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초 2023년 개최 예정이던 미얀마 선거, 일러도 2025년 실시될 전망
◦ 미얀마 군부, 선거 2025년으로 연기... 구체적 일정 미확인
- 미얀마 군부가 2021년 2월 쿠데타 당시 2023년 8월까지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던 선거를 최소 2025년으로 연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친군부 정당 통합단결발전당(USDP, Union Solidarity Developement Party)의 한 고위 당원은 미얀마나우(Myanmar Now)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인구조사 절차가 시행될 것이며, 2024년에는 미얀마 국내 상황 및 조사 절차로 인해 선거를 치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군부 정당 관계자 또한 2025년에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얀마 국영 언론인 글로벌뉴라이트오브미얀마(Global New Light of Myanmar)는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미얀마 최고사령관이 2024년 인구조사에 앞서 필요한 준비를 완료할 것을 촉구했다며, 인구 조사가 완료된 후에야 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군부 선거관리위원회는 구체적인 관련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언론사들의 논평 요청에도 답하지 않았다.
-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군부 정권의 궁극적인 목표는 선거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얀마 군정은 2023년 8월에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한 이후 표면적으로 여러 선거 준비 조치를 취했다. 그 일환으로 군부가 구성한 선거관리위원회는 9월 5일 양곤(Yangon)에서 35개 정당을 만나 투표용지 비용을 절감하고 투표 조작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자투표기를 시연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정당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National Unity Government of Myanmar)는 군부 정권이 실시하는 투표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미얀마 군부, 반대파 유혈 탄압 시도에도 결국 완전한 점령 실패
-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이래 반대 세력의 정치적 입지를 제한하기 위해 법률 제정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왔다. 군부는 아웅산 수지 전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2020년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2015년과 2020년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두며 입지를 구축했으나 쿠데타 이후 군부가 전직 민주주의민족동맹 소속 의원 한 명을 처형하는 등 탄압 수위를 높이며 당의 지도부가 크게 타격을 입었다. 이후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2023년 3월 군부가 제정한 새로운 규정에 따라 재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주주의민족동맹을 해산시켰다. 미얀마 군부는 반군부 저항세력을 테러집단으로 규정했으며, 2023년 1월에는 테러 및 불법행위를 한 개인 또는 조직이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는 등 반대파에 대한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
-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직후부터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반군부 저항운동에 직면했으며, 이에 따라 군부와 반군부 세력과의 무장 충돌이 지속되어 왔다. 2023년 7월 31일 미얀마 군부는 사가잉(Sagaing), 마그웨(Magwe), 친(Chin), 카렌(Karen)주 등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군부가 국내에서 완전한 통제권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선거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가 반군부 무장단체에 비해 인력 및 무기 차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항을 완전히 진압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진단된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쿠데타 이래 군부와 반대 세력 간의 전투로 인해 약 200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미얀마 현지 모니터링 단체는 군부의 반군부 저항운동 탄압으로 인해 3,8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2만 4,000명 이상이 체포되었다고 발표했다. 쿠데타 이래 군부와 신생 및 기존 반군 단체 간에 전투가 지속되면서 수천 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 미얀마, 서방사회 제재 속 러시아 등과 협력 확대
◦ 미얀마 군부, 러시아 선거 참관해… 서방사회 제재 계기로 우호관계 강화
- 미얀마 군부는 향후 개최될 선거 관련 지원을 받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러시아와의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 대표단은 9월 6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유권자 교육’과 ‘효과적인 미디어 활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미얀마 군부 국영 언론은 대표단이 러시아의 선거 방법, 선거 실시 조건, 캠페인 절차 및 문화적 측면을 탐구했다고 보도했다. 우 떼인 소(U Thein Saw)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의 재선이 예상되는 2024년 러시아 대선에 참관자로 초청받기도 했다.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래 서방 사회로부터 여러 제재 조치를 겪으며 미얀마와의 우호 관계를 강화해왔다. UN과 인권단체들은 러시아가 미얀마 군부 지지를 선언한 첫 강대국이며 민간인 학살에 쓰이는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민 아웅 흘라잉 군부 최고지도자는 정권 장악 이후 러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으며, 미얀마 군부는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톰 앤드류스(Tom Andrews) UN 미얀마특별인권보고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1년 이래 미얀마 군부에 전투기, 첨단 미사일 시스템, 공격용 드론 등 첨단 무기 4억 6,000만 달러(한화 약 6,168억 6,000만 원)어치를 공급해왔다.
◦ 미얀마 군부, 국제사회 고립 가운데 러시아 등과 협력 확대 모색
-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 이래 아세안(ASEAN) 등 기존 외교 파트너국들과 단절을 겪어왔다.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와 평화 회복을 위한 5개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자 미얀마 사안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 회원국 간 분열이 확대되어 온 바 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은 미얀마 정권의 행보를 강도높게 비판해왔으나, 태국은 2023년 6월 미얀마 군부 외무장관을 포함한 비공식 회의를 제안하는 등 다소 상이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시 태국의 시도에 대해 디플로맷(The Diplomat)은 국제정치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얀마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아세안 차원의 단결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 미얀마는 2023년 초 중국 주도의 안보 블록인 상하이 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sation)에 대화 파트너 지위를 부여받았으며, 현재 브릭스(BRICS) 가입을 모색하고 있다. 브릭스는 원래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되었으나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에티오피아, 이집트, 아르헨티나,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하는 연합으로 확대되었다. 중국과 인도 또한 미얀마 정권에 대한 비판을 눈에 띄게 피하고 있다. 아마라 티하(Amara Thiha) 오슬로 평화연구소(Peace Research Institute Oslo) 연구원은 미얀마가 러시아와 협력함으로써 새롭게 형성 중인 외교적 구도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ime, Myanmar’s Anti-Democratic Junta Seeks Russia’s Help on How to Run an Election, 2023.09.15.
Barron’s, Myanmar Junta, Russia Agree On Election 'Cooperation', 2023.09.13.
The Straits Times, Myanmar junta, Russia agree on election ‘cooperation’, 2023.09.13.
La Prensa Latina, Myanmar, Russia ink deal to cooperate in ‘electoral activities’, 2023.09.13.
The Irrawaddy, Two Myanmar Junta Election Officials on Separate Visits to China, Russia, 2023.09.12.
No Election Likely Before 2025: Myanmar Junta Chief, 2023.09.06.
Myanmar NOW, Election ‘likely’ in 2025, says Myanmar military’s proxy party, 2023.09.06.
Reuters, Myanmar junta officially postpones election promised after 2021 coup - state TV, 2023.08.01.
[관련 정보]
1. 미얀마 군사정권, 러시아와 선거 문제에 관하여 협력하기로 (2023. 9.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