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한데 한국사회에선 그 상식이 많이 왜곡되어 있으니 문제이긴 합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려고 하는 건데..너무 뻔하다고 생각하면 안 읽으셔도 좋지요..^^
먼저 아파트의 장점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집의 50% 이상이 아파트가 된 것은 그만큼 장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걸 너무 부정하면 사람들의 정서와는 안 맞죠..
1) 적은 면적의 땅에 큰 평수의 좋은 주거환경을 제공한다.
33평 아파트의 실제 보유지분(땅)은 아파트의 용적율 따라 다르겠지만 5-8평 정도 됩니다. 실제 땅 8평을 가지고 33평 아파트의 호사를 누리는 거지요. 한데 33평이 단순히 33평만의 호사는 아닙니다. 33평은 전용면적 25.7평에 계단 및 엘리베이터 등이 포함된 면적이지요. 물론 단독주택이라면 계단과 엘리베이터는 불필요한 면적이겠고요.
하지만 베란다 면적이 추가로 사용가능한 면적으로 추가되고(10평정도 추가 효과), 조경이 잘 된 마당과, 놀이터, 가장 중요한 주차장 등이 추가로 제공됩니다. 좋은 아파트는 여기에 경로당부터 애들 공부방, 수영장, 골프연습장이나 헬스장까지 제공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단독주택으로 이런 호사를 누린다고 하면 최소한 60평 정도의 주택은 되어야 합니다.(앞마당, 주차장, 실내면적 30평을 갖춘 집)
우리나라 같이 집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이 적고, 따라서 땅값이 비싼 나라에서는 아파트가 주거 대안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홍콩같은 나라가 그렇지요. 아니면 일본처럼 좁은 집에 살 수 밖에 없던가요.(일본은 지진 때문에 고층을 짓기 쉽지 않지요)
2) 단독주택보다 훨씬 싸다
적은 땅에 지을 수 있으므로 동일한 효용의 아파트를 지을 경우 단독주택보다 쌉니다. 강남 기준으로 이야기를 해 보죠. 땅의 평당가가 3000만원이라고 하면 60평짜리 실내면적 30평짜리를 지으려면, 우선 땅값 3000만원 *60평 = 18억, 건축비 30평 * 400만원(편의상) = 1.2억이 듭니다.(19.2억)
현재 강남 아파트 시세 기준으로 평당 3000만원 한다고 치면 33평 아파트의 가격은 10억입니다.(이보다 훨씬 떨어지고 있지만..) 따라서 단독주택 19.2억의 절반 가격으로 같은 효용을 가진 아파트를 살 수 있습니다.
3) 단독주택보다 편의성 관점에서 장점이 많다
단독주택은 집을 직접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파트는 많은 부분을 대신 관리해 줍니다(물론 관리비를 내지만 이것 때문에 불만인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공동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건물 자체의 관리도 해주고, 청소도 해 주고, 개별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프라이버시나 보안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아주 우수하고, 택배도 대신 받아주고, 쓰레기도 쉽게 처리가 가능하고..(일일이 열거하면 끝이 없을 듯...)
이와 같은 아파트의 좋은 점 때문에 그동안 한국사회에서는 열심히 아파트를 지어왔습니다. 한데 대규모로 지은 아파트들의 역사가 30년이 넘으니까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외국인들이 지적하는 아파트의 약점이 드러나는거죠.
1) 아파트는 수명이 짧다
아파트는 콘크리트 구조물이죠. 잘 지으면 100년이 수명이라고 하고, 우리나라 아파트는 보통 50년을 목표로 설계가 된다고 하던데.. 한 30년 지나면 문제가 많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내부 인테리어야 돈을 들여서 한번 수리하면 깨끗해 지는데, 공동관리 영역인 건물벽이 갈라지던가, 주차장에 물이 새던가, 상하수도 파이트가 터지는 등등 건물 자체의 모양이 상당히 훼손되기 시작합니다.
단독주택이라고 손을 안 봐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손을 봐 가면서 관리를 해가면서 수명을 늘릴 수 있지만, 아파트는 한국 사회에서 30년이 대개 수명의 한계로 느껴집니다.(아직 도래하진 않았지만 철골을 넣은 주상복합은 한 50년 갈 수 있다고들 하더군요)
따라서 30년이 되면 버리던가, 다시 지어야 하는 일이 도래합니다.
