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r![ 주님]!
제가요, 전에는 이리 쫀쫀한 성격이 아니였거든요. 김치 한 종지 주는 것 때문에 잠을 설치다니요? 그것도 얻어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 주려고 하면서 말입니다.
없는 주제에 퍼주기만 하려는 것도 견적이 나오지 않는 일이지만 주는 것에 이렇게 망설여 보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요즘들어 푼수 없이 퍼준것에 대해 뒤통수를 몆대 얻어 맞긴 했지만 자꾸 이렇게 쫀쫀해 지다가는 내그림자 하고만 놀아야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배보다 더 큰 배꼽같은 사랑을 하자고 잘난척 떠든 것이 얼마나 되었다고, 김치한사발 놓고 이리 망설이고 있는 것은 주기싫어서가 아닌것 아시지요?
되받지 않고 줄수만 있으면 하는데 몇몇 이웃에게는 그것이 되지 않아 신경이 예민해지고 있는 것은 그들보다 생활이 어려운 내가 갖고있는 자격지심일지도 모르지요.
Herr!
저 그런 것 별로 갖고 싶지 않았고 지금의 내처지가 어찌하든 그런감정 갖고 싶지 않거든요.
있는 그대로 당당하고 감사하게 살고 싶어, 청국장도 열심히 만들어 퍼주고, 누가 주는 것은 고맙게 넙죽넙죽 잘 받고 감사인사 착실이 잘하며 내자리 잡아가려 하는데, 아마도 예민해 지는 것은 나자신인지 벗어버린줄 알던 자격지심이나 ,편견같은 옷을 더 단단이 여며 입은 것 같습니다.
Herr !
동상이몽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맞추는 것이 정답인가요??
아니면 이제 이나이 쯤되면 동상일몽이 세상이치라 우기며 사는 것이 정답인가요??
나자신까지도 내려 놓아야 될 나이에 무심히 던지는 이말 저말, 반응에 휘둘려 몇날 몇일을 헤매며 짜증을 내고 잠을 설치며 그것을 핑개로 술마실 궁리를 합니다.
Herr!
진즉 본전계산 잘하고 살았으면 지금 이리 궁상맙게 살지 않고 자격지심 같은 것 같지 않아도 되었을 것 아니냐고 하는 이들에게 할 말도 많았는데,,,,,내 허술 한 계산법덕분에 세상재미 많이보고,꿈에도 못해볼 간접 경험 많이 한 사람들이 더 내게 종주먹을 대고 있으니 자꾸 우기고 싶은 마음 접고 동상이몽에다 맞추어 살아 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당신께서 알려 주신 것은 이웃을 내몸같이 생각하여 동상일몽으로 살라고 하시지 않았나요???
2006.10.1. 푼수 메뚜기
첫댓글 푼수 메뚜기님! 괜찮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저 예전엔 푼수메뚜기님에게 종주먹질 하는 사람들 패거리였거든요. 뭐 지금도 크게 벗어난 건 아니지만.....^^* 쫀쫀하게 계산 잘 하고 살았는데 날아가는 것도 한 순간! 놓고 나니까 겁나게 퍼부어 주시네요. 도대체 계산이 안되게....'어째 이런 복이 내게? '라는 느낌이 들게....저도 없지만 계산 놓고 살랍니다. 저 겁나게 계산적이거든요. 그런데 열개 잃으니 스무개 채워주시는 푼수메뚜기님의 Herr께서 채워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튿어진 주머니 안 꿰메고 살렵니다. 열개가 아래로 세니 위로 스무개가 들어오더군요. 살아 있는 생생한 나눔 감사드립니다.*^^
근두달을 이웃집아저씨의 병과 죽음을 지키면서 심란해 하다 조금 정신이 나네요. 참 계산이 이기적이라고 그집식구 만나고 나면 짜증이 나곤 했는데,,,,죽고나니 더심란해 지더군요. 무엇을 위하여 그리도 짜게살았을까??? 결국은 다놓고 가야 하는 것을,,,,, 나는 그냥 푼수로 살아가자가 결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