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자율주행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이후 청계천, 강남, 청와대로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이번에는 여의도가 새롭게 다섯 번째 지역으로 추가되었다.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는 7월 5일부터 여의도 둔치주차장과 국회 경내를 순환하는 노선으로 운행 중이다. 거리는 총 3.1km로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운행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다. ☞ [관련 기사]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 운행 시작…누구나 무료 이용
여의도(국회주변) 자율주행순환버스 운행 구간 ©서울시
지난해 청계천과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를 인상 깊게 탑승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새롭게 운행 중인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를 탑승해 봤다. 여의도 명소로 찾아가 보기 좋은 국회를 구경할 겸 오른 나들잇길이었다.
실제로 국회 경내 주행이 주를 이루는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 운행 노선은 여의도 둔치주차장을 이용해 국회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편리할 듯하다. 여의도 둔치주차장과 의원회관, 국회 정문, 도서관, 본관, 소통관 총 6개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승하차할 수 있다.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 여의도 둔치주차장 ©엄윤주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는 현대자동차에서 쏠라티차량을 개조하여 개발한 소형버스(13인승)로 운행한다. ©엄윤주
먼저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서울 자율차 전용 앱(TAP!) 설치가 우선이다. 이 앱을 통해 승객의 탑승 의사를 버스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TAP! 앱 설치 후 자율주행 지역을 선택하고, 출발과 도착지를 입력하면 호출이 진행된다. 호출과 동시에 차량의 도착 시간과 좌석도 안내된다.
여의도 둔치주차장 정류장에서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를 탑승했다. 처음에는 어디가 자율주행순환버스 탑승장인지 몰라 두리번거리기도 했는데, 위치는 주차장 요금 계산소 바로 앞이다. 하얀 색상의 입간판 형태로 정류소 표시가 되어 있고, 노선과 앱 안내 사항도 함께 표기되어 있다. 국회 안에는 추가로 도로 바닥에 정류장 안내 표시가 되어 있는 곳도 있었다.
자율주행순환버스를 이용하려면 스마트폰에 서울 자율차 전용 앱(TAP!)을 설치해야 한다. ©엄윤주
호출한 지 3분 만에 도착한 차량은 현대자동차 쏠라티를 개조한 13인승 소형 버스다. 승객 10명이 탑승할 수 있다. 하얀색과 파란색이 조화를 이루는 버스에는 '자율주행 로보셔틀'이라는 이름이 크게 표기되어 있었다. 이번에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에서 시범을 선보이는 로보셔틀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기술이라고 한다.
버스 운행 시작과 함께 안전벨트 착용과 일부 구간에서는 수동 운전으로 전환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버스에는 만일을 대비해 세이프티 드라이버가 운전석에 탑승해 있다. 실제로 운행 구간 중 국회 안에 위치한 어린이집 부근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날 때는 수동 운전으로 전환되었다. 탑승 중에는 자율주행인지 수동운전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운행은 안정되게 느껴졌다. 차량 안 정면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서도 현재 자율주행인지 수동운전인지 안내된다.
만약을 대비해 세이프티 드라이버도 탑승한다. 기사분이 자율주행 중임을 알리며 양손을 들어 보였다. ©엄윤주
자율주행순환버스에서 바라다본 여의도 국회의사당 ©엄윤주
여의도자율주행순환버스는 총 2대로, 이날 기자는 13호 차량에 탑승했다. 현재 13호 차량을 운행 중인 기사님은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는 첫 자율주행 차량을 운행한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말을 전했다.
“하루 중 승객이 가장 많은 시간은 오전 10시입니다. 국회에 업무 보러 오는 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계세요. 지난 토요일에는 국회 견학을 온 중학생 9명이 선생님과 함께 탑승했는데, 학생들이 신기한지 이것저것 질문도 많이 하더라고요. 진짜로 자율주행을 하고 있는지 운행 중 양손을 들어보라고 하는 승객도 계셨어요.(웃음)”
만 6세 이상, 한번에 승객 10명까지 탑승 가능하며, 음식물 반입은 금지된다. ©엄윤주
차량 내 안내 모니터에 정류장 알림과 함께 자율주행 중임을 알리는 글자가 떠 있다. ©엄윤주
탑승하는 승객들에게 음식물 반입에 금지에 대해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마시던 커피나 음료를 좌석 앞 그물에 꽂아두고 그냥 하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함께 탑승하는 승객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br /><br />
여의도 둔치주차장에서 노선을 한 바퀴 순환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5~16분 정도다. 버스를 탑승하면서 국회의사당이 보일 때 왠지 감회가 더 남다르게 느껴졌다. 스마트폰으로 서로 얼굴 보며 통화하는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버스를 타고 서울 명소 중 한 곳인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는 기분이 더 각별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바닥에 자율주행버스 정류장임을 알리는 표시가 되어 있다. ©엄윤주
서울시 자율주행차는 운행을 시작한 이후 14개월 만에 누적 탑승객 2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는 지구 2.8바퀴를 달린 것과 맞먹는 거리다.
이번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의 안전한 운행 준비를 위해 서울시는 국회 주변 여의서로 등에 신호등 색상과 다음 신호까지 남아 있는 시간(0.1초 단위)을 5G 상용통신으로 제공하는 교통신호개방장치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만약의 돌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자율차에 탑승하는 시범운전자(안전요원) 교육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 운행 검증 등 다양한 안전 대책도 시행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여의도 일대 지하철역과 여의도환승센터, 오피스 밀집 지역 등 여의도 전역으로 자율주행순환버스 노선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 세계 최초로 심야 자율주행버스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이번에 여의도 자율주행에서 시범 선보이는 로보셔틀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기술이다. ©엄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