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초에 하늘 나라로 간 칭구의 묘에 갔다.
장소는 양주시에 속하는 불곡산의 뒤에 있는 묘원이다.
수목장이라고 하여 가 보니 작은 나무 아래에 죽은 칭구의 묘역이다.
어제 날씨가 유독 별나게 으시시하고 게다가 하늘의 작은 설편마저 떨어져 기분이 묘했다.
산악회원끼리 가 거기서 추모제를 했다. 생전에 산악회를 열성으로 다녔던 칭구이기에.
공원처럼 꾸며진 묘원은 마치 하늘 공원처럼 보이고 그 앞에는 천상병시인의 시탑도 세워 있다.
우린 이 죽음하고 영원히 떨어져 있을 수가 없다.
우리도 언제가는 간다. 단지 시차적인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래도 먼저 간 칭구의 묘역 앞에 서니 기분이 묘하다. 이제 누구는 이 공간내에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또 누구는 살아 이 진세에서 생존을 위해 부단히 애를 쓰야 한다는 현실감이 마음이 무겁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거 이런 모양이다.
그 칭구가 조금 더 살아 우리들과 교유를 했으면 좋겠는데...
그러나,현실은 냉혹하게도 생과 사로 구분된다.
조성된 묘원을 바라다 보니 별의별 상념들이 머리를 스친다.
누구처럼 이세상에서의 삶이 멋진 소풍놀이하다가 가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이 세상살이가 그처럼
되지 않아서 문제라면 문제이겠지.
이승의 삶이 소풍이 되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 궁금해진다.
어릴 때처럼 소풍가기 전날에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던가? 맛있는 엄마표 김밥 그리고 계란,사이다 그리고 용돈 생각하면서 단꿈에 잔다. 그리고는 그 날에 적지 않았던 실망 그리고 울음 등등 그때를 추억하면 사람마다 각기 다른 추억담이 새록새록 묻어날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시인만 국한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처럼 갑남을녀군의 평범한 사람들도 이런 멋진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의식을 마치고 묘원을 나서는데,우리 방문을 하늘이 아는가? 하늘로부터 작고 하이얀 설편이 내려온다.참으로 서정적인 광경이라 하겠지만 장소가 장소인 만큼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마음이 무겁게 다가온다고 하겠다.
그 자리를 떠나가면 언제 다시 올런지 모르지만 그 칭구가 평소에 산을 좋아 했던 것처럼 영원한 휴식을 불곡산을 향해 위치를 잡고 있다는 거 아마도 그의 바램이 아니었을까 한다.
날씨마저도 우충충하여 내려오는 길이 더디게 느끼어지고 무언가 마음의 작은 짐 하나 가지고 온 듯한 느낌이라고 하겠다.
죽음 앞에서는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하도 시끄럽고 목청이 큰 사람이 무언가 되는 듯한 자세로 우리들을 어수선하게 한다. 참으로 이런 자들에게는 시간을 내어 한 번만이라도 묘역에 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제발이지 세상사가 그러하지 않아도 힘들고 바삐 사는데,왜 목청까지도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는지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말인지 죽음보다 깊은 적막감이 휘감아 도는 이 묘원에서 깨닫기 바란다. 세상사의 종점이 어디 있는가? 생각해 보면 그렇게 야단법석을 피우면서 모든 이들에게 쓸잘데 없는 걱정거리를 끼치는 게 당연한가를? 이 묘역을 벗어나 다시 인가있는 동네로 나오니 세상사가 여전히 복잡하고 소란스럽다는 생각이 단박에 들어온다. 이게 우리가 사는 인간 사회이니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한다.
첫댓글 어제는정말 첫눈이 내린 날치고는
반갑지도 즐겁지도 않은 날이었지요.
탐스럽게 보기 좋게 내리는 눈이 아니고
지저분하게 을시년스럽게 내리는게 마음만 심란...
그런날 하늘나라로 떠난 친구분의 묘역을 다녀 오시니
더욱 우울하셨겠네요. 그렇죠 우리 모두
언젠가는 떠날 이세상...
너 죽고 나 살자는 자세로 살지 말기를 바랍니다.
한발 물러서 생각하면,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짓..
흙속에 누어 있으면 알라나요? ^*^
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함!!
우리네 나이 죽음을 대비 해야한다.
올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때는 순서가 없다.
여담(염라대왕) 말씀입니다.
먼저간 친구를 그러워 하는 마음을 삶의 이야기에 담으셨어요.
수고많았습니다.
언제 가도 후회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지가 않아서 문제이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조용히 살고 싶어도 세상사가...
그러니 자기 성찰을 통한 마음 공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