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어제 웨스턴 컨파 7차전을 보고
옛 생각이 많이 나서 잡설 남겨 봅니다.
저는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면
딱히 응원하는 팀이 없습니다.
왜냐? 뉴욕 닉스의 팬이거든요.
10-12시즌에는 어영부영 PO 나갔지만 1라운드 광탈,
12-13시즌 반짝 동부 2위해서 2라운드까지 간 이후로는
5년간 많이 바쁘신지 봄농구에 나타나질 않습니다.
12-13시즌 이후 닉스 팬들에게 플레이오프는
농구하는 시즌이 아니라
시즌을 리뷰하고, 선수들 샐러리 계산해서
차기 시즌을 구상해보는 숭고한 시간입니다.
닉스가
'그래~! 역시 우리는 부진해서 까여야 제맛' 모드로 돌입했을 때
자연스레 NBA에 대한 관심이 줄기 시작했는데,
그 시점과 맞물려서 부상하던 팀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였습니다.
밀레니엄 킹스 이후로 '보는 맛'이 느껴졌던
팀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리그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스테판 커리라는 선수의 플레이를 보며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더군요.
골스에게 여러 모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던
15-16 시즌 파이널 패배 이후에 KD가 오면서
모양새가 약간 달라지긴 했습니다만.
극도로 강해진 팀에 대해 애정이 식긴 했지만,
여전히 닉스는 플레이오프 출전을 사양하고 있어서
플레이오프 되면 그냥저냥 골스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웨스턴컨퍼런스파이널 7차전
영상을 뒤늦게 봤습니다.
판정 논란에 대해서는 엔게에서 이미 수차례
토론이 있었으니 패스하겠습니다~
휴스턴의 극심한 슛 부진이 눈에 띄더군요.
* 휴스턴 팀 3점슛 : 7/44 (성공률 15.9%)
- 제임스 하든 : 2/13
- 에릭 고든 : 2/12
- 트레버 아리자 : 0/9
- PJ 터커 : 2/5
- 제럴드 그린 : 1/4
- 존 존스 0/1
사실 이렇게 난사해서 성공률이 16%도 채
안 된다면 이기는게 이상할 정도인데,
CP3의 이탈과 극심한 슛부진 속에서도
골스를 이렇게까지 밀어붙인 휴스턴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괜히 정규리그 1위팀이 아니었죠.
CP3이 있었다면 7차전 도요타 센터에서는
휴스턴이 살짝 더 유리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실 골스를 응원하며 7차전을 보고 있었지만
휴스턴 선수들의 극심한 슛팅 난조를 보며
이상하리만치 휴스턴 쪽으로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아리자와 고든을 보면서
93-94시즌 파이널(뉴욕 닉스 vs 휴스턴 로케츠)에서
닉스의 존 스탁스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경기는 7차전까지 갔던 혈투였는데,
7차전 존 스탁스의 야투가 아래와 같았습니다.
- 필드골 : 2/18
- 3점슛 : 0/11
(이후로 11이라는 숫자를 극혐합니다.)
닉스의 7차전 패배 이후 스탁스에게 어마어마한
비난과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닉스의 정신을 상징하는 투쟁심있는 올스타 가드가
한 순간에 대역적이 되어버렸죠.
휴스턴의 슛난조는 개인이 아닌 팀 전체적 현상이었고,
심판 콜에 대한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다행히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은 없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급한 순간(시리즈 7차전 같은...)에서
침착하게 슛 메이드를 할 수 있는 침착함, 담대함이
챔피언의 필수요소임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옆동네인 동부 결승 7차전도 마찬가지입니다.
* 보스턴 팀 3점슛 : 7/39 (성공률 17.9%)
- 테리 로지어 : 0/10
- 제일런 브라운 : 3/12
- 마커스 스마트 : 0/4
- 제이슨 테이텀 : 2/6
- 마커스 모리스 : 2/6
- 알 호포드 : 0/1
휴스턴 보다 딱 2% 높은...
