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선수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고 곱상한 외모, 바른 이미지, 역대급 강력한 팀 소속, 그리고 빠르고 정확한 슈팅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스타일로 많은 업적을 이루고 있는 커리를, NBA 스타선수들 중 싫어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미국 한 미디어에서 다뤘더군요.
https://youtu.be/5cXo3VhbL-s
물론 확실하게 싫어한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NBA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태평양 건너 이곳에서도 르브론과 크리스 폴 등이 커리에게 약간 적대감을 드러내는 게 보이긴 보여요. 라이벌리에서 오는 감정일 수도 있으나, 그동안의 스토리를 본다면, 예컨대 르브론의 우승을 가로막고 있다던지, 폴의 넘버원 포인트가드 자리를 뺏었다던지.
참 나열할 수록 그간 커리가 NBA 최정상에서 장기집권 중인 일종의 중심축들에게 전혀 다른 스타일로 커다란 벽이 되었네요.
제 얘기를 조금 해보려고 하는데, 저는 아이버슨을 너무 좋아하는 고등학생이었고 2000년이었나 2001년이었나 인터넷 초창기 시절에 아이버슨 팬페이지를 검색하여 한 곳을 알게 되고 그당시 그 사이트를 운영하시던 현 알럽NBA 주인장이신 안썩님을 온라인으로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 카페까지 흘러오게 되었네요.
전 아이버슨이 너무 좋아서 아이버슨을 중심으로 NBA를 바라보며 자라왔는데, 우승은 못이뤘어도 신체적으로 불리한 단신가드가 괴물들이 즐비한 리그에 이 정도로 영향을 끼치는 걸 당시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본 적이 없어서 그 부분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코비가 활약하고, 르브론이 활약하고, 샤크와 던컨이 많은 우승을 이뤄내도 아이버슨은 불리한 조건에서 그들과 동등한 슈퍼스타 자리에 위치한 제 자존심 같은 존재였죠.
그런데 아이버슨보다 키는 조금 더 크지만 외관상 신체적으로 더 슬림하고, 운동능력은 아이버슨보다 떨어지는 선수가 나타나서 3점슛을 주무기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니 처음엔 관심이 가고, 딸도 귀엽네? 하며 찾아보고 팀도 잘하네? 찾아보고 하다가...리그 1위팀이 되고 MVP를 받고 하니, 점점 밀어내고 싶어지더라구요.
심지어 골든스테이트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팀내 가장 작았던 득점원이 우승 직전까지 갔었다는 것에 뿌듯함을 갖고 있던 제게, 커리는 그걸 뛰어넘은 미운 존재였습니다.
그 오묘한 감정을 자세히 설명할 순 없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열등감이라고 할까요. 저의 우상을 제 존재라고 대입시켜 NBA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위치를 위협하는 존재가 나타나자 인정하기 싫어지는.
그래서 르브론을 응원하기 시작했었네요. 클리블랜드와 골든스테이트가 처음으로 파이널에서 맞붙던 그때 골든스테이트 우승을 저지하라는 뜻에서 그렇게 르브론과 클리블랜드를 응원하기 시작했고 4시즌이 흘렀습니다.
이전에도 사실 바나나보트 멤버들인 멜로, 르브론, 웨이드, 폴을 좋아했었습니다. 이들은 저와 비슷한 나이대이고, 모두 아이버슨을 보며 자랐고 데뷔 후에도 아이버슨을 존경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으며, 폴을 제외한 3명은 2004 미국대표팀에서 아이버슨과 한 팀을 이루기도 했었던 것도 있고.
이런 이유에서 바나나보트 멤버들에게 자연스럽게 호감을 갖게 되었어요. 이후 아이버슨이 덴버로 이적하며, 4명 중 멜로를 가장 좋아하게 되었죠. 이 멤버들은 90년대 제가 봐온 리그를 역시 보며 자랐고 2000년대 코비, 티맥, 카터, 아이버슨 등의 당시 새로운 유행을 그대로 이어가는 스타일의 선수들이어서 일종의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멜로는 점점 내려가고 있었고, 르브론과 웨이드가 팀을 이루는 등 실망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번 시즌 바나나보트 멤버들 중 막내인 크리스 폴이 휴스턴에 합류하며 '저에게 만은 눈에 가시와 같게 여겨지는' 골든스테이트와 커리를 무너뜨릴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열광적으로 감정 이입했습니다. 아이버슨이 떠난 후 NBA를 한발짝 떨어져서 정말 즐기는 자세로 접하고 있었는데, 이번 시즌은 마치 과거 필라델피아에서 전성기의 팔팔한 아이버슨이 뛰던 때처럼, 덴버에서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베테랑 아이버슨이 뛰던 때처럼 매우 집중하며 NBA를 보았습니다.
