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한 날 : 2021년 10월18일 (월) 오후 3시 * 읽어준 책 : 《고구마유》 (사이다 글 · 그림, 반달) 《왜요?》 (린제이 캠프 글, 토니 로스 그림, 바리 옮김, 베틀북) 《키키의 산책》 (마리 미르겐 글 · 그림, 나선희 옮김, 책빛) * 함께 한 친구들 : 초등 8명
정말 오랜만에 장천으로 책 읽어주기 활동을 갔습니다. 마지막 활동이 6월 21일이었으니 거의 4개월 만이네요. 그동안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들도 많이 쌓였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자세히 설명도 하지 못하고 갑자기 활동을 중단한 일이 마음에 많이 걸렸어요. 개인적인 상황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 활동 시간을 내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 같아서, 12월까지의 활동은 잘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센터에는 센터장님도, 담당 선생님도 안 계셨고 처음 보는 선생님 한 분이 맞아주셨어요. 두 분 다 오늘 교육을 가셨다는데, 다행히 책 읽어주기 활동에 대해 알고 계셨고 아이들도 준비시켜 주셨어요. 은정이와 아름이를 시작으로 앞 시간 일정을 마친 친구들이 한 명씩 들어와서 인사를 나누었어요. 책읽어주기 선생님이 어느날부터 갑자기 안 와서 섭섭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4학년 아름이는 무슨 일이 생겨서 못오시나보다 생각했다고 하고, 2학년 은정이는 처음에는 궁금했는데 나중에는 잊어버렸다고 해요. "우리에게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잖아요." 라는 은정이의 어른스런 표현에 마음이 찡하기도 했어요. 은정이와 은서, 다연이와 다희, 한솔이와 동욱이, 아름이와 한율이 등 모두 8명의 반가운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었어요.
처음으로 읽은 책은 《왜요?》라는 그림책입니다. 지난 달 강사회의에서 함께 본 SF 그림책 중 한 권인데 재미있어서 가져가봤어요. 하루종일 "왜요?"라는 질문을 해 대는 릴리가 주인공인데, 아이들은 릴리의 말투를 계속 따라하면서 재미있게 들었어요. 지구에 온 외계인조차 질리게 한 릴리의 "왜요?"는 장천 친구들도 어릴 때는 수없이 했던 질문이라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유는, 한율이가 얘기하듯 "아이들이 질문할 사이도 없이 어른들이 너무 많이 뭔가를 물어보기 때문"이라는군요.
다음으로 읽은 책은 《키키의 산책》입니다. 몇 달 전 회보 새책 소개에서 본 그림책인데 양포도서관에 갔다가 눈에 띄어서 빌려갔어요. 개를 산책시키는 동안에 일어난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다양한 기법의 그림도 흥미로웠고, 볼로냐 라가치상 등 외국의 상도 많이 받은 작품이라 아이들 반응도 궁금했어요. 산책을 시키는 아이 쥘리앵은 키키를 줄에 묶어 데리고 나와서 앞만 보고 걸어 가요. 뒤에서 키키가 독수리에게 잡히고, 독수리가 호랑이에게, 호랑이가 박쥐에게 잡히고... 돌고돌아 다시 지쳐버린 키키로 돌아오는 동안 일어난 일은 아무것도 몰라요. 장천 친구들은 "이야기가 좀 시시하다"고 했어요. 읽어주다 보니, 아이들은 뒤에 세우고 앞에 서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속 직진만 하는 어른들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어른들이 반성하면서 읽기에 좋은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고구마유》입니다. 《고구마구마》를 만든 사이다 작가의 후속작품이예요. 《고구마구마》가 경상도 사투리를 살려 쓴 책이라면 요번 《고구마유》는 충청도 사투리가 살아있는 그림책입니다. 역시 고구마들이 주인공인 건 앞의 작품과 같아요. 제목을 읽자마자 은서가 "아! 그거 생각난다. 《고구마구마》!" 합니다. 그 책이 기억나는지 묻자 여러 친구들이 생각나는 것들을 이야기해요. 크구마, 작구마, 길쭉하구마, 탔구마, 미안하구마....^^ 이번 책도 아이들에게는 무척 재미있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았어요.
오랜만에 나간 활동인데 여러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책 읽는 동안 집중도 잘 하고, 반응도 좋고, 이야기들도 잘 나누고... 내일 지회 월례회 시간에 오늘 장천 친구들에게 읽어 준 책 중에서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고른 책 한 권을 앞풀이로 읽어주기로 했어요. 친구들에게 물었더니, 8명 중 4명은 《왜요?》를 나머지 4명은 《고구마유》를 골랐습니다. 고민이 되는구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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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인적인 상황이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마음이 담긴 책읽어주기
오랜시간 준비된 정성이 찡합니다
내일 월례회 앞풀이 책 기대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