역시 형편없는 기록입니다.
공교롭게도 휴/보 스턴이 두 팀이
안방에서 비슷하게 공갈포를 쏴댔습니다.
로버트 오리나 데릭 피셔같은 강심장들이 있었다면
골클을 제치고 휴/보 '스턴' 파이널 매치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양 팀 팬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하여
또골클....입니다.
그것도 4년 연속...대단합니다. 양팀.
미 프로 스포츠 역사상 처음이라죠?
지겹다, 지긋지긋하다는 팬들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ㅎ
하지만 저는...
훗날 NBA 역사를 논함에 있어서
2010년대 동/서부를 주름잡던 두 팀(골스, 클블)의 파이널 경쟁이
어떤 레거시(legacy)로 남거나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아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라이벌간 힘의 균형이 한 쪽으로 쏠려 있다고 해도
이렇게 지독하고 끈질긴 경쟁구도 관계는 한 번쯤
있어줘야 제 맛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NBA팬들을 위해 내년에는 다른 팀에게 기회를. ㅎㅎ
어우골
어차피 우승은 골스일까요?
팬들이나 전문가들이나 거의 골스 우승으로 기울고 있죠.
저도 우승은 골스가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골스 팀 에너지가 작년 시즌보다 많이 하락했지만,
더 큰 문제는 클리블랜드에게 어빙이 없다는 사실이죠.
커리/탐슨에게 엄청난 수비부담을 안겨 주던
카이리가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클블 백코트는
골스의 커탐 듀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든 이들이 골스 우승을 점치는 상황에서
이걸 뒤엎을 수 있는 요소는 단 하나,
르브론 제임스밖에 없을 듯 합니다.
(그 확률이 매우 적을지라도)
사실 르브론 안티는 아니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지겹도록, 미치도록 잘하니까요.
그러나 제가 그토록 싫어했던 절대 강자들,
조던, 샤크, 코비 등에게 점차 경외심과 연민을
가지게 되었던 것처럼
르브론에게도 그런 비슷한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올해 PO에서의 르브론을 보고 있자면
진짜 짠~하죠.
마음은 다이너스티를 착착 구축해가고 있는
골스에 약~~간 더 기울어져 있기는 하지만,
시리즈가 진행되다 보면...
'아무리 르브론이라도 올해는 힘들겠지'...라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위대한 선수로
우뚝 서는 르브론의 모습을 보고 싶을 것 같기도 합니다.
난데없는 결론은.....그뉴컨
뉴욕 닉스가 마지막으로 컨퍼런스 파이널 간 지가
어언 99-00 시즌입니다.
동부 컨파에서 인디애나에게 2-4로 졌었죠.
2000년이라......아기가 태어났다면
만18세로 운전면허 취득 가능한 나이입니다.
그래서...뉴욕은...컨파 언제 가나요?
잡설이었습니다.
NBA 파이널을 즐깁시다~!
첫댓글 그뉴컨...또르륵......
존 존스.. 야투시도가 1개인걸 보니 파이널 처음 출장한 신인선수인가요?
뉴욕.. 곧 올라오겟죠..? ㅠㅠ
플옵이 참 빡세면서도 중압감 긴장감까지 엄청나다는 점에서 커리가 정말 좋은 슈터라는걸 느끼네요.. 커리는 부상만 아니면 언제든 터지는 선수고..탐슨은 기계니까..
아리자가 욕을 안먹는 이유는 기대치가 스탁스와는 다르기 때문이죠.
스탁스는 그 수비농구를 하면서도 20득점 가까이 해야 하는 선수였고 아리자는 3점 한두개만 넣어주면 되는 선수 였기때문인것 같아요.
저도 어제 아리자 0/12 야투보고 딱 스탁스 생각했었습니다.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숫자가 11인데 공교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