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용어 사용은 정확해야 한다
신 보 성
최 여인 사건에 관련된 티브이를 시청하다보면 법률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전문가들이 등장하여 토론을 하면서 사용하는 법률용어에도 정확성이 없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오늘 검찰이 최 여인 등을 공소제기하면서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방송사 마다
전문가들을 등장시켜 백가쟁명을 하고 있는데 법적개념 파악이 안 된 말들이 많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간단하게 법률용어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우선 공범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범죄의 실행방법에는 단독으로 하는 단독범이 있고 여러 사람이 협력 가공하여 범죄를 완성하는 공범이라는 것이 있다.
예컨대 갑이 을을 살해하기 위하여 권총을 발사했는데 을이 죽었다면
갑은 살인죄의 단독범이 되지만
갑과 을이 병을 살해하기로 공모하고 을은 갑의 손발을 묶고 갑이 총을 쏘아 병이 죽었다면 갑과 을이 살인죄의 공동정범이 된다.
공동정범이 되기 위해서는 갑과 을 간에 병을 죽이겠다는 의사의 연락이 있고 실행행위의 분담이 있어야 한다.
갑과 을이 병을 죽이기로 공모하였으나 을은 실행행위에 가담하지 아니하고
갑 혼자서 병을 살해했다면 을의 형사책임은 어떻게 될까
이러한 경우를 공모공동정범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판례는 공모공동정범을 인정한다.
공동정범은 각자를 그 죄의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공범에는 교사범이라는 것이 있는데 교사범이란 타인을 교사 방조하여 범죄행위를 실행케하는 죄를 말한다.
예컨대 갑이 을을 교사하여 범죄의 결의를 발생시키고 을로 하여금 범죄를 실행케 하여 병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케 했다면 갑은 살인죄의 교사범이 되고 을이 정범이 된다.
교사범의 처벌은 정범과 같다.
공범에는 방조범이라는 것도 있다. 방조범을 종범이라고도 한다.
방조범이란 타인의 범죄를 도와주는 범죄이다.
갑이 병을 죽이려는 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을이 갑의 범죄결의를 강화시켜준다든지 살인에 필요한 무기를 구입해 주는 것과 같은 행위를 하는 자를 방조범이라고 한다.
방조범의 처벌은 정법의 형보다 감경하게 되어있다.
검찰은 대통령을 수사하지도 아니하고 안 종범과 최 순실 정호성만을 수사한 후 이들 범죄자들과 상당부분 공범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범에도 공동정범 교사범 방조범이 있는데
어느 태양에 해당하느냐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본인은 대통령이 미르재단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여 기업체 사장들에게 기부해 줄 것을 요구하는 행위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기에 이러한 본인의 견해에 따른다면 위 세 사람 모두 직권남용죄를 범한 것이 아니어서 무죄가 될 것이지만 이렇게 보는 견해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의 행위가 범죄가 된다면 대통령이 직권남용죄의 공동정범이 될 것인가
교사범이 될 것인가.
아니면 대통령은 전혀 몰랐는데 안 종범과 최 순실이 공모하여 범한 것이어서 무죄가 될 것인가는 앞으로의 수사와 재판을 거쳐 보아야 할 것이다.
최 순실의 공소범죄사실 중에는 사기 미수죄라는 것이 있는데 사기미수죄가 무엇일까.
사기죄라고 하는 것은 타인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이다.
미수라고 하는 것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실행행위를 종료하지 못했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범죄를 말한다.
갑이 을을 살해하려고 총을 쏘았으나 총알이 빗나가 을이 죽지 않았다면
살인죄의 장애미수가 되고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양심의 가책을 받아 스스로 발사를 중지했다며 중지미수가 된다
미수범은 기수범과 같이 처벌할 수도 있다.
최 순실이 재물을 취득할 목적으로 어느 기업체에 기부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재물의 교부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사기죄의 미수범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최 순실의 여러가지 공소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러한 모든 범죄의 법정형을 합하여 형을 선고하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범한 여러 가지 범죄를 실체적 경합범이라고 하는데
그 처벌은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분의 1까지만 가중할 수 있다.
만약 앞으로 최 순실에 대한 여러 범죄시실이 추가되어 범죄의 법정형을 합하면 30년이 된다 해도 가장 중한 죄가 사기죄라면 사기죄의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이므로 십년의 형에 2분의1 까지만 가중할 수가 있으니 차 순실은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을 뿐이다. 여기에 감경사유가 있으면 감경할 수가 있으니 실제로 선고되는 형은 그보다 훨씬 낮을 수도 있다.
유죄의 확정판결이 선고되어 복역을 한다고 해도 형기의 3분의 1을 복역하면 가석방으로 풀려날 수도 있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대통령의 사면이 있을 때 그 형 선고의 효력이 소멸되어
석방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