정말 많은 휴스턴 경기를 보며 응원했고, 직접 미국을 가서 관람을 하고 오기도 했으며, 플레이오프부턴 전경기를 시청했고 눈에 불이 붙게 응원했어요.
이유가 참 유치하게도, 그리고 커리와 골든스테이트 팬분들에겐 결코 좋게 보여질 수 없게도, 그냥 단 한가지 휴스턴이 골든스테이트와 커리를 멈추게 하는 걸 보고 싶어서 였네요.
그런데 실패로 돌아갔죠. 다시 골든스테이트는 파이널에 진출했습니다. 듀란트가 OKC를 떠나 73승팀에 합류했기에 너무 과한 전력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보기도 했고, 하지만 결국 파이널에 또 올랐고 이번엔 커리가 파이널MVP를 받게 될지도 모르니, 다시 르브론과 클리블랜드를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파이널 2차전까지 끝난 현재, 커리는 또다시 2승으로 앞서고 있고, 저의 열등감을 더 자극시키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높고 탄탄한 벽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니 이제 기운이 빠지기도 합니다. ㅎㅎ
요즘 골든스테이트 팬분들과 단체관람을 하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거의 유일하게 휴스턴을 응원하고 있다가, 파이널은 또 쓸쓸히 클리블랜드를 응원 중이네요. 골든스테이트를 저지하고 싶은 어린 마음이, 이미 몸은 늙었는데 정신적으론 여전히 고등학생 때로 돌어간 것처럼 느끼게 하고,
한편으론 강력한 골든스테이트와 커리가 제게 NBA의 재미를 더 크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존재가 된 거 같습니다.
정말 두서없이 긴 글이었는데,
NBA 스타선수들 중 커리를 싫어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이렇게 유치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일테고, 하지만 그 감정이라는 게 표현하고 나열하면 참 없어보이지만, 쉽게 조절되는 감정선 같지도 않아 제 입장을 대입해서 적어봤습니다.
남은 파이널 다치는 선수 없이 양팀 다 멋진 승부를 보여주길 바라며, 그래도 끝은 클리블랜드가 이겨서 제 밴댕이소갈딱지 마냥 쪼잔함 마음에 열등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 줄 수 있길 바래보네요. ㅎㅎㅎ
마지막으로 제가 이렇게 표현해도 커리를, 그리고 골든스테이트를 어떻게 부정하겠습니까.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존재이기에 상대방으로서의 공포심 정도로 여겨주셨으면 하네요.
NBA 파이널 3차전 또한번 기대해봅니다!
@#20. Ray 예 그 부분을 처음에 언급한건데 글 전반적으로 표현이 부족했네요. ㅎㅎ 커리 팬분들껜 너무 죄송한데 저도 취향 상 커리는 너무 곱상한 거 같아요....ㅋㅋ 아이버슨은 귀엽긴 해도 나쁜 이미지가 있는데 커리는 바른 이미지라 더 그런가봐요.
루키들에게 한 조사에도 커리는 상당히 저평가됐죠. 피지컬도 약해보이고, 그다지 빠르지도 않고, 냅다 던지는 삼점슛 정도야 본인이 막을 수 있을 것 같고...
근데 막상 붙으면 엄청난 선수.. 이거 참 생각할수록 대단합니다.
래리 버드도 그랬습니다. 대학을 거의 재패하고 왔음에도 프로에서 성공여부에 대해 의구심갖는 사람들이 많았고, 후대 사람들에게도 아직도 과소평가받고 있죠
@RoadToChamp 스크린의 기준도 중요한듯 해요
저도 커리빠라서^^^^ 얼마전 여친의 권유로 야구장에 창피함을 무릅쓰고 커플 커리 져지를 입고 야구를 보러갔죠ㅋㅋㅋ 근데 시장후보자 한분이 저도 커리좋아한다고, 골든스테이트 우승할꺼라고 진짜 딱 저 말을 듣는순간 정말 너무 놀라웠고, 괜히 제가 커리, 골스 팬인게 자랑스러웠습니다.
