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동익(이선균)이 사는 번듯한 2층집에 하나둘 기생하며 살게 된 기택(송강호)의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신분을 속이고 기택은 운전기사로, 기우(최우식)는 과외선생으로, 기정(박소담)은 미술치료 교사로, 그의 아내 충숙(장혜진)은 가정부로 들어온다. 하지만 캠핑을 떠나 빈집에 남은 기택의 가족이 마치 제집처럼 술판을 벌이고 놀던 날 그 착각은 깨진다. 마침 폭우가 쏟아지면서 동익의 가족이 돌아오자 바퀴벌레들처럼 숨게 된 것. 그리고 그 폭우는 낮은 지대에 있는 기택의 반지하 집을 덮쳐 버린다.
양극화를 메시지로 담은 작품들은 많지만 ‘기생충’이 압권이었던 건 그걸 공간을 통해 직관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 공간의 차이를 통해 양극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장면은 바로 그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려 기택의 집이 물에 잠겨버린 상황에도 그런 일이 어디 있었냐는 듯 동익의 아내 연교(조여정)가 하는 말이다. “비가 와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없네요.”
본격적인 여름 장마철이 시작됐다. 내가 안전하다고 모두가 안전할까. 약자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안타까운 비극은 계속되지 않을까.
ㅡ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첫댓글 ㅎ
금요일 밭에가는데 도로가 지난해처럼 또 유실되지는 않았는지...
동물들과 인간의 싸움 민주주의보다 박애주의로 세상을 바꿔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