경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낼 분야를 선별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울산은 지금까지 자동차산업의 메카로써 자리매김해 왔다. 전기차시 대가 도래함에 따라 향후 커다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친환경 전기 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전기 차의 생명은 배터리다. 그래서 국내 지자체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유럽 할 것 없이 배터리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울산도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전기차 제조와 배터리 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또한 배터리 산업과 전기차산업이 상호 공급망이 구축돼 유기적 튼튼히 연결될 수 있도록 산업의 전주기화를 꾀해야 한다. 울산의 전기차산업에 있어 원료의 수급에서 가공까지 공급망과 가치사슬의 내재화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4일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외부 전문가와 공동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울산지역 공급망 취약성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조사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울산이 3대 국가 주력 업종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원자재 등 대외의존도가 전국 17개 시도 중 4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보고서는 향후 울산과 중국이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산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리라 전망했다.
그러면서 배터리와 같은 산업에서 중국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려면 울산시도 과거 정부가 전략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울산시는 배터리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하거나 보유한 기업을 울산으로 유치하고 지원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