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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설악산배움터 원문보기 글쓴이: 이주상
시골팀이 쓸 숙소, 다녀왔습니다. | 이주상 |
아은이 어머니가 청소하기 전, 따뜻한 커피 타주셨어요.
커피 한 잔의 온기에 마음이 포근해요. 참거리로 도너츠도 챙겨오셨죠.
고맙습니다.
"잠시 지내더라도 사람이 있을 곳인데, 분위기가 있어야지."
"집안이 좀 정리가 되어있어야 무얼 할 거 아냐."
아은이 아버님 말씀처럼 건물 안, 쓰지 않을 집기들을 한 쪽 방으로 옮기고 쓸었습니다.
사무실로 쓰던 곳이라 가구들이 훌륭해요.
시골사회사업 원톰팀끼리 이야기하기 근사합니다. 회의실 같아요.
며칠 사이 날씨가 추워 보일러 펌프가 터졌는지
보일러실 앞이 물바다가 됐고 수도가 살짝 얼었나봐요.
당장 물이 나오지 않아요.
조금 뒤 부경이 아버님께서 오토바이 짐칸에 자재, 장비 싣고 출동하셨어요.
"가급적 돈 안 들게 해야지."
배움터 살림 걱정하며 도와주시는 아버님 덕을 오늘도 보네요.
추운 날씨에 보일러 고치시고 물 나오는 거 보시더니
"아~ 다행이네. 다행이야. 잘 됐어." 당신 일처럼 기뻐하세요.
그 사이 아은이 어머니는 들어오는 입구 주변, 보일러실 앞 풀들을 뜯으세요.
허리춤까지 왔던 풀들이 싹 사라졌어요.
"이제 공기를 좀 데워야지."
연탄난로 안으로 옮기고 연통으로 쓸 재료, 자재 사오신 아은이 아버님.
환풍기 있던 자리 떼고 연통을 지붕쪽으로 내셨어요.
"연통을 높이 달아야 연기가 잘 빠져나가~" 연통을 멋지게 높이 설치하셨지요.
환풍기 있던 자리 틈새가 있으니 합판을 직접 잘라 덧대셨어요.
아은이네 아버님 수고와 노력이 연탄난로를 완성했어요.
저도 연통 달아보는 건 처음이라 초보가 하다보니 어설프지요.
"아이고, 일당이나 받겠나~" 아은이 어머니, 아버지랑 일하면 재미나요.
저도 아버님 덕에 연통 달고 고정하는 법도 배우고 손을 보태 뿌듯해요.
직접 설치한 연통 두드리며 "아~ 연통 제대로 달았네." 기분 좋아하시는 아버님.
"뿌듯해요?" 아은이 어머니께서 웃으며 물어보세요.
잉꼬부부 아은이네 아버지, 어머니...
제가 사겠다 말씀드렸는데도, 점심을 결국 아은이네 아버님이 사셨어요.
점심 먼저 먹고 일어나시더니 제가 마저 먹는 사이
아는 분 댁에 가서 연탄불씨 얻어오시고 연탄 열다섯장쯤 가져오셨어요.
"이래야 공기가 좀 따뜻하지." 연탄난로에 연탄을 가득 넣으셨죠.
"겨울에 학생들 여기다 라면도 끓여먹으면 좋겠네~
물 끓여놓으면 가습도 되고~"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씀하시는 아은이네 아버님 모습이 참 좋아요.
아은이네 어머니는 방과 주방 닦을 걸레를 빨아주시고
천으로 된 의자를 화장실에서 깨끗히 씻어주셨어요.
청소하시다보니 양말이 흠뻑 젖었는데, 연통에 널어 말리시며 발 얹으시곤
"아유, 따뜻해라..." 하며 호호 웃으시는 아은이 어머니.
어머니 긍정적인 여유가 정말 멋있어요.
나중에 다시 들렀더니 온도조절기가 꺼졌다며 아은이네 어머니께 전화가 왔어요.
부경이 아버님께서 아이들 가자마자 같이 가자고 하세요.
맥가이버 부경이 아버님과 다녀왔지요.
다녀오는 내내 아은이네 칭찬하고 고맙다 말씀하세요.
저는 추운 날 당신 일처럼 기쁘게 도와주신 아버님이 정말 고맙지요.
"아은이 아빠한테 얼마 전에 전화가 왔어. 고맙다고 술 한 잔 하자 그러더라고.
내가 몸 때문에 못 먹는다 말했지만, 참 사람이 고마워."
고맙다 하는 이웃 사이... 원통 사람살이가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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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은이네 어머니>
추운 아침, 커피 타주시고 도너츠 싸와서 먹으라 권해주시고
보일러실, 대문 앞 주변 깨끗히 풀 정리해주시고
대걸레, 손걸레, 천으로 된 의자 깨끗히 빨아주시고
유쾌하게 웃으면서 일 거드시니 즐거웠어요.
제게 따로 점심 공기밥, 한 공기 더 먹으라 권해주시고
나중에 다시 들러 보일러 온도 조절기 작동이 안 된다고 일러주셨어요.
<아은이네 아버님>
김치 담을 용기, 물병 챙겨주시고
집기 한 쪽으로 몰아서 남은 공간 쓰게 해주시고
연탄난로 들여놓고 연통 직접 놓아주시고
연탄 구해다 불피우시고
청소, 정비하며 들어간 재료, 부품값 다 부담하셨어요.
심지어 점심까지 사셨죠.
<부경이네 아버님>
추운 바깥에서 보일러 손보시며 어떻게든 비용이 적게 들도록
아버님이 자재 가져오시고 이런저런 장비, 기술 아낌없이 쓰시고
아버님이 수고 많이 하셨음에도 아은이네 아버님, 어머니를 먼저 칭찬하시고
보일러가 고쳐지자 당신 일처럼 기뻐하고 안도하시고
온도조절기가 잘 안된다 이야기듣고 부리나케 출동하셨지요.
시골사회사업팀 숙소, 부모님들 덕에 마련된 거지요.
마땅히 고마움을 전할 일이에요.
고맙고 고맙습니다.
첫댓글 인제군청 자유게시판에 감사 글 올렸습니다.
http://www.inje.go.kr/home/main/comm/sub01_01.asp?hb_Mode=readArticle&hb_BoardManager_ID=BDMACM01&hb_PageNum=1&hb_SearchItem=&hb_SearchWord=&hb_BoardItem_ID=64204
원통팀 난로에 둘러 앉아 있는 모습 상상합니다.
아은이 부모님, 부경이 아버님 고맙습니다. 원통 1기 동료들의 추억이 깃들 숙소, 가보고 싶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원통에 있는 그 기간 동안 정말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부족함 없는 원통팀 숙소,! 생각해주시는 마음,, 따뜻하고 감사합니다!
연탄난로가 있으면 따뜻해요. 정겨워요. 추억할 정담이 많이 생겨요.
감사합니다~ 추위는 저리가라할 정도로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꺼 같아요~
너무 감사합니다! 도움과 관심 덕분에 원통1기 따뜻하고 정겹게 생활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