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콜릭스 2015년 개막라이딩은 경기도 화성시 제암리 3.1운동순국유적지! 지난해 3월2일 유관순열사의 3.1운동발화점 아우내장터를 찾은데 이어진 3.1운동 기념 테마 라이딩이었다.
지난해 11월 용인의 처인성 전적지를 다녀오는 종착지였던 오산역에 모인 일행은 단 6명. 새해출범 라이딩이라는 의미가 퇴색된다. 불참한 대원들의 사정이 안타깝고, 그야말로 일신상의 이유들로 인해 여성대원들이 한 분도 나오지 못했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
오산천을 건너, LG이노텍오산공장 주변 공장과 물류센터지역을 통과한 후 82번 초평로~발안로를 타고 발안을 향해 서편으로 달린다. 벌음교로 가장천을 건너고 벌음3거리와 심포니앞 3거리를 지나니, 싸락눈이 날리며 얼굴을 때린다. 고글과 머프가 막아주지만 두툼한 바람막이를 준비하지 못한 대원이라면 급격한 체온 강하를 견뎌야 했다.
아침 집에서 체크한 오늘의 기온은 영상 4~5도라 했는데, 바람과 함께 날리는 눈발이 웬 일이냐? 비도 간간이 뿌리는 덕분에 예보됐던 미세먼지와 황사에 대한 걱정은 잦아든다.
춘설이 삭풍에 흩날리는 추위 속에서도 길가 밭둑으로는 파릇파릇 새싹들이 돋는다. 오는 봄 그 기운을 누가 막을쏘냐? 나물 캐는 아가씨들 봄바람 나던 그 시절로 가고 있는 게다.
황구지천을 건너 향남TG입구를 지나자 예상하지 못한 2개의 업 힐이 경사 10도를 자랑하며 맞이한다. 화성시상하수도사업소 고개와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동오리 보브스모텔 고개가 바로 그것이다.
고개 너머 내려 달려 도이교차로를 지나면 화성종합경기타운이 거대한 모습을 드러낸다. 관람석 상부를 가리는 천정 돔의 은색이 너무 탁하고 맵시도 너무 무겁게 보인다. 이건 무슨 답답한 디자인일까? 경기장 전후의 새로 단장한 자전거 길은 이용자가 드물어서인지, 노면이 삭아 부스러기들이 튀어 오른다. 타이어에 펑크라도 낼까 겁난다. 이건 무슨 행정일까?
장짐교차로에서 좌회전, 발안사거리에서 우회전 만세시장으로 들어서 발안1교를 건너 육교를 지나면서 우회전해 들어서면, 제암리 유적지다.
일제 군경에 의한 양민 학살이 자행됐던 제암리 교회 터에 세워진 “3.1운동순국기념탑”앞에는 경찰학교 학생들로 보이는 젊은 경관 한 무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고, 좌측 잔디광장에는 기념행사가 막 끝나 행사설비를 제거하며 정리중이다. 기념탑 우측으로는 마침 이날 제막식을 가진 스코필드 박사의 동상과 사건 유래비가 위치한다. 프랭크 윌리엄스코필드박사는 당시 선교사로서 이곳 제암리 학살 현장을 촬영해 세계만방에 알린 공로자이다. 이날 제막식에는 새누리당 김무성대표를 비롯한 요로들이 다녀갔다는 흔적이 남아있었다.
스코필드 박사 동상 옆에는 그가 제암리 학살당시 오산까지 기차에 싣고 와 이후 타고 왔다는 자전거도 함께 동상으로 제작돼 있어, 자전거 동호인인 우리 바이콜릭스 대원들에겐 남다른 감회를 가지게 해주었다.
기념탑 좌측 동산에 새로 지은 제암리 제일교회 옆은 “제암리3.1운동순국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제1관은 제암리 학살 전모와 3.1운동 전후 화성시 일대에 일어난 독립운동이 기록돼 있고, 제2관은 당시 전국과 해외에서 일어난 항일 독립운동을 조명하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후대의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항일독립운동 역사학습의 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기념관 데스크의 소개로 찾아간 “우리네 코다리”집은 정말 맛도 가격도 착했다. 대원3커플이 지난 1월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기념으로 가져온 30도짜리“팜주”와 베어킴이 가져온 백포도주를 곁들인 이날의 오찬은 오래 동안 일미(一味)로 기억될 것이다.
유적지를 유턴, 다시 2개의 고개를 되넘고 황구지천을 만나며 들어선 천변 둑길은 비포장 8km. 수목들이 말라버린 황량한 겨울 풍경이지만, 갈대 숲 사이로 비치는 황구지천 물결은 석양에 반사되고, 일시에 날아오르는 까마귀 떼와 강심에서 노니는 가창오리 때의 포진(布陣)은, 그대로 또 하나 시(詩)의 운율(韻律)이다,
지난해 10월 찾았던 독산성을 바라보고 입구를 거쳐 병점역으로 들어서며 이날 2015년 첫 라이딩을 마치는 “SD16 바이콜릭스”는 자전거 애호가이며 애국시민이자, “3.1절을 은륜으로 달리는 멋진 시니어들”이었다.
브라보 바이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