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물방울 하나가 방바닥에 뚝 떨어졌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주위를 살피고 있는데 아내가 드라마를 보다 말고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불쌍하다며 훌쩍훌쩍 울고 있었습니다. 나도 아내를 따라 울었습니다. (25~26쪽)
감동적인 이야기다. 눈물은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눈물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어려움을 공유하며 강한 연결을 형성한다. 이러한 순수한 감정은 인류의 가치를 실현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산행 길에서 만난 한 노인이 나무를 동으로 지고 지게꼭지를 끄떡거리며 내려갑니다. 그 많은 나무를 무엇에 쓰려고 그렇게 힘들게 지고 가느냐고 묻자 “내가 죽으면 아내가 추운 방에서 덜덜 떨까 봐 미리 땔감을 준비하는 거요“라고 말하며 산길을 힘들게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35쪽)
사랑은 흔히 말로 표현되지만, 그 뒤에 숨겨진 진정한 의미는 행동과 배려에 나타난다. 그것은 서로를 지지하고 챙기는 것,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다. 나무꾼 노인의 이야기는 이러한 진정한 사랑의 예시를 통해 우리에게 사랑의 소중함을 상기시키며,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나누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교훈을 전해준다.
이재봉 시인의 첫 산문집 『꽃이 아름다운 것은』(부크크, 171쪽)이 나왔다. ‘노란 손수건’, ‘꽃이 아름다운 것은’, ‘기억의 저편’, ‘외로움이 나를’, ‘베터리가 나간 방’이라는 다섯 개의 장, 총 90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산문집은 저자가 시를 쓰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언어가 가진 환기력(喚起力)에 구애받지 않고 숲속을 거닐듯 편안하게 써내려갔다. 올해로 등단 30년을 맞이한 시인은 아직도 글은 쓸수록 어렵고 책이 나오고 나면 부끄럽다고 말한다.
저자 이재봉 시인은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 시인이었던 국어 선생님의 권유로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대학(한국외국어대)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던 중, 1991년 『東江詩』 11호에 <금남로 아리랑> 외 3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사랑이 있는 풍경』을 출간한 후 『시간 여행』, 『난쟁이 별』, 『지구의 아침』 『익명의 시선』 등 여러 권의 시집을 펴냈다. 한맥문학 신인상(2005), 김명배문학상(2019)을 수상하였다. 한국문인협회, 한맥문학가협회 회원이며 현재 회전그네시인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