2) 다시 짓는 비용이 많이 든다.
단독주택이 오래되어서 마음에 안 들면 건축비 1.2억만 다시 들이면 새 집이 됩니다. 다시 짓는 기간도 길어야 1달이면 충분해서, 친척집에 가 있거나, 여관이나 호텔에 가서 지내도 버틸만 합니다.
한데 아파트는 그게 아니죠.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이것저것 따지만 복잡하지만 우선 단순 리모델링(용적율 증가없는)으로 가정하고 생각해 봅시다. 우선 조합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의견을 통일시켜야 하고, 세입자가 있다면 내보내야 하고, 다시 짓는 2년여 기간을 나가서 살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 지을 건축비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은행돈을 꾸어야 하고 이왕 꾸는 김에 2년 동안 나가 살 수 있게 전세금까지 꾸어야 하는데, 이를 건설회사에 맡기면 PF 대출이란 비싼 이자를 물어가면서 짓게 됩니다. 3년 정도 꾸면 최소한 50% 정도 원금대비 비용이 증가합니다.
그러니까 재건축이니, 용적율 증가를 허용한 리모델링이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집의 평수를 늘리거나, 집 수를 늘려서 가치를 추가로 올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비용을 최대한 전가하자는 겁니다..
좀더 유리한 조건을 받아내려고 정부와 지리한 싸움을 하는 사이에 기간만 더 늘어나고, 대개 안전진단을 받으려고 건물을 수리하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는 더욱 빨리 망가집니다.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5층짜리 아파트는 본인 부담금이 거의 없이 더 큰 아파트를 얻을 수 있었지만, 10층짜리는 자기의 부담이 상당히 커지고, 20층 짜리 아파트가 되면 경우에 따라 아예 답이 안 나오는 경지에 달하게 된답니다.
33평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면 건축비는 보통 계약면적(지하주차장 포함면적) 48평에 대해 계산합니다. 즉 400만원 * 48평 = 1.9억이 나옵니다. 여기에 아까 말씀드린대로 이주비 지원과 건축비에 대한 건설사의 이자 등으로 해서 50%가 가산되고, 각종 세금 등을 포함하면 최소한 3억 정도가 나온다고 합니다. 여기에 조합의 운영형태(소송 난무)나 질질 끈 시간에 따른 이자가 추가되면서 종종 이해하기 힘든 금액들이 산출된다고 하네요.(설계변경 등의 항목으로)
집값의 변동이 없어 주변의 신규 아파트 역시 10억이라고 가정하면 리모델링된 아파트의 가치는 최소한 1-2억은 더 차감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내가 리모델링 직전의 이 33평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면 얼마가 적정할까요? 앞으로 지어질 집의 가치 8억, 내가 낸 돈이 2년동안 묶일 기간에 대한 기회비용 20%, 자신의 분담금이 보수적으로 4억이라고 하면(내가 추가로 낼 돈) 라고 가정하면 8억-4억 = 4억이 가치, 기회비용을 차감하면 4억/1.2 = 3.3억이고, 마음 고생하면서 기다리는 것에 대한 보상까지를 생각하면 3억 이하가 적정할 것 같네요..(제 멋대로의 셈법이니 너무 시비 걸지 말아 주시길....^^)
하여간 최초 10억 짜리 집이 30년이 지나면 리모델링을 하려는 조합이 잘 만들어져서 추진이 잘 되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3억 정도가 적정한 금액이 아닌가 저 나름대로 계산해 보았습니다.
저처럼 제대로(? ^_^) 계산은 안 했지만, 유사한 셈법으로 계산들을 하면서 강남과 1기 신도시의 가격이 재계산되면서 쉬쉬하지만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아니 좀더 솔직히 표현하면 도대체 얼마가 적정가격인지를 몰라서 하염없이 떨어지기만 하지 살려는 사람이 없어진 상황입니다..
차라리 누군가(공신력이 있는) 정확한 건축비용 산출에 의거하여 가치평가를 해 주면, 그 지점까지 가격이 빨리 조정을 받고, 다시 거래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오래된 아파트는 나름대로 입지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니까요. 주변 상권이나 학교, 교통 문제들이 이미 해결이 되어 있으니까요.
