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계, 저 골짜기
깊은 골짜기가 소리치지 않는다면
메마른 일이다, 목마른 일이다
그러나
묵계라고 한다
침묵이라 이른다
정녕 소리쳐도 소리치지 않기에
귀담아듣는 동안 두 귀가 씻겨지고
마음이 헹궈지나니
묵계로다, 저 골짜기
숲의 초대
- 김제민 원로목사
강 건너 숲속 길로 찾아오라는 전언에
설레는 마음으로 산을 올랐습니다
나 여기 있노라고 하는 음성 들려왔습니다
그 길을 휘돌아서 속히 가까이 다가오렴
양지바른 언덕에 누워 나직이 속삭이는 말
그이는 한 줌의 햇빛, 연초록 풀잎이었습니다
목례를 건넸습니다, 반갑다 손짓했습니다
중천의 종다리는 만남을 노래했고
바람이 냅다 달려와 이마 땀을 훔쳤습니다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찬송 중에
개인적인 종말을 준비하라던 그 목소리
쟁쟁히 들려옵니다, 눈시울 촉촉 젖습니다
-《정음시조》 2024년 제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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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계, 저 골짜기 외/ 이정환 시인
김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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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6:2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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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강 건너 숲속 오두막집이 아니로군요
개인적 종말 준비하라시던 원로목사님 말씀
누구에게나 해당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