아무쪼록 내일 3차전도 명승부 기대합니다!!
커리는 정말 대단합니다 ㅜ 원래 선수의 위대함은 상대방이 더 더 더 확실히 느끼잖아요. 죽겠습니다 ㅜㅜ ㅋㅋㅋㅋ
요새 진짜 피로한 글이 많았는데 아 좋네요. 예전 농구 너무 좋아할때 생각도 많이 나구요. 고맙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이런 감성을 이해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알럽이 너무 좋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그냥 각자가 자기가 원하는 응원의 형태를 건전하게 즐기면 그만이라고 봅니다. 서로 싸우면 좀 피곤해요. 적대감이라는 감정이 스포츠맨쉽정도만 지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근데 간혹 보면 그 적대감이 집요하고, 허위 사실도 좀 섞고 해서 정당한척 꾸미는 사람들 보면 좀 많이 티가 나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역지사지로 본인이 공격당하는 입장이면 버럭 화내거나 평점심을 유지 못하면서 말이죠. 적당한 선으로 표출하고 즐기는게 건전하다고 봅니다. 오랜만에 좋은 히스토리 담긴 글 봐서 좋았네요.
사실..최근에 골스팬인 지인과 다투게 되면서 도대체 제가 왜 이렇게 골스에 반감을 가졌는지, 그게 과연 정당한 이유였는지 많은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러면서 처음 NBA를 좋아하게 되었던 그 무렵부터 제 감정선이 이어오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고, 적당한 선에서의 팬심으로 상대에게 나쁜 기분을 유발하지는 말아야 겠다는 걸 다짐했네요. 결국 글은 이리저리 길게 썼지만, 개인적 반성에서 오는 회고록이었습니다. ㅠ 카페 내에서 활동 많이 하시는 분이셔서 그동안 잘 보고 있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넷팬입니다..팀던컨을 향한 저의 감정과 같네요.. 그런데 팀던컨은 역대 최고의 파포가 되었죠 ㅠ.ㅠ
하지만 가장 잘해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 존재 자체를 좋아하시잖아요. ㅎㅎ 슬프시겠지만 충분히 멋진 선수였어요. 라고..약간 요런 식으로 아이버슨팬은 정신승리 하고 살아요. ㅋㅋㅋㅋㅋ
전 가넷, 코비를 좋아했거든요.
근데 이상하게 그들을 가로막거나 치고 받았던 팀 던컨, 스퍼스는 또 좋았어요.
뭔가 폽, 던컨이라는 스타를 중심으로 가족 같은 왕국을 만든 라이벌을 존중하고 싶은 팀이랄까..
르브론, 웨이드는 정말 싫어했고..
근데 어느 순간부터 르브론, 웨이드도 내가 좋아한 선수들과 경쟁해주고 함께한 동반자 같더군요.
그래서 커리어 끝까지 응원해줄 생각입니다.
커리, 골스도 던컨, 스퍼스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듀중인격이 합류하고..
몇몇 극성 팬들 유입되면서 사건이 터지니 팀은 영 싫어지더라구요.
근데 커리 플레이와 선수 자체는 정말 매력적이고, 좋네요.
코비도 사실 아이버슨팬에게 있어서는 부러운 존재였어요. 라이벌로 여기던 선수인데, 더 젊기도 했지만 신체적으로도 훌륭했고 결정적으로 아이버슨에게 없던 연습량, 성실함.. 그래도 07년 정도까지는 비벼나 봤던 거 같은데 그후에 너무 멀리 멀리 올라가더라구요. ㅠ 이제는 진심으로 리스펙 합니다. 아이버슨에겐 너무 높은 위치까지 올라간 코비 ㅠㅠ
선수들만 커리를 싫어하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하는게 2015년 우승때의 이궈달라 파엠이었죠.
그쵸. 그때 커리가 못한 것도 없는데, 아무리 이궈달라가 르브론 수비를 잘했다 할 지라도 커리에게 파이널MVP를 주지 않다니. 너무 한 거 같습니다.
