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기예보가 오늘의 최고기온이 36도라 이렇게 더운 날은 어제와 같이 새벽이나 아침 산책이 좋다.
여섯시경 집을 나와 마을버스 정류장에 갔더니 나의 의대 6년 선배이자 우리병원 흉부외과 교수를
정년퇴직하신 선배님이 양복차림으로 상의를 들고 서 있다.
"새벽부터 어딜가세요?"
"응, 장례식에 따라 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가까운 친구일꺼야. 라고 생각한다.
일흔이 넘으신 분이니 친구부모님 상은 아닐 것이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잘지은 삼성래미안 아파트 곁을 지나는데
높게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아파트 경관을 해치는 냉각탑이 웬 말이냐?"
"무슨 뜻"하고 속으로 되뇌이며 신호등 앞에 오니까
아차, 이거로 구나.
얼마전 터미널 지하상가를 재개발하며 지하 냉방을 하러 세운 교차로의 냉각탑.
길을 건너 한강으로 걸어간다.
늘 보는 도시의 경관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다.
이 길을 자주 차를 타고 지나 다녔으나 걸어가니까 또 다른 풍경이다.
잠수교 옆 지하보도
도로사이의 풀밭
저 구조물이 "새빛 둥둥섬"인가?
아니 "새빚 둥둥섬"인가.
건설을 하고 적자를 보면 세금으로 보전을 해주는 이런 법은
법인 등기이사에게 퇴사 후라도 일정기간 무한책임을 지우는 것과 같이
이것도 입안, 기획 및 건설에 싸인한 분들은 착공식에서 폼만 잡고 준공식에 이름이 들어가는 것 뿐만아니라
만약 적자 발생 시에는 재산상의 무한책임을 지워야 할 것이다.
언젠가 한강에 세계에서 제일 높은 제트 분수를 두개 건설하겠다고 공약한 시장이 있었지요.
제가 호주 캔버라의 인공호수를 구경하러 갔을 때
나를 안내한 주 호주 대사관의 지인이 이 호수는 두가지 이야기거리가 있다.
하나는 호수물이 자연히 채워지도록 수년을 기다렸고
다른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제트 분수를 설치하겠다고 하였더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연락이 오기를 현존 최고 분수는 레만호수에 있는데
이 기록은 유지시켜달라, 하여 약간 낮은 제트분수를 건설하였다 한다며.
그러니 시장이 한강에 제트분수를 건설하려면 하라.
단 자기 돈으로 건설하여 서울시에 기증을 하면 되지.
외형은 볼 수록 근사하다.
마치 시드니의 바닷가에 세워진 오페라 하우스나 베를린의 ICC같이.
무대도 잘 만들었으나 여기서 공연을 한지는 들어본 적이 없다.
새벽부터 열을 낼 일이 아니지만 괜히 흥분이 되네요.
뭔가 잊고 왔다 생각하였더니 선글라스와 모자.
아침 햇살이 이렇게 따가운 줄이야.
양산을 쓰고,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남자가 걸어 온다.
그렇게 얼굴 타는게 무서우면 집에 계시지 뭣하러 나왔을까?
아직도 자고 있는 가족들.
이런 섬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 다녔네.
자전거 통행도 막아 두었다..
아침부터 세월을 낚는 사람.
왜가리가 물속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섬을 한바퀴 돌면서 해의 반대방향만 찍는다.
길게 늘어선 나의 그림자.
꿀풀에는 벌들이 아침부터 바쁘다.
"형님, 저 꽃이 무슨 꽃이지요?"
"저건 나팔꽃 아냐"
"그건 형님은 나팔꽃도 모른다는 것이예요"
언젠가 후배 이원장과 산행을 하다 나온 말이다.
첫댓글 요즘은 해뜨면 금방 더워지지요.... 오늘은 좀 내려가서 30도라니 저녁에 집사람과 개울 산책할 때 좀 덜 더울것 같습니다.
그러니 해뜨기전에 다녀야 하는데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