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가르칠 공부 해야는데 .... 밀쳐 놓고 글쓰고 있음.
보고 드려야지요~ ㅎㅎ 어제 뮤지컬 잘 보고 왔습니다.
기차가 철로 이상으로 55분 연착하는 바람에 20분 늦게 도착!
뮤지컬은 시작하면 문 안 열어준다고 해서 괜한 돈만 버리는구나 했는데 -그것도 S석-
다행히 빈자리로 안내해 주어서 딴 자리에서 반 보고 쉬는 시간에 제자리 찾아갔지요.
무대도 화려하고, 노래도 좋고, 송창의 죽음 역할 멋지고, 옥주현 예쁘고 한데
감동이 없어요. 내용 자체가 오스트리아 왕후의 일생, 뭐 큰 감동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영~~~ 후반부는 엄청 지루했어요.
여하튼 '죽기 전에 해야할 것' 또 하나 해 치우고 ㅎㅎ
오늘 일일 연인 해 주기로 한 후배와 저녁 먹으러 이태원으로~
이름도 알 수 없는 묘한 요리와 칵테일,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이국적인 건물과 거리풍경,
새로운 경험이었지요.
그 다음 예쁘게 꾸미고 7080 좋아하는 팝송 나오는 맥주집 가서,
쬐꼬만 병에 9,000원 하는 맥주 마시고, 그 동넨 생맥주 잔도 왜캐 작은지....
킥킥거리면서 얘기 하고 나오니 기차 시간은 멀었는데 갈데가 없어.
참! 서울에 사는 연인들은 어디 가나 몰라?
허구헌날 마주 보고 밥집, 술집에서 얘기만 하나? 정말 갈데가 없어.
술 한잔 더 하자고 하는데 그냥 걷자고 했어요.
번잡한 밤거리를 걷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서..... 근데 신발이 ㅜ
뮤지컬 보러 정장 입고 가라는 사난다의 명을 받고,
정장 흉내내느라 하이힐은 아니지만 운동화나 등산화가 아닌 "구두"를 신고 가는 바람에
가보니 다들 편하게 입고 왔더구만, 후배도 청바지 입고 오고
괜~히 구두 신고가 발 아파 혼 났네~ ㅋㅋ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손 잡고 거리 활보하는 것,
그래서 손 잡고 걸었지요.
딴에는 분위기 내 준다고 스카보로의 추억, 그린필드 같은 팝송을 불러주었는데
아무런 감흥이 ...... 헤어지면서
이제 죽기 전에 할 것 두 가지 했으니까 나는 용도폐기 되는 거야?
하는데 미안했다. 친 동생처럼 편한 후배지만,
이런 유희는 한 번쯤은 필요하다. 그런데 두 번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늘 산에 갔다. 진달래가 피어 있는 산,
맨발산행을 했다.
잔 돌들이 발바닥을 콕콕 찌를 때 마다 백월산의 정기가 발바닥을 통해 온 몸으로 전해진다.
정상 난간에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고 있다.
좋다 ~ 여기서 이마, 아니 송과체 맞나?에 빛 좀 받아야 겠다.
멀리 보이는 산과 들, 도시가 햇살을 받아 반사시키는 강렬한 빛들 중
가장 건강한 빛들을 모두 송과체로 빨아들였다.
후배의 손을 잡고 걸을 땐 아무 느낌이 없던 내 가슴이 뛰며 온 몸이 떨리고 황홀해진다.
얼마가 지났을까?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ㅋㅋㅋㅋ
내 등 뒤에서 벌어지는 작은 여자 아이와 아빠의 대화
동상이야?
음~ 아냐~~
동상 같은데?
아냐~
한 참 있다가
동상 맞는데?
.....
조금 있다가
저 아줌마 꼭 동상같다!
웃음이 나오는 걸 참으면서 빨리 그 가족이 사라져 주기를 기다리는데
그 아인 내가 동상인지 아닌지 확인을 해야겠다는 듯이 사라져 주질 않는다.
움직이기도 안 움직이기도 어색한 상태로, 에고에고~
내가 졌다!! 웃으며 돌아서서 그 아일 보니, 눈이 동그래져 못 볼것을 본 것처럼 날 쳐다본다.
가면서도 계속 뒤돌아보고, 가다가는 돌아서서 한참을 쳐다보다 다시 간다.
내가 그렇게 이상했나?
맨발이라는 것 외에는 그냥 가만히 서 있었을 뿐인데.....
내려오는 길에 멀리서 맨발로 따박따박 걸어오는 사람을 보았다.
반가와 인사를 하니 고개를 드는데 눈빛이 선명하고 인상이 참 좋다.
난 신발을 들고 있는데 유사시를 대비하여, 그는 아무 것도 들지 않고 있다.
다음엔 나도 신발일랑 차에 놓고 올라와야겠다.
에고~ 그만 수다 떨고 공부해야지.
아~ 결론, 어제보다 오늘이 열배, 스무배는 재미나고 행복했다.ㅎㅎㅎㅎ
첫댓글 하하..
사난다는 앞으로 입다물어야지.
입이 근지러워서 못 다물걸? ㅎㅎ 또 알아? 수제자가 나올지~ ㅎㅎㅎ
이태원 광경이 선하네요~ 그리고 낼 수업준비해야는 부담감도 공감팍팍 ㅎ
난 촌형 인간인가봐 ~ 서울은 별로 살고 싶지 않은 도시!
어제 그냥 잤어. 오늘 아침 부랴 부랴 ㅋ
동상이라?? 얼마나 오래있을길래ㅋㅋ 자연이 주는 풍성함과 도시의 얄팍한 인심,, 될대로님,, 될대로사는 것이 아니네,,,
죽기전에 해 보고 싶은것, ㅋㅋ 재미있다. 열공하시고,, 나도 학교가야징!!!
오래 안 서 있었는데.....
언니, 전요 하고 싶은 일들 쭉 적어서 하나하나 하고 있어요.ㅎ
음~ 한 2년동안 예닐곱가지 했네요. 그 중엔 다른 사람은 벌써 해 본것도 많구요.
앞으로도 계속 하려구요. 뭐라더라~ 죽기전에 하고 싶은 일을 영어로 뭐라고 하던데?
버킷리스트
맨발로 산 걷기 ! 멋져요 나도 해봐야징 ^^
정말 좋아! 첨엔 좀 아픈데 지나면 아픔이 짜릿짜릿해.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맨발로 날아다닐 날을 기대하고 있어.
정말 하고 싶은 건 알몸으로 산속을 날아다니는 거야. ㅎㅎ
우리나라에서는 할 만한 데가 어디 있을까?
저도 알몸으로 산속 걷는 게 꿈인뎅 ㅎ 언니는 날아다니는 거 ? 헉스 ㅎㅎㅎ
누구는 뮤지컬에다 손 잡고 산책까지..부럽!
부러울 것 없어. 재미 없었으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뮤지컬을 안 보면 어떻고 비싼 음식 안 먹으면 어때?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천국이겠지~
하면 되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