@RoadToChamp 충격적인 건 0표 아니었나요
이궈달라로 인해 시리즈 분위기가 바뀐 건 맞는데 투표에서도 완전 패배했죠
@[Assassin] Allen 네. 0표였죠. 이궈달라가 르브론 수비 잘해서 시리즈 분위기 바꿨다고 7표받았는데, 투표한 사람들 논리대로라면 이궈달라한테 막혀서 시리즈 분위기 내준 르브론이 4표였죠.
원래 파엠이라는게 파이널 활약만 놓고 주는 상이라서 그 팀의 확고부동한 리더이자 에이스가 꼭 파엠을 받으라는 법은 없지만 14-15 파엠은 거의 코미디죠. 파이널 평균 42.5분을 뛰면서 26득점 5+리바 6+어시 2스틸을 찍고 그 시리즈를 회자할때 항상 하이라이트에 나오는 시리즈 쐐기샷도 커리 손에서 터졌는데 르브론 수비 잘하고 기대치보다 득점 더했다는 이유로 이궈달라 파엠이라니.. 기대치보다 잘한 평균득점이 16점이고, 이기가 그렇게 잘막아서 시리즈 흐름 가져왔다는 르브론이 파이널 평균 36-13-9를 찍었죠. 커리가 아니라면 아예 제리 웨스트 케이스처럼 준우승한 르브론이 받던가, 그게 아니면 당연히 커리가 받아야 하는
@Lonzo Ball 파엠이었습니다. 저건 그냥 커리는 죽어도 못주겠는데 또 준우승한 팀 선수한테 주기는 뭐하니 아무렇게나 이유 갖다붙여서 이궈달라한테 준거죠
저도 로드투챔프님처럼 아이버슨이 제 마음속no1 선수입니다.지금은 커리를 응원하고 좋아하지만 각자의 매력(앤써.커리 이외의 선수들 포함해서요)이 있어서 그 맛에 아직까지 nba를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
아이버슨을 좋아하시다가 커리를 응원하시는 분들도 꽤나 많은 거 같아요. 다만 전 아이버슨의 자리를 무조건 비워놓겠다는 쪼잔한 의지? 랄까요 ㅋㅋㅋㅋ 커리가 인성도 좋고 효율도 좋고...질투납니다 ㅋㅋㅋ
싫은 건 이유를 대지 억지로 굳이 안 붙여도 싫은 거니 바꾸기 어렵죠
플레이스타일상의 이유라는 부분만으로 한정한다고 하면 노비츠키가 있는데 커리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예 맞습니다. 사실 좋고 싫은 거 맘대로 안되는거죠.
저는 웨이드팬이라 코비도 별로였고 히트오기전 르브론도 싫어했어요ㅋㅋ
단순히 제겐 웨이드가 최고였기때문애요.
친구들이 코비가 최고다 르브론이 최고다할때 저 혼자 웨이드가 최고라고 햇거든요ㅋㅋ
르브론이 히트로와서 점점 팬이 되고 코비도 은퇴를 바라볼 시점이 되선 인정할수밖에없는 선수였죠. 그가 코트에 없는게 적응되지 않을만큼요. 골스보단 항상 클블을 응원하고있는데 진짜 골스는 너무 벽같아요 너무 잘합니다 너무해요ㅋㅋ
오늘 3차전 그래도 한번 기대해보죠 ㅋㅋ 오늘도 지면 스윕각이라 ㅠ 꼭 좀 이기길 바래봅니다
하나 저는 그 유복하다는 게 싫은 점이에요. 마치 기성용이가 괜히 밉듯이요 ㅋ
둘 사실 예전에 카이리가 소속일 때 클블을 응원해서 골스(커리)를 별로 안 좋아했지만 지금은 크게 싫어할 이유는 없네요.
셋 가장 화나고 싫은 건 케듀가 그곳에 있다는게 가장 싫습니다. 전 아직까지도 케듀가 골스에 없었다면 우승못한다라로 보거든요. 전 그가 젤 싫고 밉네요.
넷 조던 이후 이제 누굴 응원하나 했을때 혜성같았던 아이버슨 그때의 향수를 느낄 수 있던 글이었어요^^
다섯 느바 구조가 자꾸 골스타도로 가서 별로 재미없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게 참...
여섯 오늘 브롱이가 또 힘겨운 날을 보내지 않았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