이제 제가 생각하는 결론으로 들어가 봅니다.
1) 아파트는 장점이 많고, 땅이 좁은 우리나라 체계에서 버릴 수 없는 주거형태이다.
2)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홍콩처럼 리모델링하면서 최대한 수명을 늘려가며 아파트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3) 오래된 아파트는 집값이 떨어져야 정상이다.(위의 엉터리 셈법에 의하면 10억 짜리가 30년 후에는 3억이 된다)
4) 외국처럼 아파트는 30년에 걸쳐 감가상각되는 물건이란 사고가 빨리 전파되고 이에 합당한 가격으로 재 편성되어야 현재와 같은 거래량 급격축소의 문제가 해결이 된다.
(30년뒤에 30% 가치가 유지된다면 매년 2.3% 가격이 다운되어야 함)
5) 솔직히 너무 심플한 케이스로 결론을 내려 문제가 많기는 하지만(용적율 상향이 가능한 아파트의 경우나, 30년에 걸쳐 생긴 입지의 장점 이슈 등이 빠져 있음) 공신력있는 기관에 의한 재계산이나, 재해석이 빨리 이루어져 사회적 컨센서스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6) 덤으로 하나 제안한다면, 30년이 지나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필요하다면 조합이 주도해서 사업을 하기보다는 대규모 임대사업자나, 건설업자가 통째로 이를 사서(일괄 매매를 하려면 조합 비슷한 것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재건축을 하고, 재입주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가격적인 메리트를 주는 것이 아니라, 동호수 우선 지정권 정도를 주는 형태로 법을 정비할 수 있다면 앞으로 쏟아져 나올 어마어마한 구형 아파트의 처리문제를 처리하기 용이하지 않을까? (그냥 놔두면 너무나 암담해 보이므로...)
http://cafe.daum.net/sgi540/H0th/1395
첫댓글 요즘 아파트 이야기가 너무 많이 올라오는군요.. 이것이 물론 사회적 화두이고 경제적 재난과 연관있긴 하겠지만 우리 카페가 부동산카페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많습니다
좀 쌩뚱맞지만..시가전 발발 시 아파트는 차려진 밥상이고 때리기 좋은 타겟인것 같아요. 단독주택 밀집 지역은 포격내지 폭격을 하지않는 이상 쉽게 점거하기 어렵다고 생각되구요. 지금은 회사때문에 아파트에만 거주하며 살고 있으나 인생 2라운드는 단독주택에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산쪽에 무슨무슨 마을하면서 고급 단독주택 마을이 있습니다.
들어가는 진입로엔 경비실도 있고요. 언덕에서 내려다보니, 집집마다 주차장도 마당도 넓고 그림같이 지어 뒀더군요.
문제는 경비인력이 전체를 커버못한다는거. 집집마다 세콤 달았더군요.
인근에 학교가 없어요. 학원도 없어요. 일산까지 차타고 나가야 하는거.
마을입구 대로변에 24시편의점 하나 있는게 편의시설의 전부 입니다.
(마을 안쪽에 사는사람은 캔커피하나 사려면 1km 를 걸어와야 합니다.
지하철이란거 구경하려면 일산까지 차타고 나와야 합니다. 버스는 30분정도마다 다니는듯하구요.
마을안으론 안들어옵니다. 마을 입구 대로변에 섭니다.
공기좋고, 마당을 밟고 살고 다~ 좋은데.
마을전체 경비원, 마을 청소부, 쎄콤 비용이 나가구요. (택지반 분양받은사람도 빈땅인상태에서도 내는가보더군요)
쓰레기나 재활용품, 음식쓰레기등의 처리가 힘들더군요.
모든 편의시설은 너무너무 멀리 있습니다.
이 몇백가구 되는 마을을 상대하기 위해 병원이나 은행이 입점을 안하는거죠.
마트도 입점하면 망합니다.;;;
그리고, 벌레가 너무 너무 많아요.
인근 숲에서 날아오기때문에 아무리 소독하고 잡아도 끝이 없더군요.
단독주택 싫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