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방학 끝나고 나면 유치원 가기 싫다는 우리 아이가 고민이에요…
안녕하세요, 상담문의 드립니다.
내년에 학교 들어가는 남아예요.
밑으로는 3살 차이 나는 동생이 있습니다.
지금은 유치원에 다니고 있고 유치원 선생님 말씀으로는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대요.
근데 방학이 끝난 후 유치원 등교시 가기 싫다며 웁니다..
유치원 다니기 시작하면서 방학만 끝나면 이런 상황이 반복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이 되니 너무 속상하고 아이의 마음은 궁금한데…
물어보면 별 이유는 없고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눈물이 난다고 해요.
그 얘기를 듣고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긴 했는데 또 다녀오면 재미있게 놀았다고 해요.
겨울방학 끝난 후 친구들하고 선생님 보고싶다고 하다가도 또 막상 가려고 하니 가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초등학교도 들어가는데… 걱정입니다...
단순히 유치원 가기 귀찮아서 그러는 걸까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아이가 유치원 방학 후에 다시 등원하는 것을 힘들어하나 봅니다.
방학 후에 다시 등원할 때면 항상 힘들어하고 유치원 가기 싫다고 거부하기를 반복한 것 같은데요.
아이의 기질이나 성향, 전반적인 발달상태와 양육환경, 현재의 심리정서 상태 등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 있어서 답변에 제한점이 있을 수 있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의 기질이나 성향, 양육환경에서 경험한 불안과 같은 심리정서적 이유로 인해 특정 상황이나 환경에서 쉽게 불안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머니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계신 것처럼, 아이가 방학 후에 다시 유치원에 가는 것에 대해 어떤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나 봅니다. 아직 어린 아이여서 자기가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두려워하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정하게 아이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아이가 전반적으로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서 막연하게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감, 불안을 느끼고 있을 수 있습니다. 또는 분리불안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어머니로서는 아이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동일한 양상이 반복되는 것은 아닐지 염려가 생기실 수 있는데요.
우선 불안해하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태도는 아이의 불안을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편안해질 수 있겠는지 함께 의논하고 방법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등원하고 며칠 지나면 적응하고 익숙해지고 편안해질 거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불안이 커지면 부정적인 예측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반복적으로 등원을 불안해한다면 센터에 방문하셔서 아이의 전반적인 심리상태를 확인하고 놀이치료를 통해 아이의 내면의 힘을 키우고 자기의 불안을 조절해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등원 거부하는 아이 때문에 힘든 부모님들을 위한 Tip
아이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 것은 분리불안장애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분리불안장애는 애착관계가 형성된 부모, 가정, 가족적 환경으로부터 떨어져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병적으로 불안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아이들은 가정이나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친구 집에 방문한다거나 심부름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하지만 이런 분리불안장애는 아이가 커가며 겪는 하나의 과정일뿐 심각한 것은 아닙니다.
분리불안장애는 최근 들어 외동이, 늦둥이 등 과잉보호 속에 자라난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다가 갑자기 동생이 태어나 엄마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길까봐 불안하여 나타나기도 하고,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으로 인해 엄마가 자신을 놔두고 떠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으로 인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동이 분리하는데 있어서 불안을 보인다면, 일단 분리불안의 원인을 파악하여 적극적으로 환경을 개선해주고, 분리를 강요하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우선 부모는 아동의 분리불안 행동에 대해 당황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담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의 불안한 모습이 아이에게 전해져 아이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반드시 가야하며 안가면 선생님이나 엄마에게 혼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곳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스스로 엄마와 떨어질 수 있을 때까지 함께 등·하원을 한다던가 오전이나 오후에 잠깐 다니도록 하고 많이 적응되면 오전 오후 모두 보내는 방향으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아이가 하원하면 엄마를 꼭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 아이를 심리적으로 안정시켜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는 언제라도 어려울 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엄마와 분리하는 데 있어 심한 어려움을 보여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에 이르면 가까운 아동상담센터를 찾아 심리치료나 부모 상담 등 전문적인 치료개입을 통해 불안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분리불안을 겪는 아이들을 양육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민감하고 일관된 부모의 반응입니다. 이와 같은 반응이 지속될 때 아이는 안정된 마음을 갖게 되고, 예측할 수 없는 어떠한 두려움이 닥쳐오더라도 결코 불안에 떨지 않게 됩니다.
민감함은 아이의 작은 변화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합니다. 이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즉 생각하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정도의 민감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부모의 민감함은 아이의 필요와 욕구를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하고, 아이의 신호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아이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적당한 거리’와 ‘함께 있기’입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엄마 자신의 욕구와 아이의 욕구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부모와 어렵고 힘든 시간에 함께했던 경험이 필요합니다. 아이는 이 경험을 떠올리며 부모를 생각하면 늘 자신의 곁에서 항상 자신을 도와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모습을 자동적으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에게 보물 보따리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부모로부터 안정감을 얻었던 기억이 가득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위험에서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가 생기게 됩니다.
출처: <초등 사회성 수업>,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 김경은, 서보라 공저, 2020.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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