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
후반기 주특기 5주 교육을 마치고
자대에 갔더니
한 선임이 `신병 너 제대가 언제냐`
고 내게 묻길래 예 몇 년 몇 월
이라고 답하자 언제 그런날이
오겠냐 하면서 웃었다.
졸병 시절은 어찌 그리도 시간이
더디게 가던지 군대 명언 "세월아
구보하라 청춘아 동작그만" 이라고
모자 밑창에 펜으로 적었다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쉬지 않고
돌아 내가 고참이 되었고 신병이
왔다 나는 그 신병에게 제대 언제
하냐고 묻고 말없이 웃었다..
# 9
내가 전역하던 해 전우신문에 실린
어느 전우의 글이다
그 전우도 어디서 카페활동을 할까..
목련 꽃 그늘진 창가에 긴 겨울을 헤치며
봄이 다가섰다 이제 나는 땀에 젖은 푸른
제복과 선배에게 물려받은 소총을
후배에게 물려줄 때가 되었다
퇴색되어 가는 수양록의 장들 안개
저 멀리 사라져 가는 지난 삼 년의 날들이
노스텔저어의 깃발인 양 나부낀다
그날의 시간은 세월 속에 묻혀버렸건만
그날의 내 사상들은 죽어가지 않았다
스물이 넘도록 가족의 품에서 맴돌던
고향을 떠나올 때 차창 가에 어린
다정한 모습과 훈련소 연병장에 퍼져오는
찬송가 소리
깨알같이 써 보낸 고향의 글을 읽으며
가을밤 반짝이는 별만큼이나 고귀한
눈물을 흘렸었다
흙먼지 나는 훈련으로 흘린 땀방울
속에서 용기와 인내를 배웠고 나누어
피우던 화랑 담배 연기 속에서 힘을 합쳐
부르던 군가 속에서 우리는 전우애를 배웠다
훗날 열병처럼 밀려오는 권태와 고독이
짓누를 때 잊혀가는 전우들의 얼굴을
그려볼 테다 우렁차게 군가를 불러볼 테다
전역의 길목에서 작별하는 나는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는가? 사랑하는 전우들아
생택쥐베리는 이렇게 말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인 것을.
첫댓글 잊었던 군복무 시절의 일들이 조금씩 기억도 납니다.
맞아요.
너 언제 제대 하냐? 그날이 오기는 하냐?
오래 되었네요
아득한 시절이 되었습니다.
저로서도 정말 오래된 이야기네요.
벌써 육십 년이 흘렀으니까요..
그래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는 건 무어라 할지...
정말 오래 전 이야기겠습니다
1960년대 군생활하셨을 테니까요 늘 건강하시길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10.24 18:58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10.24 21:13
제가 1973년도 여름부터 1년 정도
충북 증평의 37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근무를 했어요.
훈련을 받는 입장에서는 일생에 한번 뿐인 훈련병 시절 이겠지만
각기 다른 훈련병을 대여섯 차례 교육 하다보니 정말 별의 별 사람이 다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게 50년이 되었군요. 패기와 꿈이 있던 젊은이는 어디로 가고, 이제 백발이 되어 추억을 되돌아 봅니다..
최근에 대리 입영자거 신병교육, 후반기 교육을
받은 일이 발생했다는 신문 기사를 봤습니다
대신 군대 가서 월급 반 반 나누기로 했다고 합니다.